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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성명]유연근무제 도입 중단하라!

작성일 2010.02.19 작성자 대변인 조회수 5586
 

[성명]

‘유연근무제’ 도입 중단하라!

 

정부가 어제(18일) 제2차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2010년 여성고용대책의 일환으로 ‘유연근무제 확산방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한국이 OECD국가들에 비해 단시간근로 비율이 낮은 점을 개선하고 육아 등의 문제로 경력이 단절되는 것을 예방하는 등 유연근무제를 통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공공부문에서 먼저 도입하고 점차 민간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것이 정부의 계획이다.  

정부가 내놓은 ‘유연근무제’는 여성고용의 근본적 문제를 외면함으로써 남녀 간 고용격차를 더 악화시키고 저임금 파트타임 노동을 양산할 공산이 크다. 한국 여성들은 49%라는 낮은 경제활동 참가율과 남성노동의 66% 정도에 불과한 저임금으로 고통 받고 있다. OECD 최하위 수준이다. 실업이 심각한 가운데 2010년 1월 현재 전체 실업률은 1.4% 또 증가했고 여성 실업률은 두 배 이상 급증했다. 고용의 질 역시 매우 낮다. 전체 여성노동자 중 비정규직 비중은 남성에 비해 월등히 높고, 비정규직여성의 임금은 남자 정규직의 36.7%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는 ‘유연근무제’로 실업률을 줄이고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도 높일 수 있다고 했지만, 잘해야 수치놀음에 그칠 뿐이다. 전일제 정규직 일자리를 단시간 일자리로 쪼갬으로써 겉보기엔 일자리를 늘렸다는 생색을 낼 수는 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비정규직노동과 그에 따른 각종 차별이 만연하고 이를 억제할 제도도 미약한 조건에서는 결국 정상적인 일자리를 퇴출시키고 나쁜 일자리만 양산시키는 결과만 초래할 수 있다.  

여성고용정책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비정규직을 억제 축소하고 임금격차 등 차별을 해소해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동시에 일과 가정생활의 양립을 위해서는 육아문제 등을 여성이 아닌 사회 전체 차원에서 책임지는 복지증대가 선행돼야 한다. 또 채용과 승진 상의 차별 역시 우선 시정돼야 한다. 여성노동의 경력이 단절되는 주요한 이유는 가사 및 육아부담, 남녀 간 임금격차, 채용과 승진에서의 차별이다. 때문에 ‘유연근로제’만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 일자리 창출, 경력유지 등의 문제가 모두 풀려 갈 거라는 정부의 얘기는 기만이나 다름없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선 노동시간 단축이 필요하다. 그러나 충분한 생활임금을 보장한 가운데 장시간 노동을 줄여서 양질의 신규일자리를 만들자는 것이지 있는 일자리를 저임금 단시간노동으로 쪼개 대체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대표적으로 대학의 시간강사가 바로 단시간노동자에 해당되는데 이들은 정교수에 비할 수 없는 저임금과 신분불안에 시달려온 대표 직군이다. ‘유연근무제’의 미래도 이렇지 않으리란 보장이 전혀 없는 게 지금 우리의 노동현실이다. 부조리한 현실을 악화시키고 고작 정부의 고용정책 과시에나 쓸모가 있을 뿐인 ‘유연근무제’ 도입은 중단돼야 한다.

2010.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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