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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노동과세계 <여성과 세계>(503~508호)

작성일 2011.11.16 작성자 여성위원회 조회수 2652
보육실내 CCTV설치, 이게 최선입니까?
- 교사대 아동비율을 낮추고 더 나은 보육을 꿈꾸자.
newsdaybox_top.gif [508호] 2011년 11월 10일 (목) 편집국 btn_sendmail.gif kctuedit@nodong.org newsdaybox_dn.gif

나는 보육노동자들의 안녕하지 못한 현실에 대해서 자주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영유아기의 아이들을 돌보는 사람들임에도 누적된 스트레스가 자살 충동을 경험하게 할 정도로 고위험군에 속해 있기 때문에 보육노동환경개선은 무엇보다도 시급함을 강조한다. 얼마전 뉴스를 통해 어린이집교사의 폭력행위가 담기 CCTV화면이 공개되었을 때 너무 속상하고 가슴 아팠지만 곪은 부위가 터졌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하지만 교사들을 비난만 하던 예전과는 조금 달라진 반응이 반가웠다. 어린이집 교사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조명한 기사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저임금, 장시간노동자라는 것을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이 틈에 어김없이 끼어있는 이야기는 ‘CCTV설치 의무화 추진’이다. 왜일까? 왜 열악한 현실을 모두가 알면서 그 현실을 개선하는 것으로부터 답을 찾지 않고 안전과는 전혀 상관없는 CCTV설치만을 대안으로 보는 걸까하는 안타까움이 크다. 부모들의 마음을 알기에 보육실내 CCTV설치 반대를 이야기 하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나는 왜 그것에 반대해야 하는지를 말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CCTV가 설치된 후. ‘집에 가면 집에서도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을 것 같다.’ ‘어딜가든 CCTV가 설치되어있는지 확인하게 되는 불안한 습관이 어느새 생겼다.’, ‘CCTV 때문에 출근하기가 싫다.’는 것이 우리들의 이야기다. 보육교사는 쉬면서 일할 권리 자체를 박탈당한 채 이용자 중심의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저임금에 장시간 노동에 지친 건 둘째치더라도 너무 많은 아이들을 부드럽게 혼자 감당해내기가 정말 쉽지 않다. 가식적으로 웃고, 거짓된 서류를 만들어 내는 것 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든 것은 더 견디기 어렵다. 서류중심의 평가인증과 감사는 제대로 된 보육을 방해하고 있다. 아이들을 방치해 놓고, 먹지도 않은 음식을 먹었다고 기록해야하고, 오지도 않은 아이를 왔다고 출석 체크 해놓아야 한다. 정부의 인증을 받은 시설이고 CCTV가 설치되어 있다고 해서 폭력이 없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한 사건이라고 본다. 어린이집은 그곳에서 일하는 98%가 여성이고, 제대로 탈의할 곳도, 제대로 쉴 곳도 없는 일터이다. 말 한마디 옳게 했다가 해고당하고 왕따가 되어 버리는 곳이다. 근로기준법보다도 원장의 법이 더 우선인 이런 곳에서 일하는 것만으로도 매일이 감옥 같은데 이제 24시간 머리위에 CCTV까지 달고 일하라고 강제하려고 하는가. 인권을 짓밟는 CCTV설치 요구를 너무 쉽게 하는 우리 사회가 원망스럽다.
 
나는 뭇매를 맞을 각오로 단호하게 이야기 한다. 보육실내 CCTV는 악(惡)이다. 보육의 질을 높이는 것과는 아무 상관 없는 이것이 안심보육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은 옳지 않다. CCTV가 어떤 사건의 전후를 밝혀내는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하더라도 그 상황 전부를 밝혀내지는 못한다. 위험한 놀이를 하는 아이의 행동을 제어할 수 있는 것은 교사이지 그 아이를 찍고 있는 CCTV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권력을 가진 자의 필요에 의해 얼마든지 편집되어 사용될 수도 있다.
 
나 역시 2년전 원장이 교사들의 동의없이 CCTV를 설치한 것에 항의를 하다가 퇴사하게 되었다. 다양하게 열악하기로 유명한 환경속에서 ‘욱’하는 감정들을 식혀 가며 힘겹게 돌봄노동을 했었다. 그래도 즐거웠었다. 아이들과 얼굴만 마주대도 이유 없이 웃음이 터져 나와 서로 껴안고 뒹굴고, 친구의 물건을 수시로 집에 가져가는 아이의 엄마와의 진정어린 상담으로 아이의 마음을 옳게 읽어 낼 수 있었던 시간들을 경험해 봤기에 난 여전히 CCTV없는 어린이집 교사를 꿈꾼다. 사람이 사람과 관계를 만들어 가고 서로 성장해 가는 곳이다. 감시와 의심을 앞세우지 말고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을 함께하자. 폭력 없는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한 첫 걸음을 CCTV설치가 아닌 교사대 아동비율 낮추기 등의 옳은 대안으로 내딛길 진심으로 바란다.
 
심선혜/ 공공운수노조 보육분회장

돌봄노동자, 돌봄이 필요하다!
newsdaybox_top.gif [507호] 2011년 10월 24일 (월) 편집국 btn_sendmail.gif kctuedit@nodong.org newsdaybox_dn.gif

“온몸이 다 아프다. 전체적으로 어디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온 몸 전체가 다 아프다. 심할 때는 잠잘 때 신음을 하면서 자기도 한다...”

현재 일을 하고 있는 보육교사의 건강상태이다. 보육교사 몇 년 하면 골병들어서 일을 하기 어렵다. 충남 지역에서 4살짜리 11명을 혼자 보던 보육교사는 울면서 노조에 전화를 했다. ‘내 자신이 아이들에게 학대 할지도 모르니 그 상황까지 가지 않게 해달라’며 울면서 애원했다. 법에는 4살 아이 7명을 보육교사 1명이 보도록 되어 있지만 현실에선 지켜지지 않는다. 보육교사에게는 점심시간도 따로 없다. 아이들과 떨어져 쉴 수 있는 짧은 시간, 작은 공간도 보육교사에게는 주어지지 않는다. 이런 현실에서 보육교사의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기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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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일하는 간병인의 노동건강도 심각한 상태이다. 일하는 장소가 병원이다 보니 폐렴 등 호흡기 감염질환이나 옴과 같은 피부병에 감염되는 사례가 많다. 간병인이 감염질환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예방이 우선이다. 그러나 병원은 환자가 어떤 병인지, 간병 시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무거운 환자, 의식없는 환자를 옮기거나 체위를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손목, 어깨, 허리는 늘 시큰거린다. 매일 24시간 일을 하기 때문에 눈이 뻑뻑하고 햇빛을 보지 못해 칼슘부족으로 관절이 자꾸 붓는다.

요양보호사는 거동이 어려운 노인과 환자를 특별한 보조기구 없이 돌봐야 한다. 하루 종일 체위를 변경하고 침대에서 휠체어로, 휠체어에서 침대로, 바닥에서 휠체어로, 또는 목욕탕으로 옮기고 재활운동을 도와주는 일을 반복한다. 본인의 몸무게보다 훨씬 무거운 사람들의 몸을 하루에도 수없이 들어 올리고 이동시키고 운동시켜야 한다. 시설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 2명 중 1명이 근골격계질환을 호소하고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요양보호사는 산재신청을 하지 못하고 파스를 부치거나 약을 먹으며 버티고 있을 뿐이다.

돌봄노동자들은 타인을 돌보다가 골병이 들고 있다. 그러나 아무도 돌봄노동자를 돌봐주지 않는다. 노동환경은 열악하고, 휴게시간 없는 장시간노동에 안 아픈 곳이 없다. 산재신청은 너무도 먼 일이고, 간병노동자는 산재보험에 가입조차 할 수 없다. 돌봄노동자들이 이러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모인다. 10월 29일에는 제 2회 전국돌봄노동자대회가 서울역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에서 돌봄노동자는 일할수록 병드는 현실을 세상에 알릴 것이다. 건강하게 일하고 건강하게 살아갈 권리를 당당히 외칠 것이다. 이제, 돌봄노동자에게도 돌봄이 필요하다!

박지영/ 공공운수노조 조직국장

차별없는 일터 만들기
‘LIG손해보험지부의 사무지원직군 철폐 투쟁’
newsdaybox_top.gif [0호] 2011년 08월 25일 (목) 편집국 btn_sendmail.gif kctuedit@nodong.org newsdaybox_dn.gif
   
서은미 /전국손해보험노조 LIG손해보험지부 부위원장
요즘 신입사원 임금 삭감이 화두다.
 
같은 직장 선배들과의 임금 격차에서 오는 신입사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집회, 기자회견, 소송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그나마 이들이 집단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신입사원 초임삭감’이라는 정부의 시책 때문에 동시대에 초임삭감을 당한 신입사원이 상당 수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업장 내에서 남녀를 이유로 한 성별분업적 업무분장과 직군분리에 의한 차별은 서서히 눈에 띄지 않게 진행되어 오면서 투쟁에 어려운 조건으로 작용했다. 2007년 비정규직법 제정을 계기로 비정규직을 일정정도 무기계약화 시켰지만 여전히 대다수 여성들은 저직급, 분리직군에 묶여서 ‘무늬만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LIG손해보험지부에는 2005년 노사합의를 통해서 당시 ‘부매니저’로 채용된 계약직을 1년 근무자부터 점차적(매년 20%씩 3년간 60%)으로 5급 정규직 전환을 합의했다. 2007년 비정규직법이 제정된 이후 다시 회사는 1년 이상 근무자 80%를 무기계약화 하는 것에 합의하면서 ‘6급을 신설하자’는 요구를 집요하게 되풀이했다. 물론, 노조는 반대했다.
 
2009년 사측은 노조 선거시기를 틈타 ‘사무지원직군’을 공채했다. 사무지원직군은 비정규직이 아니지만, 부매니저와 함께 영업소 매니저역할을 담당하면서도 기본급은 부매니저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다. 사무지원직군은 마치 ‘초임이 삭감된 신입사원’ 처럼 동일 업무에 종사하는 직원에 비해 연봉 1천여만원의 차이가 나게 된 것이다. 아울러, 별도의 분리된 직군으로서 종래의 일반직군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없다.
 
사무지원직군으로 입사한 후배는 ‘처음엔 대기업에 정직원이라고 해서 온 가족이 좋아했었는데, 한 달 일해야 기본급이 고작 65만원이라며, 내가 알바생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더라고 한다.
 
제도 시행 1년 6개월 동안 차별을 견디지 못해 많은 후배들이 회사를 떠났다. 현재는 6개월에 한 번씩 채용된 사무지원직군이 1백26명이 남아 있다. 그런데 7월에 또 사측은 45명을 채용했다. 전체 조합원 2천87명 중 사무지원직군이 1백71명으로, 여성조합원 9백64명의 17.7%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직군은 영업현장 매니저부터 본사 및 본부, 지역단, 보상스탭, U/W, 유한보상까지 영업지점장, 센터장, 법인영업, 대인보상실무 등 성과에 대한 직접적 평가를 제외한 모든 업무가 가능하기 때문에 종래의 직원들도 이 직군으로 대체가 가능한 상태다.
 
지부는 사업장내의 양극화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었다. 2010년에는 사무지원직군을 조합원 범위에 포함시켰고, 2011년 임단협에서는 사무지원직군 철폐를 가장 큰 요구안으로 내세웠다. 사무지원직군을 조직하여 간담회를 실시한 이후, 우선 지부 간부를 중심으로 천막농성에 돌입한 이후, 지속적으로 기존 정규직 조합원들을 설득해 왔다. 한편, 지부는 지난 7월 11~12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의지를 모았고, 사측과 조정기간을 이용해서 추가적인 교섭을 벌이고 있다.
 
사업장내에서 여성 노동자들의 지위는 점점 더 곤두박질치고 있다. 회사는 단협을 위반하면서 도발을 감행한 덕분에 엄청난 인건비를 절약했다. 그리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여직원들만의 몫이 되었다. 이제 곧 고졸 신입사원이 들어온다고 한다. 지난 주 모든 신문의 1면을 장식한 것은 학력차별철폐로 미화된 고졸 신입사원 채용이다. 사무지원직군은 모두 2년제 대학 졸업생들이다. 고졸 여사원들이 사무지원직군보다 높은 5급으로 채용될 수 있을까? 아니면 또다시 바닥을 알 수 없는 새로운 직군이 생겨나야 할까?
 
사용자들의 지불능력 운운하는 주장은 노동시장 양극화를 획책하며, 노노갈등을 부치기고 있다. 지부는 결코 이를 방관하지 않고, 모두가 평등한 일터를 위하여 끝까지 투쟁할 계획이다.

서은미 /전국손해보험노조 LIG손해보험지부 부위원장 (노동과세계 504호)

"여기가 병원 맞습니까"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대구지역지부 경상병원분회장 신은정
newsdaybox_top.gif [503호] 2011년 07월 30일 (토) 편집국 btn_sendmail.gif kctuedit@nodong.org newsdaybox_dn.gif

   

430일 넘었다. 내가 다니던 병원이 파산하고 투쟁을 시작한 지 두 번째 맞이하는 여름이다.

살을 파고드는 따가운 햇살도, 가로수에서 울려오는 시끄러운 매미소리도, 끓어오르는 아스파트 열기도 작년 여름 그대로이지만, 파산으로 영업을 중단해 텅 비었던 병원건물만은 새로 단장한 뒤 환자가 드나드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병원 정문 앞 컨테이너 농성장에서 병원을 쳐다볼 때마다 속에서 뜨거운 것이 치민다. 저것은 병원이 맞는가.
 
파산사업장은 인수자가 나서도 고용승계가 법적으로 보장되지 않는다. 경산병원분회는 투쟁으로 법원이 인수자에게 고용을 보장하게 만들었고 합의서를 작성하도록 만들었다. 인수자가 병원을 인수하기 위해 마지막까지 병원을 지키던 노동자를 모두 고용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그러나 인수자는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조합원들이 들어가기로 약속 받았던 자리는 전혀 관계없는 다른 사람으로 채워지고 우리는 아직도 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병원은 개원 첫날부터 수 십 명의 용역깡패를 동원해 조합원들의 출입을 막았다. 1년이 넘도록 대화 한번 하지 않고 무시로 일관하더니 병원 문을 열자마자 용역깡패를 선보였다. 환자는 병원을 드나들기 두려워하고 병원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용역깡패와 마주칠 때마다 혐오감을 느낀다. 노조를 깨기 위해 억 단위의 돈도 아랑곳하지 않고 지출한다. 급기야 결국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고 말았다. 나를 포함한 조합원 3명을 ‘처리’해달라는 의뢰를 용역깡패에게 하기에 이르렀다. 방법도 참으로 흉악하다. 강간, 성매매, 교통사고 유발, 방화...
그냥 들어도 끔찍한 범죄인데 사람 살리는 병원이 단지 노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사람을 ‘처리’해 달라 의뢰했다. 이 사건이 폭로되자 병원의 부도덕성에 시민들도 분노하고 매일 울리는 우리의 투쟁가가 시끄럽다던 환자도 힘내라며 병원을 비난하고 있다.
 
병원이 문을 연지 4개월이 지나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는 병원이 조만간 문을 닫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얼마나 어리석은가. ‘빈대 잡으려고 초가 삼 칸 태운다’더니 갓 문을 연 병원에 역량을 다 쏟아도 모자랄 판에, 노조를 깨기 위해 많은 힘을 낭비하고도 결국 경영에 물의를 일으켰다.
 
사람의 아픔을 치료하는 병원이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지킬 줄 모르는 모습을 보며 우리 사회가 얼마나 자본 중심의 사회로 일그러져 있는 지 느낀다. 그래서 우리는 싸운다. 자본이 노동자와 한 약속을 헌신짝 버리지 않고 반드시 지킬 수 있도록, 그리고 병원을 병원답게 만들기 위해 오늘도 투쟁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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