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남녀불평등조사’58개국 중 54위 이슬람권 수준 ‘경악’
아태지역 13개국 순위도 최하위…정치·경제분야 여성인력 늘려야
[황훈영 기자]국제사회에서 평가받는 한국의 양성평등 수준은 늘 꼴찌다. 스위스의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 16일 발표한 ‘여성의 권리 : 남녀 불평등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이집트와 터키, 파키스탄과 요르단에 이어 최고 낮은 점수를 받았다.
세계 58개국 중에서 54위를 기록, 남녀평등지수가 여권탄압으로 악명 높은 이슬람 국가들과 같은 수준이라는 수치스런 보고가 나온 것이다. 게다가 아시아태평양 국가에서 한국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꼴찌라는 보고까지 나와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마스터카드 인터내셔널은 최근 아태지역 13개국 중 한국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5월 유엔개발계획(UNDP)이 보고한 자료에서도 한국의 여성권한척도(GEM)는 68위를 차지했다. 여성권한척도란 여성국회의원 수, 행정관리직·전문기술직 여성비율, 남녀소득차를 기준으로 여성의 정치·경제·정책과정의 참여도를 측정한 지수다.
WEF 보고서에 따르면 OECD 30개국과 28개 신흥시장 국가들을 대상으로 ▲경제활동 참여도 ▲경제활동 기회 ▲정치적 권리 ▲교육적 성취 ▲보건과 복지 등 5개 평가항목에 따라 분석한 결과, 한국의 평점은 7점 만점에 3.18을 받았다. 부문별로 보면 보건과 복지가 27위, 경제활동 참여도 34위, 교육활동 성취도 48위, 경제활동 기회 55위로 평가됐으며 정치적 권리는 56위로 평가항목 중 가장 낮았다.
스웨덴과 노르웨이·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이 1위부터 3위를 차지했고, 중국은 33위, 일본은 38위를 기록했다. 이같이 북유럽 국가들이 양성평등 성취도에서 상위권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국가가 적극적으로 남녀평등정책을 추진하고, 이를 통해 여성의 실질적 지위 향상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들 국가에서는 정책결정과정에 여성의 참여가 50% 수준을 이루고 있어 양성평등 시각으로 국가정책이 결정된다는 것.
마스터카드 인터내셔널은 아태지역 13개 국가를 상대로 ▲여성노동참가율 ▲대학교육 정도 ▲관리직 비율 ▲평균이상 소득 등 4개 항목으로 나눠 남녀평등 정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이 평점 45.5점으로 꼴찌를 차지했다.
한국은 여성노동참가율과 대학교육 정도에 있어서는 70점대를 기록한 반면, 관리직 비율과 평균소득 측정에서는 꼴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낮은 수치를 받은 것은 대학교육 정도는 높지만, 그 인력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여성노동력이 비정규직과 경제적 수치로 환산되지 않는 가사노동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태국(92.3)과 말레이시아(86.2)는 여성의 사회경제적 진출이 남성과 동등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고됐다. 말레이시아는 관리직 진출(119.4)에서 여성 고위 경영인이 남성보다 많았고, 태국은 여성의 대학교육 정도가 131.9로 나왔다.
헤드릭 왕 마스터카드 아태 경제고문은 “경제분야에서 여성참여가 광범위하게 이뤄질수록 경제성장을 확대시킬 수 있다”면서 “여성의 능력과 재능을 적극 활용하지 못하는 사회는 그만큼 사회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은 WEF 보고와 관련 지난 18일 성명서를 내고 “우리 나라가 54위라는 부끄러운 수치를 기록한 것은 바로 선진한국을 이루기 위해 가장 시급하게 정치분야에서 여성참여 비율을 높이라는 주문”이라며 “당장 내년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2.2%에 불과한 기초의원 여성비율을 50%로 끌어올리기 위해 제도개선은 물론 여성후보 발굴 등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마이뉴스 <kwau@women21.or.kr>
아태지역 13개국 순위도 최하위…정치·경제분야 여성인력 늘려야
[황훈영 기자]국제사회에서 평가받는 한국의 양성평등 수준은 늘 꼴찌다. 스위스의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 16일 발표한 ‘여성의 권리 : 남녀 불평등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이집트와 터키, 파키스탄과 요르단에 이어 최고 낮은 점수를 받았다.
세계 58개국 중에서 54위를 기록, 남녀평등지수가 여권탄압으로 악명 높은 이슬람 국가들과 같은 수준이라는 수치스런 보고가 나온 것이다. 게다가 아시아태평양 국가에서 한국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꼴찌라는 보고까지 나와 충격을 더해주고 있다. 마스터카드 인터내셔널은 최근 아태지역 13개국 중 한국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5월 유엔개발계획(UNDP)이 보고한 자료에서도 한국의 여성권한척도(GEM)는 68위를 차지했다. 여성권한척도란 여성국회의원 수, 행정관리직·전문기술직 여성비율, 남녀소득차를 기준으로 여성의 정치·경제·정책과정의 참여도를 측정한 지수다.
WEF 보고서에 따르면 OECD 30개국과 28개 신흥시장 국가들을 대상으로 ▲경제활동 참여도 ▲경제활동 기회 ▲정치적 권리 ▲교육적 성취 ▲보건과 복지 등 5개 평가항목에 따라 분석한 결과, 한국의 평점은 7점 만점에 3.18을 받았다. 부문별로 보면 보건과 복지가 27위, 경제활동 참여도 34위, 교육활동 성취도 48위, 경제활동 기회 55위로 평가됐으며 정치적 권리는 56위로 평가항목 중 가장 낮았다.
스웨덴과 노르웨이·아이슬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이 1위부터 3위를 차지했고, 중국은 33위, 일본은 38위를 기록했다. 이같이 북유럽 국가들이 양성평등 성취도에서 상위권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국가가 적극적으로 남녀평등정책을 추진하고, 이를 통해 여성의 실질적 지위 향상이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들 국가에서는 정책결정과정에 여성의 참여가 50% 수준을 이루고 있어 양성평등 시각으로 국가정책이 결정된다는 것.
마스터카드 인터내셔널은 아태지역 13개 국가를 상대로 ▲여성노동참가율 ▲대학교육 정도 ▲관리직 비율 ▲평균이상 소득 등 4개 항목으로 나눠 남녀평등 정도를 조사한 결과, 한국이 평점 45.5점으로 꼴찌를 차지했다.
한국은 여성노동참가율과 대학교육 정도에 있어서는 70점대를 기록한 반면, 관리직 비율과 평균소득 측정에서는 꼴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낮은 수치를 받은 것은 대학교육 정도는 높지만, 그 인력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여성노동력이 비정규직과 경제적 수치로 환산되지 않는 가사노동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태국(92.3)과 말레이시아(86.2)는 여성의 사회경제적 진출이 남성과 동등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고됐다. 말레이시아는 관리직 진출(119.4)에서 여성 고위 경영인이 남성보다 많았고, 태국은 여성의 대학교육 정도가 131.9로 나왔다.
헤드릭 왕 마스터카드 아태 경제고문은 “경제분야에서 여성참여가 광범위하게 이뤄질수록 경제성장을 확대시킬 수 있다”면서 “여성의 능력과 재능을 적극 활용하지 못하는 사회는 그만큼 사회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은 WEF 보고와 관련 지난 18일 성명서를 내고 “우리 나라가 54위라는 부끄러운 수치를 기록한 것은 바로 선진한국을 이루기 위해 가장 시급하게 정치분야에서 여성참여 비율을 높이라는 주문”이라며 “당장 내년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서 2.2%에 불과한 기초의원 여성비율을 50%로 끌어올리기 위해 제도개선은 물론 여성후보 발굴 등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마이뉴스 <kwau@women21.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