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쇄신과 발전을 위한 대중조직의 역할과 총선 대응' 토론회 열려
정인미 기자naia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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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등 내홍을 겪고 있는 민주노동당의 쇄신과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된 '민주노동당
쇄신과 발전을 위한 대중조직의 역할과 총선 대응' 토론회가 21일 열렸다.
최근 민주노동당 비대위의 '혁신-재창당안'이 "대중운동
거리를 두는 우경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로 시작된 이날 토론회는 당의 혁신과 재도약을 위해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학생 등
배타적 지지세력과의 깊은 연대를 통해 계급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참석자들은 현재 민주노총에서 '배타적
지지 철회'와 관련된 논의가 대중조직 분열을 초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민주노동당이 배타적 지지세력에게 의존하던
기존 틀에서 벗어나야 새로운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발제에 나선 소통과혁신연구소 정성희 소장은 "현장의 기층조직을
부지런히 꾸리고 일상적인 정치활동을 통해 유기적관계를 도모하고 발전시켜야 했는데, 민주노총이 민주노동당 집행부처럼 되어 있는 경향이 많았다"며
"현장 분회가 형식화되고 재기능을 못한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 당원 다수가 민주노총 조합원으로 당내
지지기반임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현장분회 자체가 조직화되지 못하고 형식화 돼 노동노동자 정치세력화에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노동자들 정치적 참여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혁신과제""
최근 탈당을 선언한 단병호 의원이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가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지적한 것과는 달리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 비롯한 대중조직들과의 강한 연대를 통해 기층조직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면서 다양한 연대방향을 제시했다.
김인식 다함께 운영위원은 민주노동당의 성장에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방침이 동인이 되었다는 점을 분명히하면서 "총연맹 차원에서 '배타적 지지여부'를 안건으로 올리는 것은 좋지만 분열로 이어진다면 안하는 것이
낫다. 당장 결정하지 않더라도 총연맹 이하 단위 노동조합까지 토론을 거쳐 무리하지 않게 추진하는 것이 나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노동당 최창준 성동구 위원장은 지난 선거에서 성동구 지역은 한양병원 조합원들이 거주하는 곳에서 표가 많이 나왔다는
사례를 제시하면서 "노동자, 농민이 중심에 서야 민주노동당이 힘있게 돌아갈 수 있다. 노동자들의 정치적 참여를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
혁신과제"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민주노총 결의 때문에 결합한 당원들은 전화 한 통에도 귀찮아하는 경우도 꽤 많다. 매일 투표나
모금을 해달라고 부탁만 하러 간다면 열성적인 당원들도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조합원 스스로의 참여를 높여 현장에서 진보정치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위해 민주노동당의 의의와 역사, 진보정당이 승리해야 하는 이유, 당 활동의 방향 등 정치적 현안에 대해
토론하고 조합원들의 정치의식화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정치일꾼'을 세우는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일부
참석자들은 지난해 보건의료노조에서 정규직 임금인상의 일부를 비정규직에게 돌려 3천명의 정규직화를 만들어냈던 사례와 같이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이
협력을 통해 '모든 산별연맹 차원에서 정규직 임금인상의 50%를 비정규직을 위해 내놓는 방안' 등의 구체적인 연대사업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송재영 군포시위원장은 "민주노총에서 대중적 힘을 가지고 국민여론을 장악할 수 있도록 민주노총을 지도하고, 어떻게 대중적
흐름을 만들어 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가장 대중적인 것이 가장 혁명적인 것이라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민주노동당
혁신비대위 방석수 상황실장은 "민주노총당 극복하자는 것은 옳은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하고,민주노총 당과의 관계는 거리를 둘 일이 아니라 더욱
깊어져야 한다. 친북당 이미지 극복 역시 북쪽과 멀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통합된 단일 진보정당으로 나가기 위해 각각의 대중조직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방 상황실장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한 뒤, "대중조직이 단순이 투쟁하고, 당은 당순히 반영하는 일차적 관계에서
벗어나 더 풍부해야 한다"며 투쟁형태의 단순성을 극복하고, 대중운동과 정당운동의 차이점을 인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거대한 소수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단병호 의원, 잘못된 잣대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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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오후에 열린 민주노동당 사수 강화를 위한 긴급좌담회에 참석한 민주노총 이영희 정치위원장이 '정치세력화 실패'를 이유로 탈당을 선언한 단병호 의원을 비롯한 노회찬, 심상정 의원을 향해 "잘못된 잣대를 들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영희 정치위원장은 "우리는 언론에 뜨는 스타 의원이 되라고 (국회에)보낸 것이 아니"라며 "민중속에 들어가서 텃밭을 일구고 지키는 민중의원이 되라고 한 것인데 스타 의원이 돼 잘 안보이는 것이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이 정치위원장은 민주노동당은 의원 개인의 얼굴이 아니라 민주노총 대표자로써 그들을 선택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하면서 "'거대한 소수'가 원내 전략이었는데, 비슷하게 한 사람은 강기갑 의원정도 밖에 없다"고 일축하면서 "단병호 의원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우수 의원은 됐을지 몰라도 민중들한테는 우수한 의원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엉뚱하게 잘못된 잣대를 들고 잘못된 평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시험공부에 비유하면서 "평상시에 예습복습을 못했으면 시험전에 합숙훈련이라도 해야 하는데, 그것에 가장 반대한 것이 심상정, 노회찬, 단병호 의원이었다"며 "이런 것에 대한 한마디 평가 없이 실패라고 말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진보가치를 담을 수 없어서 나간다고 하는데 어떤 가치를 담을 수 없어서 나가는 건지 묻고 싶다. 오히려 현장에서는 솔직하게 '선수들이 나가서 따라나갈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며 한마디로 "구차하다"고 표현했다.
그는 이어 "민주노동당에 '노동'이 없게 만든 사람들이 그 사람들이다"라며 "우리의 별거 기간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 아름답게 헤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1500만 노동자 중 조직된 노동자는 10%에 불과하고 비정규직 악법의 통과를 막기위해 총파업을 20번도 넘게 했지만 국민들은 오히려 이기적이라고 오해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노동전략을 못세운 것이다. 왜 의원들은 장투사업장에서 숙식을 같이하면서 투쟁에 나서지 못했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