직장여성 '고용 삼중고' 여전
결혼·출산·육아… 재취업 성공해도 단순업종 비정규직
저출산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정부가 관련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결혼, 출산, 육아 등 직장 여성의 고용 ‘삼중고’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전문업체 인크루트가 기·미혼 여성 1,528명을 대상으로 ‘여성 일자리 현황’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해 7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응답자의 73.8%가 ‘직장에 다니다 그만둔 적이 있다’고 답했고, 이 중 재취업에 성공한 여성(66%)들은 영업·판매·생산조립직 등 비정규직을 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미혼 여성의 경우 재취업 후 비정규직이 13.6% 증가한 데 반해 기혼 여성은 110.6%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결혼 및 출산이 고용의 질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는 기혼 미자녀 여성의 경우 비정규직이 90.9%, 출산 과정까지 거친 기혼 유자녀 여성은 116.7%까지 늘어나는 등 비정규직 증가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재취업 기혼 여성 상당수가 비정규직으로 취업하면서, 이들의 급여가 전 직장에서보다 연 평균 500만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기혼 여성은 비정규직으로 취업하면서 급여가 24.2%나 줄어들었으며, 정규직으로 재취업한 경우에도 기혼여성의 급여 증가율(8.9%)은 미혼(14.8%)보다 적었다.
또, 기혼 여성들의 경우 재취업에 성공하더라도 이전의 경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며 주로 단순직종에 취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혼 여성의 재취업 전후 직종을 비교해 보면, 텔레마케터(75.0%), 영업직(37.5%), 유통매장직(25.0%), 생산조립직(12.5%) 종사자가 크게 늘었다.
그런가하면, 반 강제적으로 직장을 그만둔 경험이 있는 여성이 전체 퇴사자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녀를 둔 기혼 여성의 경우 퇴사의 계기로 출산(33.1%), 육아(19.3%), 결혼(16.7%) 등을 꼽았다.
조사를 진행한 인크루트측은 “여성의 취업 삼중고가 여전하다”며 “특히 기혼 여성은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 고용 불안과 낮은 임금에도 비정규직 일자리를 선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은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