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전태일 열사 곁에 고이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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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이 불꽃이 되어 스러진지 41년, 어머니마저 고단한 몸을 누이셨습니다.
어머니의 생애는 전태일 열사의 삶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스무살 사랑하는 아들이 불꽃이 되어 스러지면서 이땅의 양심에 불을 질렀고 군사독재의 군화발 아래 숨죽이던 노동자들은 역사의 주인으로 일어섰습니다.
어머니의 호소와 발걸음은 어두운 사회의 횃불이 되어 퍼져나갔고 이제 노동자의 어머니로 모두의 가슴 속에 타오르고 있습니다.
어머니,
황망하고 죄스럽습니다.
‘근로기준법을 지키라’던 전태일 열사의 외침은 아직도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비정규노동자들의 고통스러운 삶은 끝없이 이어지고 정리해고의 칼날은 모두에게 겨누어져 있습니다.
힘있고 돈있는 자들의 곳간은 차고 넘치는데 노동자 서민들은 내일의 희망조차 꿈꾸지 못합니다.
죽지말고 살아서 내려오라던 김진숙 지도위원은 아직도 85호 크레인을 지키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이 합법화되던 날 태일이가 살아 돌아온 것처럼 기쁘다고 하시던 어머니 말씀 귀에 쟁쟁합니다.
죄스럽습니다. 그러나 다짐합니다.
민주노총이 싸우겠습니다.
정리해고 없는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하여 우리가 싸우겠습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 하라는 말씀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전태일 정신으로 노동자들이 함께하고 어머니의 따듯함과 열정으로 세상을 바로잡겠습니다.
어머니 편히 가십시오.
사무치게 보고싶었던 전태일 열사곁으로, 가슴에 묻었던 아들 곁으로 편히 가십시오.
배가 고프다던 아들에게 따뜻한 밥 한그릇 못먹이고 먼저 보냈던 전태일 열사 곁으로 이제 고이 가십시오.
이생에서의 고통과 아쉬움은 다 잊으시고 전태일 열사와 함께 저 높은 곳에서 이땅의 노동자들을 지켜봐 주십시오.
이제 우리 모두는 전태일입니다. 나를 아는 모든 나, 나를 모르는 모든 나는 하나입니다.
이소선 어머니, 전태일 열사 곁에 고이 잠드소서.
2011. 9. 7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김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