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틀어막고 물끊는다고 쌍용차 사태 해결되나
공장 봉쇄와 단수, 연대단체 음해로는 투쟁열기 못 식혀
쌍용자동차에 공권력이 재배치되는 등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급작스런 단수조치로 공장 안에서는 물을 마실 수도 없다. 쌍용자동차 투쟁을 지지하며 함께 싸우고 있는 연대단체에 대한 음해도 도를 넘어선 지 오래다. 민주노총은 공권력 투입과 같은 최악의 사태는 오히려 문제해결을 가로막을 것임을 경고하며, 지금이라도 정부가 나서 ‘공권력’이 아닌 ‘공적자금’ 투입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지난 6월26일 대대적인 용역깡패 투입과 함께 배치됐다가 물러갔던 공권력이 7월1일 금속노조 집회를 앞두고 다시 쌍용차 공장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이와 동시에 회사 쪽이 30일 밤 평택공장 물탱크를 파손해 물마저 끊길 지경이다. 지난 26일과 27일 용역깡패의 공장난입을 위해 회사가 사용한 돈이 28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어마어마한 거금을 ‘깡패 동원’에 쏟아 부은 것으로도 모자라 물까지 끊겠다니, 도대체 회사에게는 ‘상식’이란 게 있기나 한건가. 합법적인 신고절차를 밟아 공지된 금속노조 집회를 앞두고, 경찰은 집회장소인 평택공장 앞을 원천봉쇄하고, 지역에서 상경하는 조합원 탑승 버스를 아무런 근거도 없이 톨게이트 등에서 막아서기도 했다. 법 지키라고 있는 경찰이 이렇게 불법을 일삼아도 되는가. 경찰청장은 입이 있으면 답해보시라.
쌍용자동차지부에 연대하고 있는 단체에 대한 음해도 도를 넘어섰다. 쌍용자동차지부 조합원들이 소속된 금속노조를 ‘외부세력’이라고 하는 데에는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쌍용자동차지부의 공식 명칭은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다. 다시 말해 쌍용자동차 그 자체로 하나의 개별 노동조합이 아니라, 금속산업 노동자들이 만든 산업별노조인 금속노조의 여러 지부 중 하나인 것이다. 따라서 정확히 말하자면 금속노조가 제3자 입장에서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금속노조가 바로 당사자가 되는 셈이다. 금속노조 문제에 금속노조가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법에 가장 엄격해야 할 검찰마저 이를 오인하는 것은 산업별노조에 대한 이해 부족이 심각하기 때문이던가, 아니면 금속노조를 음해하기 위해 정치적 공격수단으로 삼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연대’라는 것은 애초 ‘남의 일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같은 뿌리의 문제를 함께 푸는 것’이다. 쌍용자동차 사태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의 고용문제일 뿐만 아니라, 해외매각과 구조조정, 회사와 정부의 천박한 노조관 등이 집약된 사안이다. 많은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쌍용자동차 투쟁에 함께 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오는 7월4일 대규모 전국노동자대회 개최를 앞두고 있다. 이 노동자대회는 쌍용자동차 문제 해결을 핵심 요구로 하고 있는 집회다. 회사와 정부에 분명히 경고하건데, 혹여 공권력 투입이나 단수 등을 통해 노동자들을 굴복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민주노총은 7월4일 노동자대회까지 가는 과정에서 쌍용자동차 사태 해결을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대회 이후에도 결코 연대의 끈을 놓지 않고 끝까지 함께 싸울 것이다.
2009년 7월 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