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히 살고 싶으면 자연유산된 걸로 해달라?”
▶ 진행 : 신율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 출연 : 신은진 위원장(민주노동당 포항시 여성위원장)
##### 이하 방송 내용 #####
-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
포스코 점거 5일째 되는 날이었다. 우리가 정식으로 집회 절차를 밟은 영남노동자대회가 열렸는데, 그 자리에 가족들도 참석했다. 우리는 일정한 거리를 가두행진을 하려고 했는데 중간 지점에 전경들이 공권력을 투입해서 막았다. 그래서 우리 집행부 쪽에서 오늘은 여기서 끝내야겠다고 해서 해산했는데, 그 과정에서 가족들이 '우리는 남편들이 있는 곳까지 걸어서 가보겠다'고 해서 시작된 것이다.
그래서 걸어가게 됐는데 전경들이 막고 있으니까 가족들이 '그냥 길가로 걸어가게만 해달라'고 한 상태에서 지현숙씨가 앞에 서게 됐다. 그런데 전경들이 무리하게 지현숙씨를 끌어들여서 포위를 했다. 전경들이 앞에 있던 한 사람 한 사람을 끌어들여서 집단폭행을 하는데 지현숙씨가 거기 들어가게 된 것이다. 처음에 우리는 때릴 줄은 몰랐는데, 경찰들이 구호를 외치면서 방패와 곤봉을 이용해서 계속 때렸다. 우리가 계속 그 사이를 뚫고 지현숙씨를 빼내오려고 했지만 경찰들의 힘이 너무 쎄서 빼내오지 못했다. 그 상태에서 가족 중 한 분이 지현숙씨가 임산부라고 말씀해주셨다. 나는 이 사태가 너무 심각해질 것 같아서 전경들에게 임산부라고 계속 얘기를 했고, 혹시 몰라서 구급차도 불러놓았다. 그런데 전경들은 "이건 쇼다, 믿지 말아라."라면서 계속 구타를 했다. 그러다가 결국 우리가 몰려들어서 전경들을 뚫고 지현숙씨를 끌어내다시피해서 병원에 데려갔다.
- 당시 지현숙씨는 임신 몇 개월이었나?
5주였다.
- 경찰이 이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데?
지현숙씨는 19일에 사고가 났고, 20일에 병원에 갔더니 위험하니까 조심하라고 했고, 5일 뒤에 유산이 됐다. 근데 유산 사실을 경찰에서 알아내서 지현숙씨 시댁과 친정과 이웃들에게 회유와 협박을 하고, 심지어 돈까지 갖고 와서는 "이건 그냥 유산된 것이다. 우리가 때린 건 맞지만 언론으로 공개하지 않겠다는 자술서 하나만 써달라."는 식으로 지현숙씨에게 계속 협박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지현숙씨가 다니던 산부인과에 가서 지현숙씨 동의도 없이 진료차트를 복사해갔다. 그리고 사고 당일 응급실에 실려간 병원에서 지현숙씨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경찰과 병원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갑자기 없던 차트가 생겼다. 지현숙씨는 전혀 진료를 보지 않았는데 혈압과 맥박과 체온을 재고, 상태를 기록한 차트가 갑자기 생긴 것이다. 시간상으로도 지현숙씨는 5시 50분 경에 병원에서 나왔는데, 6시 30분에 병원에 넘어져서 왔다는 차트가 만들어졌다.
- 경찰 쪽에서는 뭐라고 하나?
전혀 그런 적이 없다고 한다. 돈봉투를 내민 적도 없다고 한다. 병원 측에서는 "동의가 없어도 진료기록을 보여줄 수 있다."는 엉뚱한 소리를 한다. 경찰 쪽에서는 전화한 적은 있지만 협박을 하거나 돈봉투를 내민 적은 없다고 한다.
- 경찰에서 왜 지현숙씨에게 전화를 했다고 하나?
그냥 만나려고 했다고 한다. 임신이나 유산 여부에 대해 그냥 알고 싶어서 전화를 했다고 한다. 경찰 쪽에서 전화가 새벽에도 끊임없이 오고, 지현숙씨가 다니던 동네 가게까지 전화가 오고, 심지어 몸조리를 해주는 조카의 학교에까지 전화를 하고, 조카 휴대폰에도 전화를 했다.
- 인권위에서는 뭐라고 하나?
우리가 20일 전에 하중근씨 건으로 해서 인권위에 제소했기 때문에 당연히 이번 건도 같은 맥락에서 봐줄 줄 알았는데 그렇게 안됐다. 오늘 우리가 방문하기 전에 단병호 의원 등 여러분들이 미리 방문하셔서 같이 타이트하게 처리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온 상태에서 우리가 가서 제소를 하게 됐다. 처음에 인권위에서는 '이게 제소가 안된 상태이기 때문에 어떻게 못해줬다'고 말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제소를 했으니까 해달라고 했다. 그런데 20일 전 하중근씨 건에 대해서도 제소했지만 이분들이 아직 포항에 내려온 적이 한번도 없다. 그런 부분에 대해선 정말 답답한 마음이다.
더구나 지현숙씨와 가족들은 경찰 때문에 공포에 떨고 있다. 집에도 못 들어가고 있다. 지금도 온갖 전화가 온다고 한다. "조용히 살고 싶으면 경찰서로 와서 뭐 하나 써달라. 자연유산된 걸로 해달라."고 한다고 한다. 지현숙씨를 이렇게 놔둬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우리가 따로 보호해주고 있다.
▶진행:신율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월~토 오후 7시~9시)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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