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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성명]저임금노동자들의 최저생계 위협하는 대한상의는 해체하라

작성일 2008.08.14 작성자 대변인실 조회수 3616
[성명]저임금노동자들의 최저생계 위협하는 대한상의는 해체하라

대한항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지난 13일 ‘최저임금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업계의견’이란 제목으로 정부에 건의문을 제출했다. 대한상의의 건의문은 ‘정기적․일률적 성격의 숙식비 및 상여금을 최저임금 산입항목에 포함’, ‘외국인근로자의 생산성을 반영한 최저임금 적용’, ‘최저임금을 정부가 직접 결정’, ‘최저임금 적용기간을 2년으로 확대’ 등을 담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에 대해 재계가 ‘저임금 노동자 생활보호’와 ‘소득분배 개선’이라는 최저임금제도의 취지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최저임금을 대폭 삭감하려는 것으로 강력히 규탄한다. 즉각 철회해야 한다. 정부 또한 정부에 재계의 어깃장에 맞장구쳐서 부화뇌동할 경우 이미 국민들의 신뢰를 상실한 현 정부가 더욱 고립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

대한상의가 최저임금제도 개악안을 정부에 제출한 까닭은 지난 10년간 최저임금인상률이 일반 노동자 임금인상률보다 두 배 이상 높아 기업경영에 부담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사용자들의 이러한 주장은 최저임금제도가 저임금노동자의 생활보호라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 일반 노동자 임금수준, 경제성장률이나 물가인상률, 노동생산성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인상돼야 한다는 취지를 망각한 것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재계는 오늘날 최저임금 현실을 침소봉대하고 있다. 최저임금제도가 처음 도입된 1988년 이후 지난 20년간 최저임금이 6.38배 인상되는 동안 일반 노동자의 정액급여는 6.30배, 국내총생산(GDP)은 6.57배, 국민총소득은 6.63배 늘어나 어느 지표를 비교해도 최저임금 인상수준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외면하고 있다.

대한상의가 제출한 최저임금 개악안은 사용자들이 지난 20년간 주장했던 내용이 총망라된 것으로 그 목적은 최저임금 삭감이다. 정기적․일률적 성격의 숙식비와 상여금을 최저임금에 포함하면 현재 이를 받고 있는 최저임금 노동자들은 상당기간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다. 최저임금 위반을 피할 수 있게 된 사용자들이 임금을 동결하던가 찔금찔금 올릴 것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생산성을 반영한 최저임금 적용도 매우 차별적인 주장이다. 유독 이주노동자들에 대해서만 생산성을 반영하여 최저임금을 정하라는 주장은 인권유린적 발상이다. 더구나 숙박비에 해당되는 기숙사에서 기거하는 노동자들은 대부분 이주노동자들이다. 숙박비 최저임금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될 것이다.

최저임금을 정부가 직접 결정하라는 주장도 현행 최저임금위원회를 없애자는 것이다. 최저임금 논의과정에서 노사간 대립이 격화되고 최저임금이 기업의 지불여건 이외에 공익위원의 성향, 정치적 판단 등에 따라 고율 인상되는 폐단이 없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이다. 이 주장 또한 현실을 매우 왜곡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007-2008년 지난 2년간 정부위원회 중 극히 드물게 사회적 합의를 통해 최저임금을 결정했다. 우리나라처럼 대립적인 노사관계에서 정말 찾기 힘든 사례이다. 공익위원의 성향 때문에 최저임금이 좌지우지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지난 2005년 최저임금법 개정을 통해 노사단체의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하고 있다. 또한 최저임금을 2년에 한 번씩 결정하자는 것도 허무맹랑하다. 대부분의 노동자들의 1년에 한번 임금이 오르고 있는데다 2년에 한번 씩 결정할 경우 2년치를 한꺼번에 올려야 하기 때문에 노사대립만 격화될 것이다.

대한상의의 주장은 그나마 지난 10년간 노동관계법 중 거의 유일하게 진일보한 방향으로 개정된 최저임금법마저 개악하려는 것으로 일고의 가치도 없다. 최저임금이 지나치게 올랐다는 주장도 경제성장률, 일반 노동자 임금인상률과 비교했을 때 사실이 아니며 사용자들의 제도개악 요구안은 오로지 최저임금 삭감에만 혈안이 돼있다는 것이 확인된다. 한국의 사용자들은 그렇지 않아도 물가폭등으로 생계가 막막한 최저임금 노동자들의 생활마저 더욱 궁핍하게 내몰려는 것인가. 최저임금 삭감은 중소기업 살리기가 아니라 오히려 죽이기다. 가뜩이나 내수가 위축되어 경제가 불안하다면서 최저임금까지 깎으면 누가 내수 위주의 중소기업 제품을 구매할 수 있겠는가. 재계는 제 발등 찍기를 당장 중단하라.

2008.8.14.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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