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E Login

가맹산하조직별로 발급한 아이디로만 접속 가능하며, 개인 아이디는 사용 불가합니다.

search

문서자료

대구지하철 참사에대한 대구지하철노조 기자회견문

작성일 2003.03.04 작성자 민주대협 조회수 2971
Atachment
첨부파일 다운로드


추모게시판

대구지하철 참사로 고귀한 생명을 잃으신 고인들께 삼가 명복을
빌며,부상자 여러분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합니다.




2003/03/01
대구 지하철 노동조합 기자회견문
궤도연대 27




다시는 사고 없는 지하철을 만드는 것이 우리 모두의 임무입니다



무엇보다 시민 여러분의 안전을 지켜드리지 못해 깊이 사죄드립니다.


저희 대구지하철노동조합 1천 백 조합원들은 2월 18일 중앙로역 방화
참사로 고귀한 생명을 빼앗긴 희생자들의 영령과 날벼락 같은 비극에 처한
유가족 앞에 참담한 심정으로 고개 숙여 사죄 드립니다.


현장에서 승객 여러분과 함께 하며 시민을 지켜야 할 노동자들로서의
약속을 지켜드리지 못한 점, 비통한 심정으로 반성하며 모든 희생자 분들의
명복과 부상을 입으신 분들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저희 노동조합은 지하철 건설과 그 이후 운행과정에서 저희 노동조합이
시민안전을 위한 조직적 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했습니다. 시민안전
지킴이로서 지하철 운영에 대한 올바른 비판과 문제점을 개선시키는 노조의
사회적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뼈저린 각성을 합니다.


이제 지하철 운영의 한 주체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이번 사고로 인한
수많은 분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합니다.



저희 1천 백 노동조합원들은 심기일전하여 대구지하철의 공공적 운영과
시민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노동조합이 해야할 모든 사회적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 나갈 것입니다.
참사를 딛고 시민의 안전만은 확실하게 보장하는 지하철, 모든 시민이
안심하고 신뢰하는 지하철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야말로 수많은 분들의
억울한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일 것입니다.


사고 이후 대구시와 지하철 공사가 보여준 인식과 조치들은 매우
실망스러운 것이었습니다.. 크나큰 사고로 충격과 고통을 받고 있는
시민들에게 더욱 불신만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참사의 현장파악과 과학적 조사를 어렵게 한 현장 훼손, 마대자루에
담겨져 이동된 후 발견된 시신 등은 애타게 절규하는 실종자 가족들을
분노에 떨게 만들었습니다.


사고 다음날부터 불완전한 구간 열차운행을 성급히 재개한 대구시와
공사측의 처사는 사고를 시급히 미봉하려 한다는 의혹을 주고있으며
대형참사로 큰 충격을 받은 대구시민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행위입니다.


경찰의 조사 또한 졸속수사라는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지하철의 기술적
문제와 운영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개인의 과실만 부각되고
지하철의 곳곳에 놓여있는 구조적인 위험성을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듭니다.




중앙로역 화재 사고의 원인에 대한 노동조합의 입장


그동안 우리 노동조합은 지하철 운영의 한 당사자로서 이번 사고에 대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철저한 조사와 그에 따른 엄중한 처벌을
달게 받을 각오로 임해 왔습니다.



그렇지만 방화 사고가 대형참사로 확대된 데에는 지하철의 운행 구조와
기술적 특성에 따른 많은 문제점들이 작용된 것으로 판단됩니다.


저희 노동조합의 기초조사 과정에서도 근본적인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첫째, 불연성이라는 금속전동차가 초동 조치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불덩어리가 되어 1미터 이상이나 떨어진 다른 전동차에 삽시간에
번졌습니다.


둘째, 사령과 역사, 기관사간에 비상상황의 파악을 어렵게 한 폐쇄적인
통신시스템은 어느 누구도 적절한 판단을 할 수 없게 했습니다.


셋째, 다양한 비상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배전시스템은 스며드는
유독가스에도 전동차를 움직일 수 없도록 만들었습니다.


넷째, 위급상황에서 열차운행, 사령과의 통신, 승객보호, 출입문
취급에다가 적절한 대응조치까지 하기에는 기관사 한사람만으로는 많은
허점과 위험이 있습니다.


다섯째, 현장운영자가 느끼는 문제점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방재시스템은 승객의 안전을 위협하고 운영자의 판단을 어렵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고는 적자타령 속에 안전에 대한 투자 소홀,
경영개선을 명분으로 한 끊임없는 인력절감, 자동화 시스템의 허점 등이
주요 원인이며 근본적으로는 정부의 이윤논리, 신자유주적 구조조정
정책으로 지하철 운영의 공공성과 시민의 안전을 깡그리 무시해왔던 것에
있습니다.




시민안전대책 수립과 재발방지를 위한 노동조합의 요구


저희들은 다시는 이러한 참극이 재발하지 않는 안전한 지하철을 만들기
위해 대구시와 공사측에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첫째, 시민들의 불안 속에 졸속으로 파행운행 중인 지하철운행은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시민들은 졸속적인 운행이 아닌 확실한 사고수습과 안전대책 수립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조기 수습으로 곤경을 면하려는 졸속적 처사라고 비난받고 있는 지하철
파행 운행을 즉각 중단하고 모든 사람이 확신할 수 있는 안전 대책과
조처가 취해져야 합니다. 사고의 충격과 경찰수사로 인한 업무공백,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무리한 운행이 계속된다면 이는 또다른 사고를 부를
수 있습니다.


둘째, 시민대표, 노조, 각계 전문가, 공사와 대구시가 참여하는 대구지하철
안전점검위원회를 상설적으로 구성하여 투명하고 총체적인 안전점검체계를
구축합시다.


이번 참사로 밝혀지고 있는 지하철의 각종 문제점, 방재시스템의 허술함,
점검체계의 난맥상 등은 시민들에게 극도의 불신을 주었습니다.


시민은 자신의 안전을 확인할 권리가 있으며 시민의 재산이고 시민이
이용하는 지하철은 지속적이고 확실한 안전체계를 갖고있어야 합니다.



셋째, 노동조합은 사고수습과 동시에 지하철 안전운행을 보장할 제도적
개선을 위해 특별단체교섭을 개최할 것을 대구시와 공사에 요구합니다.


사고확대를 야기한 운영시스템의 개선, 근무인력의 문제, 사고예방을
위한 교육제도 개선, 승무제도 개선, 현장 상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현장책임자의 운행중지권 등 비상사태를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개선이
시급합니다.


이상의 세 가지 요구와 아울러 대구지하철의 공공적 운영을 보장할
대구시의 책임운영체제 전환도 고려해야 합니다.


막대한 건설부채까지 공사에 떠넘기고 제대로 지원조차 되지 않는다면
수입이 뻔한 대구지하철이 안전대책에 충분한 투자를 할 리가 없습니다.


기업의 수익논리로 지하철을 운영하는 한 안전운행과 공공성 확보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대중교통수단으로서의 지하철에 대한 근본적인
사고의 전환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저희 대구지하철노동조합은 이번의 참사가 희생자의 한과 유가족의 고통,
국민 전체의 충격을 초래한 만큼 모두가 안심하는 안전한 지하철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것만이 수많은 억울한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일 것입니다.


저희들은 사고 수습과 희생자 유족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일에 함께 할
것이며 시민을 위한, 시민의 대구지하철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다시 한번 희생자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2003. 2. 28.

대구지하철노동조합



시민사회단체 대책위 주소는 http://www.tgsubway.org/index.html



수정    삭제          목록
CLO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