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보 1배, 天심을 부르는 기륭전자 노동자의 民심
260여일째 장기투쟁 "이제는 목숨을 건 투쟁이다"
윤보중 기자
기륭전자 분회 노동자들이 금천구청에서부터 서울지방노동청 관악지청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비정규직 차별과 기륭전자 내 노조탄압을 시민들에게 알려내는 삼보일배 행진을 했다.
이들은 앞서 10시경 금천구청 앞에서 모여 40분가량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기륭노동자들은 "금천구청의 한인수 구청장은 1년 가까이 기륭전자 노동자들의 투쟁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노동자들의 면담 요청마저 거부한" 금천구청장을 향해 규탄의 야유를 보냈다.
이어 11시경부터 시작된 삼보일배에는 기륭전자 노동자들과 연대하기 위해 참석한 민주노동당, 하이스코 노조,한국합섬 노조, KM&I,사회진보연대 등 20개 시민사회 단체와 노동단체들이 참여해 함께했다.
삼보일배가 진행되는 동안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간혹 유인물을 거부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호의적으로 노동자들의 주장에 귀를 귀울였다.
회사를 다니다 퇴직 후 경비직을 하고 있다는 장광훈(65,남)씨는 "악법은 고치는 것이 당연하다"며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현행 제도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이어 장씨는 "고용불안이 무엇이냐 ? 그것은 최소한의 삶의 조건인 밥그릇마저 지켜주지 않는 것이다"고 말하며 3보 1배중인 노동자들의 마음에 공감을 보냈다.
또한 노점상을 운영하는 김삼의(69,남)씨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가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가족을 먹여살려야 하는데 무조건 해고 시켜버리면 되겠느냐"며 사측의 일방적 정리해고와 기업의 윤리의식 부재를 비판했다.
3보 1배 행진의 도착점은 서울지방 노동청 관악지청.이 곳에서도 역시 노동자들의 성토는 멈추지 않았다. 이들은 "불법 파견의 정규직화를 거부하고, 위장도급을 조장한 노동부 관악지청의 무책임과 무능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날 모든 행사가 끝나갈 무렵,김종철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가 방문해 관악지청 앞에서 기륭전자 노동자들로부터 비정규직 노동자의 문제들을 듣는 짧은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종철 후보는 "요즘 돌아다니면서 많은 분들의 아픔과 설움을 듣고 있는데, 생각해보니 그 분들이 대부분 여성이었다"면서 "차별과 착취의 최종 피해자는 늘 여성인 것 같다"며 여성노동자의 현실에 유감을 표했다.
이에 기륭전자 노동자 박행란씨는 "이 사회가 여성을 너무 학대한다"고 말하고 "출산률 낮다고 높으신 분들이 걱정을 많이 하는데 이렇게 비정규직 노동자로 최저임금도 겨우 받아가며 살아보면, 어떤 여자들이 애를 낳고 싶겠느냐"며 삶의 조건이 개선되지 않는 현실을 비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