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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록]모멸감-굴욕과 존엄의 감정사회학 / 김찬호

작성일 2015.05.21 작성자 교육원 조회수 3039

교육원에서는 2015년 봄학기 열린강좌로 "저자와 함께하는 독서토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첫 시간으로 [모멸감-굴욕과 존엄의 감정사회학] 을 가지고 저자 김찬호 교수와 토론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래 내용은 강의 및 질문과 답변 내용을 그대로 풀어낸 것입니다.


다음 일정은 5월 29일 [마르크스는 내게 아프냐고 물었다]의 저자 류동민 교수를 모시고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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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은 관계속에서 감정이 발생한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의 변화는 다른 사람이 변수일 경우가 많다. 기분이 좋다가도 누군가의 비난을 받으면 우울해지는 것처럼 관계가 인간에게 기본이다.

 

80년대에는 사회과학이 주요 텍스트였다. 인문학도 마르크스 고전을 주로 다뤘다. 제가 80년대 초반 학번인데, 사회학을 전공하면서 시대담론을 창출하는 곳으로서 뻐기기도 하고 그랬다. 90년대에 동구권이 무너지고 진영논리에서 시민사회로 담론이 바뀌는 변환기였다. 97IMF 이후에는 경제학을 빼고는 사회과학이라는 학문이 존폐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사회복지와 심리학은 오히려 인기가 폭발인데, 80년대에 비하면 완전 역전된 분위기다. 이렇게 학문의 추이만 봐도 사람들의 관심사를 알 수 있다. 사회학은 사회를 해석하는 학문인데, 지금의 사회학은 사회를 방기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사회가 복잡해지고 글로벌해져서 해석하기 어렵다. 80년대 전두환은 공공의 적이고 모든 악의 구현이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결집하기가 더 쉬워졌다. 지금은 그처럼 단순하지 않아 사회학이 힘을 잃고 있다.

 

는 그때에도 신학이나 문학, 사람에 대해 탐독했다. 이 책이 그 결과이다. 감정이 가진 불가해성이 있다. 인간의 직접적 영역이면서 제어되거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논리적 분석이 도 잘 안된다. 종잡지도 못하고 스펙트럼도 다양하다.

보통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감정이 두려움이다. 공격성, 불안함, 집착 모두 두려움에서 나온 감정이다. 이 두려움에 수치심이 결합하면 분노가 된다.

감정에는 의식되는 영역과 의식되지 않는 영역이 있다. 옛 애인의 결혼소식에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경험 속에서 정리된 줄 알았던 내 감정이 숨어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 표현되는 영역과 표현되지 않는 영역도 있다. 수치심이나 질투심은 표현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아주 친밀한 관계에서만 토로할 수 있는 감정이다. 부정적인 감정 뿐만 아니라 기쁨 같은 것도 대상에 따라 편하게 공유하기 어렵다. 상을 받거나 승진했을 때 이 소식을 주로 누구에게 알리는가? 생각해보면 슬픔보다 기쁨을 나누기가 더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관계도 참 좁다.

 

리가 감정의 흐름, 감정의 통로를 명확히 인식한다면, 그 속에서 사회를 품을 수 있다. 감정이라는 것을 서양에서도 80년대 들어서야 학문의 영역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하지만 감정이 사회적으로 공유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중국이 서해에서 불법적인 일들을 많이 한다. 만약, 일본이나 미국이 그런 일을 한다면 어느 쪽이 더 화가 날까? 명동에 나가면 외국인 관광객이 엄청 많다. 중국 관광객과 일본 관광객 중에 누가 더 싫은가? 한국에 사는 미국인 앙케이트를 했는데, “내가 한국사람이 다 됐다 라고 느낄 때는?” 1위가 일본이 괜히 싫어질 때이란다. 자신도 모르게 반일 감정이 스며든 것이다. 이처럼 사회적인 감정이 몸에 배는 것이다. 왜 이제까지 아무도 안 다뤘을까 싶을 정도로 사회에 주도적인 감정이라는 것이 있는 것이다.

 

을 읽으면서 모멸감을 개인적인 문제로 해결하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다. 마지막 부분 때문에 그런데, 뒷부분이 결론처럼 보이지만,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관계의 이야기나의 이야기라는 흐름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다음 책에서 직장, 조직, 가족 등 삶의 장에서 보이는 사회적 자존감을 다룰 생각이다. 외국에 갈 때, 어떤 공간에 들어갈 때, 공간 자체가 나를 환대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거부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역시 있다. 인간의 의식이라는 것 자체가 복잡해서, 굳이 의식하지 못해도 무엇인가가 강하게 작용하면 감정으로 나타난다.

 

통 사람이 주로 느끼는 감정은 두려움, 기쁨, 슬픔, 수치감, 분노, 당황스러움이라고 하고, 서양에서는 학문에서 이를 다 다루었다. 하지만 모멸감이라는 영어 표현은 없고, 일본에서는 모멸이라는 말은 있어도 모멸감이라는 말은 없다. 한국에만 자생하는 말이다. 그만큼 이 감정이 한국인에게 강렬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왜 그럴까?

싱크홀처럼, 우리 사회 전반 곳곳이 다 무너지고 있다. 경제, 복지, 국가 시스템 등... 앞으로 국가의 향방을 보니 고생만 남은 듯 하다. 그 동안 경제성장이며 민주화한다며 부실하게 방치해 놨던 것들, 채워야 할, 짚어야 할 것들이 다 터져나온다. 감정영역도 마찬가지이다. 모멸감을 주고 받는 것도 악순환되고 있다. 중앙대 박용성 이사장 사건이라던가,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 사건은 높은 지위와 많은 부를 가진 자들의 빈약한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 밑에 있는 사람들은 그런 의식구조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지 않겠냐

기억하시겠지만, 87년 노동자 대투쟁의 요구에는 감정적 요구들이 있었다. 인간답게 대접하라, 두발자유화 등. 경제적으로 성장하면서 상승기조 속에서는 여유가 있었다. 전철이나 버스에서 가방 받아주었다. 목욕탕에서 옆사람 등때도 밀어주었고, 우산도 씌어주거나, 들어가서 같이 쓰기도 했다. 이사오면 떡돌리고. 예전엔 시선을 외부에 돌리고 살리고 너그러움도 있었다. 지금은 어떤가? 그렇게 행동하면 이상한 사람취급을 당할 것이다. 경제문제에 천착하느라 그랬다고 핑계를 댈 수 있겠지만, 암튼, 너무나 방치했다는 것이다. ‘마음이라던가, ‘공감이라던가 어떻게 다뤄야할지... 사회적 영역에서 무너지면서 공적 영역, 공동의 영역이 허약해지니 남은 건 돈과 권력뿐이다. 거기서 위세를 가지면 갑질, 갑을 관계를 갖게 된다. 우리 사회 최고의 슈퍼갑은? 소비자이다. 재벌들이 돈이 많다 해도 소비자들이 외면하면 망한다. 소비자가 절대갑이 되면서 더 가혹해졌다. 그만큼 사람들이 약하고 험해진 것이고, 힘의 논리로 움직이는 사회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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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것은 무엇인가? “문명은 폭력을 조직화한 것이라는 말도 있는데, 힘 력()을 쓴 단어를 찾아보자. 폭력, 권력, 재력. 이 세가지 힘은 서로 연관되어 있다. 재력을 가지면 권력도 갖고 폭력도 쓴다. 그 외에 또 하나가 매력이다. 다른 말로 기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람의 진짜 매력은 기력에서 나온다. 모멸감을 주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자존감이 다 떨어지니, 기력을 권력과 대력으로 대신하고 자존심만 남았다. 자존심은 남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는가를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타인은 어떤 존재인가? 내게 힘을 주는 사람인가? 아니면 내가 눈치를 봐야하는 사람인가? 공동체는 서로 지지해주는 사람들로 묶여있다. 시골에서는 굶어죽지는 않았다. 굶어죽게 내버려두지 않았던 것이다. 대신, 생활의 모든 면에 참견, 즉 영역의 침해를 받았다. 서울 인구의 30%1인가구일 정도로 도시는 개별화되었다. 그런데 신경 쓸 관계는 많다. 친밀한 관계는 아닌데, 신경쓰는 관계. 대학동창회, 페이스북 친구 같은 피상적이지만 과시적인 관계가 많을수록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리 사회는 서로에 대한 기대치가 더 높아지고 있다. 왜 그런가? 정보가 많아져서 그렇다. 소비수준은 높아졌지만 모든 영역에서 인정받기가 어려워졌다. 오죽하면 인정투쟁이란 말이 있겠는가. 동물은 생존투쟁만 있지만, 인간은 인정투쟁도 같이 하고 있다. ‘나 잘났다라는 걸 인정받아야 한다. 그런데 잘난 사람에 대한 정보가 너무 많으니까 눈만 높아진다. 그런 것이 격려가 되기도 하지만 족쇄가 되기도 한다. 김연아가 조선시대에 태어났다면, 그냥 동네에서 가장 썰매 잘 타는 소녀였을 것이다. 우리는 김연아 보면서 일본의 아사다 마오는 별거 아닌 것 같이 느끼지만, 그 사람도 굉장히 훌룡한 선수이다. 신이 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김연아는 신이 직접 내려온거라...(웃음) 김연아 이후로 스케이트 한다고 하면 트리플 점프 할 수 있어?” 이렇게 묻는다. 김연아도 실수 하는 기술인데!

지금 시대는 인간의 욕망과 인지체계가 안맞는다. 욕망은 커졌으나 힘은 없고 다시 말하면 매력을 가꾸지 못한다. 매력이라는 것은 모호한 것, 내면의 것, 측정하기 어려운 것이다. 우리 시대는 이 매력을 자각하고 개발하기 힘들다. 청소년기에 자아감을 느껴야 하는데, 요즘 아이들은 그게 안되니까 자존감도 낮고 매력도 낮다. 예전엔 숨바꼭질 놀이를 통해 소외를 경험하기도 하고, 어리고 약한 친구는 깍두기로 두어서 배려해주기도 하였다. 요즘은 왕따 문제는 깍두기가 없는 성장과정을 지닌 아이들이 내가 안하면 당한다는 기싸움을 벌이는 것이다. 사람사이에 신뢰가 없어서 생기는 문제이다.

 

멸은 모욕과 경멸이 합쳐진 말이다. 모욕은 의도적 또는 무심코 줄 수 있고, 경멸을 소극적이고 물증이 없다. 우리 사회는 권력이 있으면 자기 재량이 많아진다. 이것을 아랫사람이 인정하지 못하면 모욕을 준다. 제리미 리프킨이 모욕을 많이 받으면 공감의 스위치가 꺼진다고 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2개의 능력을 꼽으라면 추론능력공감능력이다. 인간은 이 두 개의 능력 때문에 살아남았다. 추론 능력은 여전하지만 공감능력은 어떠한가? 우리는 어떻게 감정을 서로와 나누는가 살펴보자. 공감능력이 떨어지면서 일베와 같은 무리가 많아지는 것이다. 얼마 전 미국에서 중산층 청소년이 지적장애 소녀를 공개 강간한 적이 있다. 아무런 죄책감 없이. 전형적 쏘시오패스인데, 이 아이가 자라면서 보모가 18번을 바꿨다고 한다. ? 아이가 엄마보다 보모를 더 좋아하니까 그게 싫은 엄마가 보모를 바꾸면서 초기 애착 형성이 안된 것이다. 공감능력이 떨어지면 이런 일이 생긴다. 이런 사람이 돈과 권력을 갖게 되면 무서운 일이 생기는 것이다.

 

, 이런 것이 마음의 문제로만 해결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마음을 건드리지 못하면 구조도 바꿔내지 못한다. 양자택일의 문제는 아닌 것이다. 민주노총이니 하는 말이다. 정규직 노조에서 단체교섭하러 가는 길에 비정규직 조합원들이 절하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보았다. 비정규직이라 교섭권이 없으니 잘 좀 봐달라 정규직 교섭위원들에게 절을 하는 것이다. ‘진보라면 내부에 이런 문제도 파고들어야 한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인격적 관계, 자존의 문제를 해결하며 창조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기존 시스템에 안착하게 된다. 사회변화의 힘은 개인에서 나온다. 개인을 매개하지 않으면 구조의 변화도 없다. 노동운동이 가지고 있는 상징, 문화, 감정들을 차분히 보자. 그리고 노동에서 사회적 집행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질문: 내 감정을 읽는 것이 참 어렵다.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감정이 비굴함인지 수치감인지. 이제까지 내 감정을 읽는 것을 훈련받지 못했고 깊이 있게 생각하지 않고 살았다.

대답: 보통 상황이 발생하면 이를 인지, 즉 해석을 한다. 그리고 감정이 일어난다. 불교적으로는 이 인지를 바꾸는 것을 이야기한다. 제가 권하고 싶은 것은 인지(해석)에서 멈추는 것이다. 지금 이 상황에 대한 나의 해석을 의심하는 것이다. 나의 해석에서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지금 일어나는 감정을 알기 위해서는 감정 리스트를 가지고 체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감정이 섞여 있는 경우에는 내 마음을 읽기가 어렵다. 감정을 들어내서 좋은 경우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감정을 표현하는 것보다는 배설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또 한편으로 우리 사회는 집단적으로 달아오르는 격정의 문화가 있다. 월드컵때보면 그렇지 않은가? 감정을 잘 보기 위해서는 자기 마음을 그룹으로 나눌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객관화되기가 수월하다.

 

질문: 평상시에 내 감정을 보려고 노력을 한다. 그러나 관계에서의 감정은 고민하지 못했던 영역이다. 관계 맺는 것도 사실 부담스럽다.

대답: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 곧 친밀하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낯선 사람과 공공영역을 창조하는 것인가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낯설기 때문에 편안하고 속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관계의 핵심은 친밀감이 아니라 신뢰이다. 낯선 사람은 친하지 않아도 신뢰할 수 있다. 일터에서 만난 것도 아니고 가정의 구성원도 아닌, 3의 영역을 만들어야한다. 다리가 세 개가 있으면 더 균형적이다. 3의 영역이 없어서, 일터와 가정에서 우리가 가진 모든 욕구를 해결해야 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한나 아렌트가 [인간의 조건]에서 말한 작업(activity:자신의 재능을 발휘하여 일의 재미와 일정한 명예를 바라며 수행하는 제작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서유럽에서는 성인이 3~5개의 학습모임을 갖는 것이 일상적이다. 우리도 여러 층위에서 다양하게 낯선 자의 힘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질문: 3의 공간 이야기를 하시는데, 실제로 이런 모임에서도 친밀감이 형성되면 끼리끼리 이어지며 그 속에서 또 갈등과 모욕이 생기더라.

대답: 성장이 중요하다. 모임이 더 나아가지 못하면 그 속에서 비교하고 서로 상처주고 그런다. 그래서 학습을 하면서 모임 속에서 경계를 허물고 작은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룹이 되면 나 혼자만의 문제만이 아니라 드러나지 않았던 잠재력도 볼 수 있게 된다.

 

질문: 왜 제3의 공간을 이야기할까? 아마 새롭기 때문에, 일탈의 욕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거기서 익숙함을 가지게 되면 어떻게 되는가?

대답: 우리에게 경제적 성장의 경험이 있으니 아이에게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적 성공을 강요하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의 세대는 물질적으로는 풍요해졌지만, 그 풍요를 얻기 위한 방식은 매우 빈약하다. 그 과정에서 느낀 모멸감, 분노의 표출이 사회적 문제가 될 정도로 일상화되었다. 그럴 때, 개인의 영역(일터, 가정) 말고 제3의 영역을 운동, 캠페인처럼 보편화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 정부든, 누구든. 또 실제 서울시나 지자체에서 여러 모임을 지원하기도 한다. 그리고 새로움이라는 것도 다양하다. 독서 모임을 하다가 그 멤버와 악기를 배우거나 스포츠를 하거나 하는 식으로 안하던 것들을 할 수도 있다.

 

질문: 왜 모멸감을 주는 사회일까? 소득, 계급, 옷차림, 학벌 등 다양한 원인으로 차별을 조장하고 있는데, 왜 그런지 원인을 알면 해결책을 알 수 있지 않을까?

대답: 참 복잡하다. 신자유주의의 원인도 있고 글로벌화된 기준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 사회가 유독 더 심하다. 조선시대부터 있던 신분제도가 남아있다. 시스템도 문제이다. 세상이 아무리 좋아도 모멸감이나 차별이 없지는 않다. 그걸 없애기 위해서 한편에서는 시스템을 고쳐야 하겠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개개인이 면역을 높여야 한다. 그냥 사실을 인정하고 편하게 바라보는 것, 다른 시선으로 보는 것, 호심술(스트레스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는 방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질문: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보면 내용이 비어있다는 느낌을 많이 갖는다. 우리 이야기를 좀 더 하면 관계가 좋아질텐데, 잘 표현하지 않는다.

대답: 자기 이야기를 할 언어가 별로 없다. 그럴 때는 문학이나 예술을 갖고 이야기하면, 자기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하지 않아도 얹어서 갈 수가 있다. 인문학 공부를 하게 되면 삶의 여러 창을 열게 된다. 예를 들어 영화를 많이 보게 되면, 같은 상황에 따라 좀 더 입체적으로 사람들의 행태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그러면서 다른 사람의 행동을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게 되고, 또 하나는 내 삶의 다른 가능성을 넓히게 된다.

 

질문: 항상 긍정적으로 살려고 하고, 늘 바르게 사려고 하는데, 최근 모멸스러운 상황이 많아 극복하기가 힘들다. 내가 한 모든 이야기가 비난받는 느낌이다.

대답: ‘상황이 그러하다’, 또는 사회시스템의 문제다라고 인지를 해도 역시 아픈건 아픈거다. 이럴 땐 자기 한계를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 신체의 에너지와 건강도 중요하다. 보통 사람들이 견딜 수 없는 상황에서는 1. 상황을 바꾸거나 2. 벗어나거나 3. 받아들이거나 4. 불평하거나 한다. 나는 어떻게 반응하는가? 그리고 너무 힘들 때 보통은 신, 자연, 예술, 사람에서 기력을 충전한다.

 

질문: 활동을 하다 보면 싸우는 대상에 대한 분노가 우리 내부로 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답: “신념강박을 구분해야 한다. 옹고집을 부리고 있는지, 지금 나의 활동이 나의 관계와 나 자신을 파괴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악과 싸울 때 선을 자처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나도 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싸우면서 증오심이나 분노에 먹히면 안된다. 너무 여기에만 매몰되면 지친다. 이런 감정들을 품어낼 더 큰 감정을 가져야 한다.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것은 에너지가 많이 쓰이는 감정인데, 이것에 먹히면 계속 누군가를 미워할 수 밖에 없다. 인간은 나약하고 삶은 고통스럽다. 그렇기 때문에 예찬할 수 있는 것이다.

 

*추천자료: 세상을 바꾸는 15분 동영상 2, 성장문답 2, 벙커원강의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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