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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문] 연기금 금융투기 중단하고, 사회적 규제 강화하라!

작성일 2008.09.23 작성자 대변인실 조회수 3408
[기자회견문] 연기금 금융투기 중단하고, 사회적 규제 강화하라!
- 사회보장성 연기금의 도박성 금융투기를 즉각 중단하라!
- 연기금의 안정적이고 민주적인 운용을 위한 사회적 규제를 강화하라!

미국 발 금융위기의 여파가 세계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세계금융의 중심지라는 미국 월가는 쑥대밭이 되었고 굴지의 투자은행과 금융기관들이 줄줄이 파산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기금의 해외주식투자 손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리먼브라더스, 메릴린치, AIG 3개 회사에 500억, 공적자금이 투입된 모기지 회사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서 500억의 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국민연금기금은 국내․외 주식에 투자해 -14.41%의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약 6조 697억의 손실을 입었으며(7월 기준), 고용보험기금과 산재보험기금 역시 3천 4백억의 손해를 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한 공무원연금은 8월 기준 1,990억(-23.8%), 같은 기간 사학연금은 2,674억(-20.4%)의 손실을 입었다. 손실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정부의 낙관적 전망과는 달리 금융위기는 더욱 심화되고 있고, ‘도박성 기금운용’을 선도하고 있는 국민연금기금이 올해 말까지 약 7조원을 더 투입해 총 17조원을 해외주식에 쏟아 부을 계획을 감안한다면 시가평가액 손실분은 더욱 커질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손실이 연기금의 목적과 취지를 무시한 채, 오로지 수익률만을 쫒으며 금융시장 부양을 위해 위험투자를 확대해 온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첫째, 국민연금기금을 포함해 각 종 사회보장성 연기금의 도박성 금융투기를 즉각 중단하라.

국민연금기금의 주식투자비중은 꾸준히 증가해왔고, 2012년에는 420조 연기금 총액의 40%인 160조원을 주식에 투자하겠다고 한다. 또한 고용보험기금과 산재보험기금의 주식투자비중 역시 각각 2007년 5%에서 올해 14.77%, 10.0%에서 14.62%로 늘어났다.
탐욕스런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로 이미 주식시장은 금융자본의 이윤을 관철하기 위한 핵심통로로 기능하고 있는데, 단지 ‘수익성’을 높인다는 명목으로 위험투자를 점차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한국증시가 하향곡선을 그릴 때마다 증시를 끌어올리기 위해 연기금이 집중 투입되어왔다. 올해 초에도 재경부는 증시안정을 위해 연기금을 주식시장에 조기 집행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부가 나서서 금융시장을 부양할 수단으로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불안정한 금융시장에서 주식투자확대는 투기일 뿐이다. 특히, 국민의 노후와 고용, 산재 등을 위해 조성된 사회보장성 연기금을 투기판의 판돈처럼 운용해서는 안된다. 손실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밖에 없다.
지금에라도 기금운용에서 절대적 기준으로 작용하고 있는 ‘수익성 원칙’을 폐기하고 도박에 가까운 ‘금융투기’를 중단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금운용은 채권중심으로 안정적으로 투자하고, 일부 주식에 투자하더라도 사회책임투자(SRI)의 기조를 명확히 해야 한다.


둘째, 연기금의 안정적이고 민주적인 운용을 위한 사회적 규제를 강화하라!

국민연금기금을 비롯해 사회보장성 기금은 국민이 낸 보험료로 조성된 기금이고, 노후소득과 실업, 산재 등 국민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소중하고 안정적으로 운영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입자 당사자의 참여와 요구에 기반해 운영되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재 연기금 운용은 실제 기금의 주인인 가입자를 배제한 채, 정부와 금융자본의 이해에 따라 좌지우지되고 있다. 특히 그나마 형식적으로 가입자의 참여가 보장되어있는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마저 가입자 대표성을 부정하고, 민간투자전문가중심으로 재편하려는 개악안이 국회에 제출되어 있다. 기금운용의 안정성 원칙을 강조하는 가입자대표를 내쫓고, 국민연금기금을 금융자본에게 선사하려는 것이다.
국민연금을 더욱 수렁덩이로 몰아넣을 국민연금기금체계 개악안을 즉각 폐기하고, 보다 안정적이고 민주적인 연기금운용을 위해 가입자의 참여보장을 포함해 사회적 규제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구호아래 미국식 신자유주의 금융시스템을 정착시켜온 한국경제가 심각한 패닉상태에 빠져들고 있는 지금, 투기와 도박에 가까운 기금운용으로 국민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정부는 이번 금융위기에 따른 기금손실을 반성과 교훈의 계기로 삼아 연기금운용의 전환기로 삼을 것을 촉구한다. 그리고 엄중히 경고한다. 만일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연기금의 위험한 투기를 계속해서 부추긴다면 더 이상 국민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2008년 9월 22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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