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꽃, 이제 아픔이 아닌 승리를" | ||||||||||||||||||||||||
현대차아산 성희롱 피해자 상경50일…'힘내라' 문화제 | ||||||||||||||||||||||||
| ||||||||||||||||||||||||
“힘내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성희롱당하고, 그것도 모자라 억울하게 해고된 여성노동자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서울 청계광장에 울려퍼졌다. 아산공장 앞에서 싸우다 원청인 현대차와 정부가 해결할 것을 촉구하며 서울로 올라온 지 50일을 맞아 21일 저녁 7시 백 여명의 시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문화제를 열었다. 성희롱 피해자에게 서울 생활 50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지난 5월 31일 정몽구 회장에게 문제 해결을 요구하러 왔지만 현대차가 미리 집회신고를 모두 선점해 현대차 본사가 있는 양재동에는 가지도 못했다. 그리고 집회신고를 하기 위해 서초 경찰서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6월 21일 서울 중구 여성가족부(아래 여가부) 앞으로 농성장을 옮긴 지 딱 한 달째다.
피해자는 “처음에는 농성 못하게 하겠다고 갑자기 그 앞에 꽃을 심더니 그 꽃 다 죽고 나니까 오늘은 커다란 화분을 갖다 놓더라”며 “아산공장 앞에서도 현대차 관리자들한테 그 모진 탄압을 당했는데 현대차나 서울이나 비열하고 야비한 건 똑같다”고 토로했다. 피해자에 따르면 농성을 시작하자 건물 앞 주차가 애초에 불가능한 인도 위에 주차금지 표시판이 생기기도 했다.
이들이 농성을 이어갈 수 있었던 힘은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하는 사람들이었다. 피해자는 “그래도 서울에 오니까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좋다. 매일같이 사람들이 찾아오고 언론 인터뷰도 많이 했다”고 말한다. 피해자 얘기처럼 서울 상경 이후 이번 투쟁에 대한 연대의 움직임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15개 단체가 참여하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성희롱 및 부당해고 피해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상경농성 지원대책위원회’가 꾸려지기도 했다. 권 대리인은 “빈 몸으로 올라왔는데 입을 것, 먹을 것, 자는 것 모두 동지들 덕분에 부족하지 않다. 그 힘 덕분에 피해자 언니도 더 힘을 낼 수 있는 것 같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권 대리인은 “언니는 성희롱 당하기 이전처럼 열심히 출근하고 교회다니고 화초 돌보는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투쟁을 하고 있다”며 “결국 이 투쟁은 이 땅 하청노동자들의 고통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늘 다시 투쟁을 결의하고 반드시 승리를 위해 싸우자”고 말했다. 박승희 민주노총 여성위원장도 “여성노동자가 외롭지않게 투쟁할 수 있도록 마음으로 연대하자”며 “그런 투쟁으로 성희롱 피해자가 현장에서 쫓겨나지 않고 반드시 원직복직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보자”고 강조했다.
문화제에는 페미니티스 가수 지현, 몸짓패 선언, 공공노조 국립오페라단지부, 이화여대 학생 등이 다양한 공연으로 지지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또 ‘작은 꽃 아픔으로 피다’라는 문구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같이 꾸미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문화제를 마치며 “아픔으로 피었지만 기쁘게 승리하자”고 외치며 이후 투쟁과 승리를 다짐했다. *현대차 아산공장 성희롱 피해자 상경농성 지원대책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