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화재참사 1주기, 무엇이 변하였는가?
1993년 4월 태국의 한 장남감 공장에서 산업재해로 인하여 188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사실을 우리는 잘 알 고 있습니다. 그리고 2008년 1월 한국에서 40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인하여 사망하였습니다.
1988년 15세 어린 나이에 야간고등학교 입학금을 마련하려던 착한 아들 문송면 군이 영등포 협성계공에서 일한지 3개월 만에 수은 중독에 걸려 결국 죽어야 했습니다. 원진레이온의 이황화탄소 집단 중독이 사회적으로 알려진 것도 1988년의 일입니다.
그런데 과연 오늘 한국사회는 달라졌습니까?
2005년 태국에서 일하러 온 여성노동자들이 노말헥산에 의해 앉은뱅이 병에 걸렸습니다. 2006년, 건강검진을 엉망으로 해서 멀쩡한 노동자가 DMF 중독으로 죽어야 했습니다. 2007년 한국타이어에서 10여명의 노동자가 과로사 등 돌연사로 가족과 이별하였습니다.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으로 죽어간 노동자들이 있었습니다. 2008년 1월 40명이 죽은 바로 그 동네에서 12월에 또다시 노동자들이 같은 사고로 죽어야했습니다.
한 때 산업역군으로 불리던 광산 노동자들은 이제 진폐환자가 되어 연탄재만도 못한 취급을 당하고 있습니다. 매년 10여명의 산재환자들이 치료에 대한 공포와 사회복귀에 대한 불안함으로 비관자살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한국사회는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이 일하기에는 끔찍이도 위험한 곳이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사회이고, 노동조합이 없는 기업은 아무리 큰 회사라도 직업병을 숨기고 은폐하는 사회입니다. 송면이가 죽은 지 20년, 또 다른 노동자에게 죽음이 옮겨갔을 뿐 한국사회는 아직 안전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오늘 청계광장에서 2008년 1월 7일 산업재해로 억울하게 돌아가신 님들과 또한 열심히 일한 죄 아닌 죄로 인하여 노동현장에서 쓰러져간 수 많은 노동형제들을 생각하며 “죽은자를 위한 추모와 산자를 위한 투쟁”을 가슴깊이 새깁니다. 가열차게 투쟁하겠습니다. 고이 잠드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