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제는 영화로 말한다. 다양한 이벤트와 즐거운 프로그램도 중요하다. 하지만 좋은 영화를 얼마나 감상할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할 터. 4월 8일부터 열리는 제7회 여성영화제는 그런 점에서 충분히 기대를 걸어도 좋은 영화제다. 여성의 시각으로 폭넓은 세상을 담아 내는 영화가 많기 때문이다. 출품작 총 7개 부문 27개국 90여편 중 주목해도 좋은 영화를 소개한다.
[최희영 기자] 제7회 서울여성영화제는 아르헨티나 감독 루크레시아 마르텔의 <홀리 걸>이 개막작으로 선정된 가운데 접할 기회가 적어 낯설게 여겨졌던 국가의 영화들이 특히 많이 소개된다. 이번 영화제에 소개되는 출품작 중에는 아프리카, 서유럽, 남미 영화들이 많아 지역, 인종, 계층을 뛰어넘은 시선으로 폭넓은 세상을 바라보는 영화제의 기획 의도가 더욱 살아나고 있다.
7개 부문 중 '아시아단편경선'은 서울여성영화제의 얼굴 역할을 해 왔다. 올해는 아시아 지역에서 총 209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그 중 18편의 본선 진출작이 상영된다.
김보정 감독의 <생리해서 좋은 날>은 생리하는 게 번거롭고 귀찮은 딸과 생리가 끝날 무렵의 엄마, 그리고 생리하듯 마음앓이를 하고 있는 아빠의 관계를 담백한 시선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원평 감독의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은 정수기회사의 영업사원과 피아노 조율사와의 일상적인 관계를 통해 인간 관계의 다양한 양상을 보여 준다.
남효주·김상현 공동감독 작품인 <흡년>도 주목되는 영화. 각종 폭력 속에 노출된 흡연 여성의 현실을 생생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아낸 이 작품은 금연 열풍 시대이기 때문에 더욱 주목해야 할 여성의 흡연권을 강조한다. 이밖에도 외국 감독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싱가포르 감독 황 리앤의 <싱가폴 걸>은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라 스튜어디스가 되면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성을 그린다.
'새로운 물결'은 서울여성영화제의 신선한 기운을 표출하는 부문. 이란 감독 마니아 악바리의 <여와 남>은 전통과 가정을 중시하는 이란 사회의 연인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다양한 에피소드로 풀어낸다. 영국 감독 샐리 포터의 < Yes >는 종교, 정치, 성의 차이를 뛰어넘는 미국 여성과 중동 남성의 열정적 사랑에 관한 기록이다.
이스라엘 감독 아낫 주리아의 <결혼선고>는 이혼 투쟁을 벌이고 있는 여성들을 통해 반민주적 삶에 포박 당한 채 숨죽인 여성들을 그린다. 그리스 감독 엘리사벳 크로노폴로의 <엄마를 위한 노래>는 사회저항운동 경력이 있는 엄마와 가족으로부터 버림 받았다고 생각하는 딸과의 갈등과 화해를 통해 자매애의 진정성을 강조한다.
'영 페미니스트 포럼' 부문의 출품작들은 발칙해서 더욱 주목되는 영화들이 많다. 호주 감독 케이트 숏랜드의 <아찔한 10대>는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 성을 수단으로 살아가는 법을 터득한 소녀의 삶을 통해 여성과 사회의 소통 방식을 보여 준다. 네덜란드 감독 안네케 더 린트 반 베인하르덴의 <소녀백서>는 사춘기 여성들의 고민과 갈등을 솔직한 태도로 보여준다.
이밖에도 '여성영상공동체' 부문에서는 세상의 바닥에서 낮은 숨을 쉬고 있는 여성들의 현실을 단단한 시선으로 바라볼 기회를 제공한다. 이현정·이안숙 공동감독의 <여자와 돈에 관한 이야기>, 미국 감독 미스텔 브라베의 <고속도로 창녀들>, 대만 감독 차이 충룽의 <공창묵시록> 등은 성매매 여성들의 ‘납작한’ 현실을 응시하게 만든다.
[최희영 기자] 제7회 서울여성영화제는 아르헨티나 감독 루크레시아 마르텔의 <홀리 걸>이 개막작으로 선정된 가운데 접할 기회가 적어 낯설게 여겨졌던 국가의 영화들이 특히 많이 소개된다. 이번 영화제에 소개되는 출품작 중에는 아프리카, 서유럽, 남미 영화들이 많아 지역, 인종, 계층을 뛰어넘은 시선으로 폭넓은 세상을 바라보는 영화제의 기획 의도가 더욱 살아나고 있다.
7개 부문 중 '아시아단편경선'은 서울여성영화제의 얼굴 역할을 해 왔다. 올해는 아시아 지역에서 총 209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그 중 18편의 본선 진출작이 상영된다.
김보정 감독의 <생리해서 좋은 날>은 생리하는 게 번거롭고 귀찮은 딸과 생리가 끝날 무렵의 엄마, 그리고 생리하듯 마음앓이를 하고 있는 아빠의 관계를 담백한 시선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원평 감독의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은 정수기회사의 영업사원과 피아노 조율사와의 일상적인 관계를 통해 인간 관계의 다양한 양상을 보여 준다.
남효주·김상현 공동감독 작품인 <흡년>도 주목되는 영화. 각종 폭력 속에 노출된 흡연 여성의 현실을 생생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아낸 이 작품은 금연 열풍 시대이기 때문에 더욱 주목해야 할 여성의 흡연권을 강조한다. 이밖에도 외국 감독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싱가포르 감독 황 리앤의 <싱가폴 걸>은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라 스튜어디스가 되면서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성을 그린다.
'새로운 물결'은 서울여성영화제의 신선한 기운을 표출하는 부문. 이란 감독 마니아 악바리의 <여와 남>은 전통과 가정을 중시하는 이란 사회의 연인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을 다양한 에피소드로 풀어낸다. 영국 감독 샐리 포터의 < Yes >는 종교, 정치, 성의 차이를 뛰어넘는 미국 여성과 중동 남성의 열정적 사랑에 관한 기록이다.
이스라엘 감독 아낫 주리아의 <결혼선고>는 이혼 투쟁을 벌이고 있는 여성들을 통해 반민주적 삶에 포박 당한 채 숨죽인 여성들을 그린다. 그리스 감독 엘리사벳 크로노폴로의 <엄마를 위한 노래>는 사회저항운동 경력이 있는 엄마와 가족으로부터 버림 받았다고 생각하는 딸과의 갈등과 화해를 통해 자매애의 진정성을 강조한다.
'영 페미니스트 포럼' 부문의 출품작들은 발칙해서 더욱 주목되는 영화들이 많다. 호주 감독 케이트 숏랜드의 <아찔한 10대>는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 성을 수단으로 살아가는 법을 터득한 소녀의 삶을 통해 여성과 사회의 소통 방식을 보여 준다. 네덜란드 감독 안네케 더 린트 반 베인하르덴의 <소녀백서>는 사춘기 여성들의 고민과 갈등을 솔직한 태도로 보여준다.
이밖에도 '여성영상공동체' 부문에서는 세상의 바닥에서 낮은 숨을 쉬고 있는 여성들의 현실을 단단한 시선으로 바라볼 기회를 제공한다. 이현정·이안숙 공동감독의 <여자와 돈에 관한 이야기>, 미국 감독 미스텔 브라베의 <고속도로 창녀들>, 대만 감독 차이 충룽의 <공창묵시록> 등은 성매매 여성들의 ‘납작한’ 현실을 응시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