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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노동조합이 있었다면 죽음만은 막을 수도 있었다-또 하나의 무덤 삼성

작성일 2011.01.13 작성자 대변인 조회수 3828

[논평]
노동조합이 있었다면 죽음만은 막을 수도 있었다

- 또 하나의 무덤 삼성 -

 

삼성전자에서 또 한 명의 노동자가 죽었다. 외형상 사인은 자살이지만 그는 병들어 죽었다. 그를 희생시킨 몹쓸 병은 바로 삼성병이다. 최근 잇달아 죽음에 이른 삼성의 백혈병 노동자들의 근본적 사인도 삼성병이다. 그 증상은 조직에 대한 복종과 과로를 강요하는 억압적 노동규율과 무노조 경영이다. 이 병은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고 노동자를 병들게 한다. 삼성병은 돈만 더 주면 그만이라는 우리사회의 팽배한 물신주의를 숙주삼아 창궐하고 있다.  

고인은 그 어디에도 하소연할 곳이 없이 병들어갔다. “제가 어떻게 일하는지 아세요…”라고 호소했지만 가족들조차 초일류기업으로 포장된 삼성의 치명적 위험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만큼 삼성은 철저히 자신들의 잔혹한 치부를 감춰왔다. 그 치명적 위험을 고발할 수 있는 것은 노동조합이지만 삼성의 무노조 경영은 너무도 당당하게 헌법의 노동3권을 비웃고 있다.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동은 본질상 임금노예의 그것이나 다름없다.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의 인권선언이며 권리장전이다. 노동조합이 있었다면 죽음만은 막을 수도 있었을지 모른다. 올해 7월 복수노조가 허용된다. 이 변화는 특히 삼성에 의미 있는 시점이 될 것이며, 우리는 그 이후를 주목하고 있다. 죽음의 신화를 감춘 삼성의 무노조 경영은 이제 중단돼야 한다. 노동을 존중하지 않는 경영은 기업의 근원을 파괴하는 냉혹한 독재일 뿐이다.  

최근 이건희 삼성 회장은 일본을 더 따라 배워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일본사회는 활력을 잃고 시들어가고 있다. 우에하타 데쓰노조라는 일본의사는 최초로 ‘과로사’라는 개념을 제시했고, 20년 이상 일본과 아시아에서 근무한 패트릭 스미스라는 저명한 언론인은 “과로사는 일본체계의 특이한 종합을 보여주는 예”라고 했다. 삼성은 무분별한 모방 이전에 총수부터 자신을 성찰하고 고인의 영전 앞에 머리 숙여 반성해야 한다. 삼성전자 노동자 고 김주현씨의 명복을 빈다.  

2011. 0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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