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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성명] 교육은 청계천에 삽질하는 토목공사가 아니다

작성일 2008.02.01 작성자 대변인실 조회수 2852
[성명] 교육은 청계천에 삽질하는 토목공사가 아니다

대통령직 인수위는 “새 정부는 영어 공교육 계획을 제2청계천 프로젝트로 삼아 국가 경쟁력 발전을 위한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것은 청계천 토목공사를 하듯이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그 독선과 비합리적인 정책의도를 이명박은 아직 대통령취임도 하기 전에 국민의 의견수렴은커녕 공청회도 문을 닫아걸고 영어교육만능에 찬성하는 사람들만 참여시키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벌이고 있다. 이명박 당선인은 “비영어권에서 영어를 잘 하는 나라의 국민들이 잘 산다”, “외국을 다녀보면 영어를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좋은 일자리를 얻느냐, 못 얻느냐가 결정되고 개인 소득도 차이가 난다”고 하면서 교육을 돈벌이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천박한 교육관으로 영어교육만능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영어사교육시장과 해외어학연수시장이 들끓고 있으며 일선 학교의 영어교사와 학생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따라서 이명박 당선인은 영어교육을 제대로 혁신하려면 학부모, 학생, 교사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민주적 절차를 거쳐 추진해야 한다.

30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영어 공교육 완성을 위한 실천 방안 공청회’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가 아니라, 사실상 그들만의 ‘담합회’로 끝났다. 전교조는 초청조차 하지 않았으며 일부 학부모와 교육단체들은 경찰을 동원해 막고 나섰다.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영어전문교사 2만3000명을 채용하고 모든 학생들이 영어에 매달리게끔 4조원을 쓰겠다면서 영어나라 만들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이명박과 이경숙은 한 몸이 되어서 ‘영어 공교육’은 개인과 국가의 경쟁력이라고 떠들고 있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오로지 ‘영어숭배’만 있을 뿐, 영어를 제대로 잘하기 위한 처방은 돈벌이 수단과 있는 자들의 능력을 위한 것일 뿐이다.

사교육 없이도 생활영어를 잘하기 위해서는 먼저 주요 대학의 입시제도를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나 인수위 개편안은 영어능력 평가시험을 2014년 대학입시는 읽기. 듣기로, 2015년부터는 말하기. 쓰기를 추가한다는 것이다. 결국 입시에 필요한 영어 영역이 더 늘어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오로지 더 높은 점수를 위한 사교육의 열풍은 온 나라를 뒤덮을 것이다. 때문에 지금 서민들은 ‘영어 공교육’이 살림을 거덜 낼 주범으로 여기며 불안을 감추지 않고 있다.

우리는 ‘나랏말’을 통해 정신세계를 형성하고 문화를 누리며 생산한다. 세계화와 경쟁력이라는 이름아래 나랏말을 열등하게 취급하고 영어중심으로, 그것도 입시영어 중심으로 몰아가는 것은 얼빠진 짓이며 사학과 사교육의 배를 불려주기 위한 의도가 분명하다. 왜냐하면 영어공교육에 찬성하는 자들의 면면만 봐도 그렇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런 토목공사식으로 영어공교육을 밀어붙이는 것을 결코 인정할 수 없다.

이명박은 진정한 영어공교육이 아니라 영어교육을 철저하게 시장에 내맡기기 위한 정책을 중단하고 장기적이고 전인적 관점에서 교육주체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서 새로운 교육 정책을 내와야 한다.


2008년 1월 3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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