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강요하는 '언론'과 '방송'
김경환 기자
살찐 사람을 혐오하는 세상이다.
노출이 계절이 어떻고 노출을 위해서 다이어트 열풍이 생기고 외모지상주의가 세상을 판친다. 한국에서 살아가려면 ‘군살’에 대한 스트레스 가져야만 할 것 같다.
TV와 신문은 이미 다이어트에 점령당했다. 굳이 여름이라서 특별한 게 아니다. 하다못해 음식을 소개하는 코너에서도 ‘다이어트에 제격’이라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신문광고에서 ‘다이어트 상품’ 광고가 빠지면 허전할 정도다.
비만이 성인병의 근원 중 하나라고 하니 건강을 염려하는 언론매체들의 기사들에 고마워해야 할까.
최근 TV와 신문들은 ‘다이어트’를 강요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말 저녁시간대의 방송사들의 오락 프로그램들은 이른바 ‘짝짓기’ 코너들이 장악하고 있다. 남녀 출연진들이 파트너를 정하는 이 코너에서 ‘외모’와 ‘섹시’가 부각되는 것은 당연한 것.
이 코너들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살찐 사람에 대한 ‘혐오’다. 살찐 코미디언이나 전문MC를 등장시켜 파트너들이 기피하는 캐릭터로 설정해 ‘마음껏’ 이들 캐릭터를 조롱한다. ‘3등급 돼지’라며 도장을 찍는 등 상대방에 대한 조롱을 넘어 ‘혐오’하는 표현이 아무렇지도 않게 등장한다.
각종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소재 중 하나도 ‘다이어트’다. 공중파 오락프로그램에서도 수차례 다뤄졌을 뿐 아니라 케이블 방송에서도 다이어트 프로그램은 쉬지 않고 생산되고 있다. 케이블 방송의 경우 지방흡입술 등 ‘몸 성형’을 시켜준다며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보내고 있다.
문제도 발생한다. 모 방송의 성형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한 일반인은 전신지방 수술을 해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방송에 출연했다가 프로그램 제작 시간에 쫓겨 상체 수술만 받게 돼 상체와 하체가 심하게 어울리지 않게 되기도 했다. 프로그램 제작이 끝난 방송국에서는 모르쇠.
다이어트 열풍은 임산부까지 위협하고 있다. 최근 임신한 모 연예인이 몸매를 드러내면서 임산부 D라인이 유행을 타고 있다. D라인의 유행은 임산부 다이어트 열풍으로 이어져 신생아들이 ‘저체중’으로 태어나고 있다.
실제 강남 지역의 산부인과에서는 몸무게가 3킬로그램 미만의 신생아들이 대부분이다. 임산부 다이어트는 산모에게 골다공증을 유발하고 신생아의 척추결함이나 무뇌아 등 심각한 기형아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이어트를 부추기는 프로그램은 주부들이 주로 보는 프로그램에서도 두드러진다. SBS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에서는 100Kg 이상의 비만자들의 다이어트를 다룬 코너를 연속 방영해 인기를 끌었다.
언론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오락프로그램에서의 ‘혐오’가 시청자들의 정서를 자극한다면 뉴스는 다이어트를 일종의 시대적 흐름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연예인과 관련한 뉴스에서 다이어트는 연예인을 소개하는 중요한 이슈로 자리잡았다. ‘누구는 어떻게 해서 살을 뺐다’는 내용의 기사가 지면을 큼지막하게 자리 잡고 그 연예인이 제시한 다이어트 방법과 다이어트 상품은 불티나게 팔린다. 언론은 ‘건강’과 관련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교묘히 다이어트 상품을 소개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각종 지방흡입수술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지고 있다.
언론은 더 나아가 ‘다이어트를 하면 예뻐진다’는 말을 대세로 만들었다. 연예인은 물론 정치인들의 다이어트가 화제로 떠오르고 ‘예뻐진 이유는 다이어트 때문이다’ ‘뚱뚱하면 못생겨 보인다’는 내용을 서슴지 않고 내보낸다.
굶어야 행복해 지는 세상이 된 것이다. 아니, 살찐 사람은 자살이라도 해야 할 판이 되어버렸다.
뚱뚱하다고 놀리는 행위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한 대학의 조사결과는 최근 언론과 매체가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미네소타 대학에 따르면 비만으로 인해 놀림 받은 아이들이 단식, 구토, 관장약 사용등을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울증에 따른 폭식도 쉽게 나타났다고 조사결과 밝혀졌다.
이 연구는 5년 전, 같은 연구에 참여했던 2500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번 더 실시된 것이다. 5년 전에 실시됐던 최초 조사에서, 여자 아이들의 23%, 남자 아이들의 21%가 “일년에 적어도 몇 번”은 몸무게 때문에 놀림 받은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연구가 실시되고 5년 후, 놀림 받았던 여자 아이들 중 80%는 그동안 상습적으로 다이어트를 실시한 적이 있다고 보고 되었다. 그러나 살을 빼기 위해서 몸에 해로운 다이어트를 한 것은 ‘남자 아이들’이었다.
뉴마크 박사는 “결론은 ‘몸무게에 대한 놀림’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식이장애협회의 스티브 블룸필드는 “많은 젊은이들이 뚱뚱하다고 괴롭히고 놀리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주는지 잘 모르고 있다”며 “더 큰 위험은 적절하지 못한 다이어트를 시작함으로써 아이들이 심각한 식이장애를 가질 수도 있고, 더 나아가 치명적인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언론과 방송들은 지금, 해로운 다이어트를 강요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김경환 기자
살찐 사람을 혐오하는 세상이다.
노출이 계절이 어떻고 노출을 위해서 다이어트 열풍이 생기고 외모지상주의가 세상을 판친다. 한국에서 살아가려면 ‘군살’에 대한 스트레스 가져야만 할 것 같다.
TV와 신문은 이미 다이어트에 점령당했다. 굳이 여름이라서 특별한 게 아니다. 하다못해 음식을 소개하는 코너에서도 ‘다이어트에 제격’이라는 말이 빠지지 않는다. 신문광고에서 ‘다이어트 상품’ 광고가 빠지면 허전할 정도다.
비만이 성인병의 근원 중 하나라고 하니 건강을 염려하는 언론매체들의 기사들에 고마워해야 할까.
최근 TV와 신문들은 ‘다이어트’를 강요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말 저녁시간대의 방송사들의 오락 프로그램들은 이른바 ‘짝짓기’ 코너들이 장악하고 있다. 남녀 출연진들이 파트너를 정하는 이 코너에서 ‘외모’와 ‘섹시’가 부각되는 것은 당연한 것.
이 코너들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살찐 사람에 대한 ‘혐오’다. 살찐 코미디언이나 전문MC를 등장시켜 파트너들이 기피하는 캐릭터로 설정해 ‘마음껏’ 이들 캐릭터를 조롱한다. ‘3등급 돼지’라며 도장을 찍는 등 상대방에 대한 조롱을 넘어 ‘혐오’하는 표현이 아무렇지도 않게 등장한다.
각종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소재 중 하나도 ‘다이어트’다. 공중파 오락프로그램에서도 수차례 다뤄졌을 뿐 아니라 케이블 방송에서도 다이어트 프로그램은 쉬지 않고 생산되고 있다. 케이블 방송의 경우 지방흡입술 등 ‘몸 성형’을 시켜준다며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보내고 있다.
문제도 발생한다. 모 방송의 성형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한 일반인은 전신지방 수술을 해주겠다는 약속을 믿고 방송에 출연했다가 프로그램 제작 시간에 쫓겨 상체 수술만 받게 돼 상체와 하체가 심하게 어울리지 않게 되기도 했다. 프로그램 제작이 끝난 방송국에서는 모르쇠.
다이어트 열풍은 임산부까지 위협하고 있다. 최근 임신한 모 연예인이 몸매를 드러내면서 임산부 D라인이 유행을 타고 있다. D라인의 유행은 임산부 다이어트 열풍으로 이어져 신생아들이 ‘저체중’으로 태어나고 있다.
실제 강남 지역의 산부인과에서는 몸무게가 3킬로그램 미만의 신생아들이 대부분이다. 임산부 다이어트는 산모에게 골다공증을 유발하고 신생아의 척추결함이나 무뇌아 등 심각한 기형아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이어트를 부추기는 프로그램은 주부들이 주로 보는 프로그램에서도 두드러진다. SBS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에서는 100Kg 이상의 비만자들의 다이어트를 다룬 코너를 연속 방영해 인기를 끌었다.
언론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오락프로그램에서의 ‘혐오’가 시청자들의 정서를 자극한다면 뉴스는 다이어트를 일종의 시대적 흐름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연예인과 관련한 뉴스에서 다이어트는 연예인을 소개하는 중요한 이슈로 자리잡았다. ‘누구는 어떻게 해서 살을 뺐다’는 내용의 기사가 지면을 큼지막하게 자리 잡고 그 연예인이 제시한 다이어트 방법과 다이어트 상품은 불티나게 팔린다. 언론은 ‘건강’과 관련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교묘히 다이어트 상품을 소개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각종 지방흡입수술에 대한 내용으로 채워지고 있다.
언론은 더 나아가 ‘다이어트를 하면 예뻐진다’는 말을 대세로 만들었다. 연예인은 물론 정치인들의 다이어트가 화제로 떠오르고 ‘예뻐진 이유는 다이어트 때문이다’ ‘뚱뚱하면 못생겨 보인다’는 내용을 서슴지 않고 내보낸다.
굶어야 행복해 지는 세상이 된 것이다. 아니, 살찐 사람은 자살이라도 해야 할 판이 되어버렸다.
뚱뚱하다고 놀리는 행위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한 대학의 조사결과는 최근 언론과 매체가 무슨 일을 벌이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미네소타 대학에 따르면 비만으로 인해 놀림 받은 아이들이 단식, 구토, 관장약 사용등을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우울증에 따른 폭식도 쉽게 나타났다고 조사결과 밝혀졌다.
이 연구는 5년 전, 같은 연구에 참여했던 2500명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번 더 실시된 것이다. 5년 전에 실시됐던 최초 조사에서, 여자 아이들의 23%, 남자 아이들의 21%가 “일년에 적어도 몇 번”은 몸무게 때문에 놀림 받은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연구가 실시되고 5년 후, 놀림 받았던 여자 아이들 중 80%는 그동안 상습적으로 다이어트를 실시한 적이 있다고 보고 되었다. 그러나 살을 빼기 위해서 몸에 해로운 다이어트를 한 것은 ‘남자 아이들’이었다.
뉴마크 박사는 “결론은 ‘몸무게에 대한 놀림’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식이장애협회의 스티브 블룸필드는 “많은 젊은이들이 뚱뚱하다고 괴롭히고 놀리는 것이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주는지 잘 모르고 있다”며 “더 큰 위험은 적절하지 못한 다이어트를 시작함으로써 아이들이 심각한 식이장애를 가질 수도 있고, 더 나아가 치명적인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언론과 방송들은 지금, 해로운 다이어트를 강요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