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정리해고-살인진압-강압수사가 부른 한 노동자의 자살시도
지난 20일 발생한 쌍용차 조합원 자살기도는 사측과 정부-경찰이 벌이고 있는 노조말살이 부른 비극이다. 민주노총은 ㅊ 조합원의 쾌유를 빌며, 파업참가 조합원 모두를 죽음으로 내몰려는 노사합의 위반을 즉각 중단할 것을 정부경찰과 사측에 촉구한다.
ㅊ조합원이 자살을 시도한 이유을 짐작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다. ㅊ 조합원은 쌍용차지부의 옥쇄파업에 참가했다가 8월5일 심리불안과 건강악화를 이유로 먼저 농성장을 나섰고, 그 뒤 지금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다고 한다. 하지만 경찰은 파업종료와 동시에 ㅊ 조합원을 2-3차례 소환하며 강압적인 수사를 벌였다. 진단서를 첨부해 호소도 해보고 항의도 해봤지만 경찰은 막무가내였다. 가족과 동료의 말에 따르면, 그렇지 않아도 정리해고와 살인진압으로 심각한 불안증세를 보여온 ㅊ 조합원이 강제로 벌어지다시피 하는 경찰수사로 매우 힘들어 했다고 한다. 쌍용차 노동자에 대한 경찰의 살인진압은 파업이 끝난 오늘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진압 당시부터 노골적으로 진행됐던 회사와 경찰의 '불법 공조'는 노사합의가 이뤄지고 파업이 종료된 지금도 한 치의 다름도 없이 반복돼고 있다. 회사는 합의사항 중 하나였던 '민형사상 고소고발 취하'를 이행하지 않고 있으며, 실무협상 과정에서도 기 합의내용을 자신들이 유리한대로 일방적으로 뒤집는 등 사실상 신의성실 원칙을 집어던진 상태다. 최근에는 법정관리인이 장관 앞에 머리를 조아리며 '민주노총 탈퇴를 추진하겠다'는 실정법 위반 발언까지 내놓았다. 경찰 역시 '자진해산 시 선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고 대량구속과 강압수사, 줄소환, 손배청구 등을 일삼고 있다. 누가 봐도 '노사합의 후속조치'가 아닌 '노조파괴 공작'이다.
옥쇄파업에 참여했던 많은 조합원들이 파업 이후에도 공황장애와 불안증세 등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열린 '쌍용차 살인진압 증언대회'에서 한 조합원은 "지금도 귓전에 헬기 소리가 울려 잠을 이룰 수 없다. 선잠이 들었다가도 소스라치게 놀라며 깨는 모습을 보이면 아내까지도 고통스러워 한다."고 했다. 대낮에 경찰차만 지나가도 어지러워 쓰러지고, 그런 아빠를 보고 창 밖 경찰차에 장난감 총을 쏘며 자기가 아빠를 지켜주겠다고 하는 아이들을 보며, 더 큰 슬픔을 느껴야 하는 것이 지금 쌍용차 노동자들이다. 경찰은 이런 노동자들을 모조리 조사대상으로 정하고, 병원치료와 진단서도 따지지 않은 채 과잉수사를 펼치고 있다. 회사는 파업에 참가했던 비해고자들까지도 대기발령한 것으로도 모자라, 복귀를 위해서는 회사가 제시하는 3개월짜리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는 식의 으름장을 놓고 있다. 도대체 경찰과 회사는 '인륜'이란 단어의 뜻을 알기나 하는가.
민주노총은 치료가 필요한 모든 노동자들을 즉각 석방하고, 이들에 대한 반인도적 강압수사를 당장 중단할 것을 정부에 요구한다. 아울러 반인권 살인진압과 강압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조현오 경기경찰청장을 즉각 파면하고, 쌍용차 정상화를 위해 노사가 힘겹게 이룬 합의가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도록 사측에 대한 성실한 실무교섭 지도와 정부 차원의 회생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쌍용차에서 벌어진 살인진압과, 지금 이 시간에도 벌어지고 있는 반인권적 과잉수사는 절대로 잊혀지지 않는 이명박 정권의 과오로 남을 것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역사는 단 한 번도 폭정을 용서한 적이 없다. 그리고 이는 이명박에게도 마찬가지다.
2009년 8월2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