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반도 전쟁계획,
작전계획(OPLAN)-5026에서 5030까지 <기획:평화의길찾기②> 선제공격에서 우발적 전쟁유도까지(2003-07-21)ⓒ민중의 소리 박지호 기자
최근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북미간의 첨예한 대립으로 인해 한반도내 전쟁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美 시사주간지인 US News and World Report紙(7월 21일자)가 '북한 정권의 교체(regime change)'를 목표로 하는 새 작전계획 5030의 내용 중 일부를 공개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에 미국의 유사시 대한반도 정책의 골간이 되는 '작전계획(이하 작계)'의 개념과 변천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작계란 북한의 선제 공격과 우발적인 도발 등과 같은 유사시를 대비한 한미연합사의 공동 대응 전술로, 간단히 말해 '전쟁 시나리오'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언론에서는 ‘북침전쟁각본’이라고 부른다. 작계는 고유번호를 갖는데 고유번호는 지역 사령부 코드와 작전 지역 코드로 구성된다. 작계 5027-98을 예로 들면, 5라는 숫자는 미국태평양사령부를, 027은 극동의 한반도를 의미하며, 맨끝에 붙는 98이라는 숫자는 갱신 연도를 의미한다.
작계는 전시작전권을 갖고 있는 미국이 주도적으로 작성하며, 1-2년 마다 갱신된다. 물론 작계의 내용은 1급비밀에 속하지만, 그 일부는 미국의 민간 군사안보 연구소인 Global Security 등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작계에는 5026,5027,5028,5029,5030이 있다.이 중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작계 5027부터 살펴보자.
한국 전쟁 직후에 마련된 작전계획 5027은 북한의 남침시 북한을 38선 이북으로 되돌리는 방어전략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작전계획 5027-74
미국은 1973년 '전진 방어(Forward Defense)' 전략을 채택해 유사시 북한의 개성까지 점령하는 방향으로 작전계획을 일부 수정했다. 이에 대응해 북한은 야포를 비롯한 주요 군사력을 38선 인근으로 전진배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때까지 한반도 유사시, 북한 전역을 무력 점령하는 계획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작전계획 5027-92
작계에 '북한 점령 작전'까지 포함되기 시작한 시점은 90년대 초부터이다. 한미연합군은 작계 5027-92를 통해 유사시 한미 해병대가 원산 상륙작전을 펼치는 계획을 포함시켰다. 이 작전은 북한의 남침을 격퇴하고 북진하는 한미 보병의 북진 작전과 함께 평양을 포위하는 개념하에 마련된 것이다.
작계 5027-92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북한의 공격 징후가 포착될 경우 전쟁 발발 '이전'에 한미연합군을 전쟁준비태세로 격상시키는 내용을 포함시킨 것이다.
작전계획 5027-96
1994년 핵위기 이후, 작계 5027은 미국은 북한과의 전쟁에 돌입할 경우 일본기지를 사용할 수 있게끔 하는 새로운 협정을 체결하게 되었다. 일본 의회가 1994년 5월 24일 승인한 개정된 일본-미국 간의 방위 협력 지침(신가이드라인)은 미국으로 하여금 일본과 태평양지역에 미군을 주둔시키면서 한국 전쟁을 준비할 수 있게 하였다.
작전계획 5027-98
기존 ‘방어개념’에서 벗어나 북한정권의 제거를 목표로, 북한군의 전쟁기도가 포착되면 영변핵시설을 비롯한 주요 군사목표를 선제타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작계 5027은 방어계획으로서의 성격을 탈피해 공격계획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작전계획 5027-00
2000년 발행된 남한 국방백서에 따르면, 미국은 전쟁이 새로 발발할 경우에 69만명의 병력을 한반도에 배치하게 된다. 이 숫자는 199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계획의 48만과 1990년대 중반의 63만에 비해 상당히 늘어난 숫자다. 한반도에서의 우발적 사건에 대한 최근의 시간대별 병력 배치 계획에 따르면 90일 이내에 69만의 병력과 160정의 해군 함정, 그리고 1600대의 항공기들이 미국으로 한반도에 배치되게 된다.
이에 대해 한국 국방부는 미국의 이와 같은 병력증강을 중동과 동아시아 같은 지역에서 벌어진 두개의 전쟁을 동시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는 새로운 “윈-윈(win-win)"전략 탄생의 결과로 보았다. 대량파괴무기에 대항하는 장비에 더하여, 미국의 계획은 전쟁의 초기단계에서 적의 포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전투기들과 항공모함을 배치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미 증원군은 육해공군과 해병대를 포함한 약 69만명으로 구성된다. 미 증원군은 오키나와와 미 본토에 있는 육군 사단, 고성능 전투기를 포함한 항공모함 전단, 전술 폭격 비행단, 그리고 해병 원정대로 구성된다. 미 증원군은 UN사와 한미연합사의 작전계획을 지지하며, 윈-윈전략을 수행하는 우발 계획(contingency plan)을 갖고 있다.
작전계획 5027-02
'9·11테러 직후 작성된 2002년판에는 대량살상무기(WMD)를 개발하는 북한의 김정일에 대한 암살작전과 함께 미국의 신안보독트린에 따라 한국과 상의 없이 북한과 전쟁을 치를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은 작계 5027-02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제거하기 위한 군사적 고려를 추가했다. 미국은 특히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제거를 위해 한국 정부와 상의하지 않고 기습적으로 북한을 공습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이다.
2002년 중반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의 측근들은 작계 5027을 재작성하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핵태세검토(NPR)’ 등 선제공격론을 적용하는 차원에서 한국배제 대북 선제타격 계획이 추진됐다. 그러나 콜린 파월 국무장관, 토마스 파고 태평양사령관 등이 나중에 이 계획은 안 뒤 추가적인 논의를 막으려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작전계획 5027-04
현재 수립 중인 2004년판에는 이라크전처럼 정밀 폭격기술을 활용, 특정목표를 공격하는 방안과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 문제가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유사시 전쟁 시나리오의 중심이 되는 작계 5027 이외에 보조적 역할을 하는 작계로 5026, 5029가 있다.
작전계획 5026
1차 북핵위기 때인 94년 작성된 ‘작계 5026’은 북핵 시설과 지휘부를 제한적으로 선제타격하는 내용. 선제타격을 받은 북한이 휴전선에 집중 배치한 장사정포와 야포를 동원해 반격하는 것에 대비하기 위해 첨단 폭격기와 요격미사일 등을 한반도에 배치하는 게 골자다. 실제로 미국은 94년 당시 F-117 스텔스 전폭기와 토마호크 미사일로 북한 영변핵시설을 정밀타격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작전계획 5029
작계 5029는 북한 붕괴대비계획으로 경제난, 쿠데타 등으로 인한 북한 난민의 대량유입 등 북한 체제의 붕괴에 대한 구체적인 대처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작계 5026, 5027, 5029 이외에 최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작계 5030이 있다.
작전계획 5030
작계 5030의 골간은 잦은 군사긴장 도발로 취약한 북한의 경제력을 소진시켜 북한 정권을 붕괴시킨다는 것이다. 북핵위기를 장기화, 북한의 내부적 궤멸을 초래하자는 계획이다. 작계 5030은 미국의 대북 군사제재 방안을 명시한 것으로 경제 외교적 제재가 실패할 경우 ‘마지막 카드’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라크전쟁을 ‘신속한 승리’로 이끈 새로운 작전개념을 한반도에 적용하겠다는 하기위해, "미정부가 작계 5026-5029 등의 내용을 수정하고, 새 작전계획의 세부내용을 조정하고 있다"고 글로벌 시큐리티 측은 밝혔다.
예를 들어 한 시나리오는 지난 3월 북한의 미그-29 전투기와 조우했던 미국의 전자정찰기 RC-135를 북한 영공에 밀착해 정찰을 벌이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이 대응조치로 전투기들을 비상출격시키는 횟수가 잦아지면 그나마 부족한 항공유가 소진된다는 계산이다.
또 미군이 기습적으로 일주일 동안 한반도 주변에서 군사훈련을 벌이면 북한 지도부가 급히 지하벙커로 피신하고 군이 동원되면서 그 과정에서 비축식량이나 식수 등 군사자원이 고갈되도록 강요한다는 내용도 있다.
무기수출을 차단해 북한 정권의 자금줄을 끊고 북한 주민들을 상대로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등의 광범위한 비정규전 전술도 새 작전계획에 포함돼 있다. 그렇게 되면 북한 재정에 주름이 가고, 군의 불만이 높아지며 정권교체를 위한 기반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작계 5030'에 대해 행정부 내 일부 관리들은 "이 계획은 이라크와 마찬가지로 북한 정권교체를 추진하는 강경파들이 북한 군부를 동요시켜 김정일 정권을 무너뜨린다는 전략을 구체화한 것"이라고 평했다.
미국이 지금까지 북한군의 남침도발을 가정하고 한반도 전쟁계획(작계) 5026에서 5029에 이르기까지 제한전 또는 전면전을 대비해 왔다. 그런 의미에서 '작계 5030'은 전쟁 전단계에서 미군이 북한군을 상대로 도발적인 군사행동을 벌이는 것인 셈이다. 그러나 미 군사전문가들은 "이런 전술은 '위험한 도발'로 전면전을 유발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미국이 전쟁 도발의 책임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2003년07월21일 ⓒ민중의 소리
작전계획(OPLAN)-5026에서 5030까지 <기획:평화의길찾기②> 선제공격에서 우발적 전쟁유도까지(2003-07-21)ⓒ민중의 소리 박지호 기자
최근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북미간의 첨예한 대립으로 인해 한반도내 전쟁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美 시사주간지인 US News and World Report紙(7월 21일자)가 '북한 정권의 교체(regime change)'를 목표로 하는 새 작전계획 5030의 내용 중 일부를 공개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에 미국의 유사시 대한반도 정책의 골간이 되는 '작전계획(이하 작계)'의 개념과 변천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작계란 북한의 선제 공격과 우발적인 도발 등과 같은 유사시를 대비한 한미연합사의 공동 대응 전술로, 간단히 말해 '전쟁 시나리오'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언론에서는 ‘북침전쟁각본’이라고 부른다. 작계는 고유번호를 갖는데 고유번호는 지역 사령부 코드와 작전 지역 코드로 구성된다. 작계 5027-98을 예로 들면, 5라는 숫자는 미국태평양사령부를, 027은 극동의 한반도를 의미하며, 맨끝에 붙는 98이라는 숫자는 갱신 연도를 의미한다.
작계는 전시작전권을 갖고 있는 미국이 주도적으로 작성하며, 1-2년 마다 갱신된다. 물론 작계의 내용은 1급비밀에 속하지만, 그 일부는 미국의 민간 군사안보 연구소인 Global Security 등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작계에는 5026,5027,5028,5029,5030이 있다.이 중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작계 5027부터 살펴보자.
한국 전쟁 직후에 마련된 작전계획 5027은 북한의 남침시 북한을 38선 이북으로 되돌리는 방어전략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작전계획 5027-74
미국은 1973년 '전진 방어(Forward Defense)' 전략을 채택해 유사시 북한의 개성까지 점령하는 방향으로 작전계획을 일부 수정했다. 이에 대응해 북한은 야포를 비롯한 주요 군사력을 38선 인근으로 전진배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때까지 한반도 유사시, 북한 전역을 무력 점령하는 계획은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작전계획 5027-92
작계에 '북한 점령 작전'까지 포함되기 시작한 시점은 90년대 초부터이다. 한미연합군은 작계 5027-92를 통해 유사시 한미 해병대가 원산 상륙작전을 펼치는 계획을 포함시켰다. 이 작전은 북한의 남침을 격퇴하고 북진하는 한미 보병의 북진 작전과 함께 평양을 포위하는 개념하에 마련된 것이다.
작계 5027-92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북한의 공격 징후가 포착될 경우 전쟁 발발 '이전'에 한미연합군을 전쟁준비태세로 격상시키는 내용을 포함시킨 것이다.
작전계획 5027-96
1994년 핵위기 이후, 작계 5027은 미국은 북한과의 전쟁에 돌입할 경우 일본기지를 사용할 수 있게끔 하는 새로운 협정을 체결하게 되었다. 일본 의회가 1994년 5월 24일 승인한 개정된 일본-미국 간의 방위 협력 지침(신가이드라인)은 미국으로 하여금 일본과 태평양지역에 미군을 주둔시키면서 한국 전쟁을 준비할 수 있게 하였다.
작전계획 5027-98
기존 ‘방어개념’에서 벗어나 북한정권의 제거를 목표로, 북한군의 전쟁기도가 포착되면 영변핵시설을 비롯한 주요 군사목표를 선제타격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작계 5027은 방어계획으로서의 성격을 탈피해 공격계획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작전계획 5027-00
2000년 발행된 남한 국방백서에 따르면, 미국은 전쟁이 새로 발발할 경우에 69만명의 병력을 한반도에 배치하게 된다. 이 숫자는 199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계획의 48만과 1990년대 중반의 63만에 비해 상당히 늘어난 숫자다. 한반도에서의 우발적 사건에 대한 최근의 시간대별 병력 배치 계획에 따르면 90일 이내에 69만의 병력과 160정의 해군 함정, 그리고 1600대의 항공기들이 미국으로 한반도에 배치되게 된다.
이에 대해 한국 국방부는 미국의 이와 같은 병력증강을 중동과 동아시아 같은 지역에서 벌어진 두개의 전쟁을 동시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는 새로운 “윈-윈(win-win)"전략 탄생의 결과로 보았다. 대량파괴무기에 대항하는 장비에 더하여, 미국의 계획은 전쟁의 초기단계에서 적의 포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전투기들과 항공모함을 배치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미 증원군은 육해공군과 해병대를 포함한 약 69만명으로 구성된다. 미 증원군은 오키나와와 미 본토에 있는 육군 사단, 고성능 전투기를 포함한 항공모함 전단, 전술 폭격 비행단, 그리고 해병 원정대로 구성된다. 미 증원군은 UN사와 한미연합사의 작전계획을 지지하며, 윈-윈전략을 수행하는 우발 계획(contingency plan)을 갖고 있다.
작전계획 5027-02
'9·11테러 직후 작성된 2002년판에는 대량살상무기(WMD)를 개발하는 북한의 김정일에 대한 암살작전과 함께 미국의 신안보독트린에 따라 한국과 상의 없이 북한과 전쟁을 치를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미국은 작계 5027-02에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제거하기 위한 군사적 고려를 추가했다. 미국은 특히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제거를 위해 한국 정부와 상의하지 않고 기습적으로 북한을 공습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이다.
2002년 중반 도널드 럼스펠드 미 국방장관의 측근들은 작계 5027을 재작성하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핵태세검토(NPR)’ 등 선제공격론을 적용하는 차원에서 한국배제 대북 선제타격 계획이 추진됐다. 그러나 콜린 파월 국무장관, 토마스 파고 태평양사령관 등이 나중에 이 계획은 안 뒤 추가적인 논의를 막으려 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작전계획 5027-04
현재 수립 중인 2004년판에는 이라크전처럼 정밀 폭격기술을 활용, 특정목표를 공격하는 방안과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 문제가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유사시 전쟁 시나리오의 중심이 되는 작계 5027 이외에 보조적 역할을 하는 작계로 5026, 5029가 있다.
작전계획 5026
1차 북핵위기 때인 94년 작성된 ‘작계 5026’은 북핵 시설과 지휘부를 제한적으로 선제타격하는 내용. 선제타격을 받은 북한이 휴전선에 집중 배치한 장사정포와 야포를 동원해 반격하는 것에 대비하기 위해 첨단 폭격기와 요격미사일 등을 한반도에 배치하는 게 골자다. 실제로 미국은 94년 당시 F-117 스텔스 전폭기와 토마호크 미사일로 북한 영변핵시설을 정밀타격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작전계획 5029
작계 5029는 북한 붕괴대비계획으로 경제난, 쿠데타 등으로 인한 북한 난민의 대량유입 등 북한 체제의 붕괴에 대한 구체적인 대처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작계 5026, 5027, 5029 이외에 최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작계 5030이 있다.
작전계획 5030
작계 5030의 골간은 잦은 군사긴장 도발로 취약한 북한의 경제력을 소진시켜 북한 정권을 붕괴시킨다는 것이다. 북핵위기를 장기화, 북한의 내부적 궤멸을 초래하자는 계획이다. 작계 5030은 미국의 대북 군사제재 방안을 명시한 것으로 경제 외교적 제재가 실패할 경우 ‘마지막 카드’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라크전쟁을 ‘신속한 승리’로 이끈 새로운 작전개념을 한반도에 적용하겠다는 하기위해, "미정부가 작계 5026-5029 등의 내용을 수정하고, 새 작전계획의 세부내용을 조정하고 있다"고 글로벌 시큐리티 측은 밝혔다.
예를 들어 한 시나리오는 지난 3월 북한의 미그-29 전투기와 조우했던 미국의 전자정찰기 RC-135를 북한 영공에 밀착해 정찰을 벌이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북한이 대응조치로 전투기들을 비상출격시키는 횟수가 잦아지면 그나마 부족한 항공유가 소진된다는 계산이다.
또 미군이 기습적으로 일주일 동안 한반도 주변에서 군사훈련을 벌이면 북한 지도부가 급히 지하벙커로 피신하고 군이 동원되면서 그 과정에서 비축식량이나 식수 등 군사자원이 고갈되도록 강요한다는 내용도 있다.
무기수출을 차단해 북한 정권의 자금줄을 끊고 북한 주민들을 상대로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등의 광범위한 비정규전 전술도 새 작전계획에 포함돼 있다. 그렇게 되면 북한 재정에 주름이 가고, 군의 불만이 높아지며 정권교체를 위한 기반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작계 5030'에 대해 행정부 내 일부 관리들은 "이 계획은 이라크와 마찬가지로 북한 정권교체를 추진하는 강경파들이 북한 군부를 동요시켜 김정일 정권을 무너뜨린다는 전략을 구체화한 것"이라고 평했다.
미국이 지금까지 북한군의 남침도발을 가정하고 한반도 전쟁계획(작계) 5026에서 5029에 이르기까지 제한전 또는 전면전을 대비해 왔다. 그런 의미에서 '작계 5030'은 전쟁 전단계에서 미군이 북한군을 상대로 도발적인 군사행동을 벌이는 것인 셈이다. 그러나 미 군사전문가들은 "이런 전술은 '위험한 도발'로 전면전을 유발할 수 있다"며 "그럴 경우 미국이 전쟁 도발의 책임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2003년07월21일 ⓒ민중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