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울 것 없는 New 라이트
"자유주의자들의 국가동원 담론 우습다"
"사람에겐 인격이란 것이 있고 사상엔 지조라는 것이 있다." 이병주의 소설 <지리산>에 나오는 말이다. 지조란 "원칙과 신념을 굳히지 않는 기개"를 의미한다.
최근 '뉴라이트'를 표방하는 세력이 등장했다. 얼마 전 발족한 <자유주의 연대>가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현 정부여당을 포함, 그 주축이 되고 있는 386 정치인들이 좌파(친북반미) 경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한나라당 등은 여전히 수구적 양태를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고 비판한다. 이들은 현 정부여당의 참여민주주의가 법치주의와 입헌주의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제 2의 민주화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전투적' 자유주의를 자신들의 이념·사상으로 내세운다. 이들은 자신들을 '486'이라고 지칭하는데, 이는 '업그레이드한 386'이라는 의미이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선진국 진입'을 자신들의 최대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이들은 주류보수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예전에는 '한가닥' 했던 운동권이었다는 전력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에 대한 손익계산을 포함, 선정성과 흥미위주를 최고가치로 삼는 주류보수언론에게 '조직적인 사상전향'이 어찌 관심꺼리가 아닐 수 있겠는가 말이다.
꼭 주류보수언론의 키워주기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들의 주장과 자기정체성 규정은 꽤 흥미롭다. 우선 미국이 원하는 대로 조국의 젊은이들을 이라크로 파병한 것은 물론, 북핵해결에 있어서도 북한의 결단을 요구하는 정부여당을 친북반미 좌파세력이라고 규정하는 것이 그러하다. 다음으로 제2의 민주화 운동을 말하면서도 참여의 가치를 배제하고 입헌주의와 법치주의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 그러하다. 자유주의를 말하면서도 전투의 필요성을 논하고 국가주의적 동원담론이었던 선진국 진입론을 주장하는 것은 웃음을 자아낸다. 뿐만 아니라 굳이 자신들을 486이라고 하면서 결국은 80년대 학생운동권 출신임을 공유하는 가운데, 40대임을 유별나게 강조하는 것 또한 눈길을 끈다. 40대가 되면 갑자기 성숙한 지성인이라도 되는 것인가?
한때 아무도 묻지 않았는데, 더 이상 사회주의자이기를 포기하겠다고 스스로 '고백'했던 <자유주의 연대>의 한 대표격인 인사의 말투는 그 어떤 사회주의자보다도 극렬하고도 구태의연하다.
"이 시대는 위기에 처한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구출해 낼 '전투적 자유주의자'를 애타게 부르고 있다... 투자는 않고 무임승차하려는 '얌체 보수', 중도 운운하면서 전선의 성격을 흐려놓은 '회색 지식인들', 입으로는 자유를 말하면서 행동에 나서기를 주저하는 '강단 자유주의자'는 우리의 진정한 벗이 될 수 없다... 우리 모두 자유주의의 횃불을 높이 들고 힘차게 진군하자. 한국 자유주의 운동이 가는 길에 시련은 있을지라도 좌절은 있을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주의자를 사회주의자로, 자유를 변혁으로 바꾸어놓으면 여전히 그들은 80년대 20대 젊은 시절의 그 모습 그대로이다. 상생과 공동체를 주요한 가치로 설정한 이들에게도 여전히 '적'은 필요한 것일까? 이들에게서 '늙은 난장이'의 어색함을 엿보았다면 감수성의 과잉이이라고 해야할까? 과연 이들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하는 마흔 나이에 걸맞는 인격적 풍모와 진정 자유주의에 걸맞는 사상적 지조를 지켜낼 수 있을까 앞으로 두고 볼일이라고 하겠다.
(김윤철진보정치연구소 연구기획실장)
"자유주의자들의 국가동원 담론 우습다"
"사람에겐 인격이란 것이 있고 사상엔 지조라는 것이 있다." 이병주의 소설 <지리산>에 나오는 말이다. 지조란 "원칙과 신념을 굳히지 않는 기개"를 의미한다.
최근 '뉴라이트'를 표방하는 세력이 등장했다. 얼마 전 발족한 <자유주의 연대>가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현 정부여당을 포함, 그 주축이 되고 있는 386 정치인들이 좌파(친북반미) 경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한나라당 등은 여전히 수구적 양태를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고 비판한다. 이들은 현 정부여당의 참여민주주의가 법치주의와 입헌주의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에 '제 2의 민주화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전투적' 자유주의를 자신들의 이념·사상으로 내세운다. 이들은 자신들을 '486'이라고 지칭하는데, 이는 '업그레이드한 386'이라는 의미이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선진국 진입'을 자신들의 최대 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이들은 주류보수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는데, 예전에는 '한가닥' 했던 운동권이었다는 전력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에 대한 손익계산을 포함, 선정성과 흥미위주를 최고가치로 삼는 주류보수언론에게 '조직적인 사상전향'이 어찌 관심꺼리가 아닐 수 있겠는가 말이다.
꼭 주류보수언론의 키워주기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들의 주장과 자기정체성 규정은 꽤 흥미롭다. 우선 미국이 원하는 대로 조국의 젊은이들을 이라크로 파병한 것은 물론, 북핵해결에 있어서도 북한의 결단을 요구하는 정부여당을 친북반미 좌파세력이라고 규정하는 것이 그러하다. 다음으로 제2의 민주화 운동을 말하면서도 참여의 가치를 배제하고 입헌주의와 법치주의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 그러하다. 자유주의를 말하면서도 전투의 필요성을 논하고 국가주의적 동원담론이었던 선진국 진입론을 주장하는 것은 웃음을 자아낸다. 뿐만 아니라 굳이 자신들을 486이라고 하면서 결국은 80년대 학생운동권 출신임을 공유하는 가운데, 40대임을 유별나게 강조하는 것 또한 눈길을 끈다. 40대가 되면 갑자기 성숙한 지성인이라도 되는 것인가?
한때 아무도 묻지 않았는데, 더 이상 사회주의자이기를 포기하겠다고 스스로 '고백'했던 <자유주의 연대>의 한 대표격인 인사의 말투는 그 어떤 사회주의자보다도 극렬하고도 구태의연하다.
"이 시대는 위기에 처한 한국의 자유민주주의를 구출해 낼 '전투적 자유주의자'를 애타게 부르고 있다... 투자는 않고 무임승차하려는 '얌체 보수', 중도 운운하면서 전선의 성격을 흐려놓은 '회색 지식인들', 입으로는 자유를 말하면서 행동에 나서기를 주저하는 '강단 자유주의자'는 우리의 진정한 벗이 될 수 없다... 우리 모두 자유주의의 횃불을 높이 들고 힘차게 진군하자. 한국 자유주의 운동이 가는 길에 시련은 있을지라도 좌절은 있을 수 없다."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주의자를 사회주의자로, 자유를 변혁으로 바꾸어놓으면 여전히 그들은 80년대 20대 젊은 시절의 그 모습 그대로이다. 상생과 공동체를 주요한 가치로 설정한 이들에게도 여전히 '적'은 필요한 것일까? 이들에게서 '늙은 난장이'의 어색함을 엿보았다면 감수성의 과잉이이라고 해야할까? 과연 이들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고 하는 마흔 나이에 걸맞는 인격적 풍모와 진정 자유주의에 걸맞는 사상적 지조를 지켜낼 수 있을까 앞으로 두고 볼일이라고 하겠다.
(김윤철진보정치연구소 연구기획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