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더 '민주노총당' 돼야 함께 산다"
[토론회] "민주노총 힘들 때 당은 뭐했나. 비겁했다"
조상기 매일노동뉴스 기자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관계는 어떠해야 할까. 특히 최근 민주노총이 정부나 보수언론의 주요 공격 대상이 되는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이 날 대부분 토론자들은 민주노총과 더욱 친하게 지내되, 서로 ‘할 말’은 하는 관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집권전략위원회(위원장 최규엽)은 17일 오후 중앙당사에서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관계 : 동반파산이냐 동반성장이냐’는 주제의 토론회를 열었다. 정영태 인하대 교수의 사회로 김선동 당 사무총장, 김태일 민주노총 사무총장, 노중기 한신대 교수, 박영환 경향신문 기자, 이영희 민주노총 정치위원장, 이용길 전 충남도당 위원장, 홍형식 한길리서치연구소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토론은 먼저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관계에서 나타난 문제들을 짚어보고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들을 살펴보는 순으로 진행됐다.
◇ 공동 위기 공감대 = 참석자들은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이 모두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용길 전 충남도당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기업별 노조의 한계 속에 관료화되고 권력화되는 과정에 비리 문제까지 겹치면서 위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김태일 사무총장은 “민주노총이 정치투쟁을 자꾸 실패하면서 대중이 실망하고 좌절했고, 이는 당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식어가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홍형식 소장은 “국민들은 당이 민주노총에게 끌려다닌다고 인식한다”며 “당이 부동산이나 노후문제, 의료문제 등 국민들의 피부와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를 너무 등한시한다고 여긴다”고 지적했다. 박영환 기자는 “민주노총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노조와 노사관계 얘기 밖에 없다”며 “민주노총은 출범할 때부터 정치적 목표를 가지고 있었고 ‘세상을 바꾸는 투쟁’을 한다고 했는데, 정작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발언하지 않는다”고 ‘대중과의 괴리’를 지적했다. 그는 또 “진짜 친구라면 둘이 서로 진짜 아픈 곳을 말해야 하는데, 잘 못 하더라”고 꼬집었다.
◇ 당에는 ‘노동’이 없다 = 당과 민주노총이 서로에 대해 잘 모른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선동 당 사무총장은 “당 안에는 민주노총의 간부나 조합원들이 가진 현장성이나 대중조직의 마인드가 부족하고, 노총 간부들은 당 운동이나 당적 관점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영희 정치위원장도 “당과 노총이 분기별 정례협의회를 한다고 했지만 정작 일이 있을 때만 하고 평소에는 잘 안한다”며 “민주노동당에는 ‘노동’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국민들은 민주노총과 당을 혈맹이나 가족으로 아는데 정작 우리는 ‘아니다. 관계없다’고 부인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중기 교수는 “당 내부 자료를 봤더니 산별노조에 대해 당이 아무런 입장도 없다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 있더라”며 “당과 노총이 장기적 전망을 공유하지 않으면 위기가 축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길 전 위원장은 “노동계 비리 시리즈가 터졌을 때 당은 지지율 걱정만 하면서 빨리 국면이 지나가기만 바라는 ‘비겁한 자세’를 취했다”며 “둘은 지도와 지도받는 관계가 아니라 혈맹”이라고 주장했다.
◇ ‘거대한 소수’ 전략은 실패 = 민주노동당은 2004년 총선 직후 ‘거대한 소수’ 전략을 내놨다. 소수의원과 거대대중이 결합하는 의정활동을 펴자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김선동 총장은 “용어는 멋있지만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김태일 총장도 “말은 멋있지만 관점도 옳지만 집행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용길 전 위원장도 “비정규직법과 노사관계로드맵 과정을 보니 노총은 국회에게 10명 보냈으니 잘 막아달라고 했고, 당은 노총이 전국적 총파업을 하면 막을 수 있다고 하면서 서로 핑계를 대다가 시간을 놓쳤다”며 “거대한 소수전략이 수포로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이영희 위원장은 “대선 후보를 ‘민중참여경선제’로 치러서 거대한 소수전략을 실현하자”고 주장했다. 노중기 교수는 “지금은 당이 집권을 말할 때가 아니다”며 “실력을 냉정하게 보고 장기적 계획을 짜서 현장에 뿌리를 박아야 한다”고 말했다.
2007년01월18일 ⓒ민중의소리
[토론회] "민주노총 힘들 때 당은 뭐했나. 비겁했다"
조상기 매일노동뉴스 기자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관계는 어떠해야 할까. 특히 최근 민주노총이 정부나 보수언론의 주요 공격 대상이 되는 상황에서 민주노동당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 이 날 대부분 토론자들은 민주노총과 더욱 친하게 지내되, 서로 ‘할 말’은 하는 관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집권전략위원회(위원장 최규엽)은 17일 오후 중앙당사에서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관계 : 동반파산이냐 동반성장이냐’는 주제의 토론회를 열었다. 정영태 인하대 교수의 사회로 김선동 당 사무총장, 김태일 민주노총 사무총장, 노중기 한신대 교수, 박영환 경향신문 기자, 이영희 민주노총 정치위원장, 이용길 전 충남도당 위원장, 홍형식 한길리서치연구소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토론은 먼저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의 관계에서 나타난 문제들을 짚어보고 관계를 강화하는 방안들을 살펴보는 순으로 진행됐다.
◇ 공동 위기 공감대 = 참석자들은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이 모두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용길 전 충남도당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기업별 노조의 한계 속에 관료화되고 권력화되는 과정에 비리 문제까지 겹치면서 위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김태일 사무총장은 “민주노총이 정치투쟁을 자꾸 실패하면서 대중이 실망하고 좌절했고, 이는 당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식어가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홍형식 소장은 “국민들은 당이 민주노총에게 끌려다닌다고 인식한다”며 “당이 부동산이나 노후문제, 의료문제 등 국민들의 피부와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를 너무 등한시한다고 여긴다”고 지적했다. 박영환 기자는 “민주노총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노조와 노사관계 얘기 밖에 없다”며 “민주노총은 출범할 때부터 정치적 목표를 가지고 있었고 ‘세상을 바꾸는 투쟁’을 한다고 했는데, 정작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는 발언하지 않는다”고 ‘대중과의 괴리’를 지적했다. 그는 또 “진짜 친구라면 둘이 서로 진짜 아픈 곳을 말해야 하는데, 잘 못 하더라”고 꼬집었다.
◇ 당에는 ‘노동’이 없다 = 당과 민주노총이 서로에 대해 잘 모른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선동 당 사무총장은 “당 안에는 민주노총의 간부나 조합원들이 가진 현장성이나 대중조직의 마인드가 부족하고, 노총 간부들은 당 운동이나 당적 관점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영희 정치위원장도 “당과 노총이 분기별 정례협의회를 한다고 했지만 정작 일이 있을 때만 하고 평소에는 잘 안한다”며 “민주노동당에는 ‘노동’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국민들은 민주노총과 당을 혈맹이나 가족으로 아는데 정작 우리는 ‘아니다. 관계없다’고 부인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중기 교수는 “당 내부 자료를 봤더니 산별노조에 대해 당이 아무런 입장도 없다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 있더라”며 “당과 노총이 장기적 전망을 공유하지 않으면 위기가 축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길 전 위원장은 “노동계 비리 시리즈가 터졌을 때 당은 지지율 걱정만 하면서 빨리 국면이 지나가기만 바라는 ‘비겁한 자세’를 취했다”며 “둘은 지도와 지도받는 관계가 아니라 혈맹”이라고 주장했다.
◇ ‘거대한 소수’ 전략은 실패 = 민주노동당은 2004년 총선 직후 ‘거대한 소수’ 전략을 내놨다. 소수의원과 거대대중이 결합하는 의정활동을 펴자는 전략이다. 이에 대해 김선동 총장은 “용어는 멋있지만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김태일 총장도 “말은 멋있지만 관점도 옳지만 집행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용길 전 위원장도 “비정규직법과 노사관계로드맵 과정을 보니 노총은 국회에게 10명 보냈으니 잘 막아달라고 했고, 당은 노총이 전국적 총파업을 하면 막을 수 있다고 하면서 서로 핑계를 대다가 시간을 놓쳤다”며 “거대한 소수전략이 수포로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이영희 위원장은 “대선 후보를 ‘민중참여경선제’로 치러서 거대한 소수전략을 실현하자”고 주장했다. 노중기 교수는 “지금은 당이 집권을 말할 때가 아니다”며 “실력을 냉정하게 보고 장기적 계획을 짜서 현장에 뿌리를 박아야 한다”고 말했다.
2007년01월18일 ⓒ민중의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