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쌍용차 살인진압은 대국민 선전포고
오늘(5일) 오전 감행된 경찰의 진압작전으로 쌍용차 평택공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경찰의 이성 잃은 살인진압을 강력히 규탄하며, 자칫 죽음을 부를 공권력 투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경찰과 구사대 합동으로 진행된 이번 진압작전은 인명과 인권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무자비하게 진행됐다. 컨테이너를 매달은 크레인과 물대포, 최루액, 테이저건 등을 동원한 무리한 공격 과정에서 2명의 노동자가 조립공장 옥상에서 추락해 부상을 입었으며, 그 중 한 명은 3-4번 척추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총 23명이 연행됐으며, 이들 중 7명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미 저항을 포기한 조합원에게도 서너명씩 달라붙어 화풀이식 집단폭행을 한 뒤 연행했다. 시급한 치료를 요하는 부상자를 한 시간 넘도록 방치했다. 인화물질이 가득한 도장공장 인근 곳곳에서 불길이 치솟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발생했지만 진화는 뒷전이었다. 대한민국 경찰이 언제부터 인명은 도외시하고 구사대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쌍용자동차의 사병이 됐나.
쇠파이프와 각목, 대형 새총, 화염병 등을 지급받은 구사대도 아무 거리낌 없이 폭력을 휘두르며 공장 안팎에서 폭도처럼 행세했다. 시민단체와 정당, 종교단체 등이 평화적 사태해결을 요구하며 설치한 농성천막은 구사대가 휘두르는 쇠파이프에 박살났다. 비무장 상태인 시민들을 폭행하며 짓는 비웃음 속에는 살의마저 묻어났다. 대낮에 벌어진 구사대의 폭력행사에 대한 뒷짐 진 경찰의 수수방관은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경찰의 진압작전은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원하는 쌍용차 노동자들과 가족, 수많은 노동-인권-종교-시민단체와 국민들의 간절한 바람을 철저하게 외면하는 행위다. 옥쇄파업 중인 조합원들이 집결해 있는 ‘화약고’ 도장2공장에 대한 공권력 투입마저 감행될 경우, 이는 용산참사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심각한 대참사로 이어질 수 있음은 이미 수차례 경고한 바와 같다.
민주노총은 쌍용자동차에 대한 강제진압을 전체 노동자는 물론 국민을 향한 선전포고로 간주하며, 보다 전면적인 이명박 정권 퇴진투쟁에 돌입할 것임을 엄중히 밝힌다. 대통령이길 포기한 이명박은 오늘 쌍용차 노동자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과 분노, 슬픔을 다시 그대로 돌려받을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2009년 8월 5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