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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논평]임기 내 완공 강행하려다 4명의 노동자 사망한 경복궁 화재

작성일 2012.08.14 작성자 대변인 조회수 5129

[논평]

임기 내 완공 강행하려다 4명의 노동자 사망한 경복궁 화재

 

어제 경복궁 국립현대미술관 화재사고로 현재까지 4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중경상을 입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서울시내 한복판, 게다가 경복궁 바로 옆에서 벌어진 대형 화재사고는 40명이 사망한 2008년 이천 냉동 창고 화재 사고, 숭례문 화재사고를 떠 올리게 한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MB 임기 내에 공사를 끝내기 위해 온갖 인화성 물질이 널려있는 공사 현장에 소화기 몇 대만 놓고 진행한 무리한 공사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것이 바로 지난 6월 ‘비상경제대책회의’를 통해 ‘산재예방대책’을 발표하고, 산재 문제를 강조했던 MB정권의 실체다. 더욱이 사상자가 속출하는 아비귀환 속에서 시행사인 GS 건설관계자는 현장에 걸린 GS건설 상호 표시를 떼어내는데 급급했다니 기가 막힌 일이다.

 

전시행정을 위한 무리한 공기 단축을 유도한 정부, 지하3층 위험공사에 달랑 소화기 몇 대 놓고 진행한 시공사가 노동자 4명의 생떼 같은 목숨을 앗아갔다. 더 할 수 없는 분노를 삭이며 화마와 유독가스에 죽어간 노동자와 그 가족들에게 머리 숙여 애도를 표하는 바이다.

 

2008년 40명이 사망한 이천 냉동 창고, 8명이 사망한 이천 물류창고 화재사고뿐 아니라. 작년에도 현대 EP울산공장(3명 사망), 울산 세진중공업(4명 사망) 사고 등이 있었고, 올해 들어서도 부산 신발공장(2명 사망), 경기광주 물류센터(2명 사망), 경기 화성 접착제공장(4명 사망)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화재폭발사고에서 노동자들이 죽어나갔다.

 

더욱 암담한 것은 이러한 참화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2008년 이천 냉동창고 40명 사망사고 현장과 8명 사망한 물류센터 현장은 불과 20Km내에 있는 현장이었다. 올해 4명이 사망한 경기도 화성 접착제 공장은 불과 4년 전 3명이 폭발사고로 숨진 현장이 사업주만 바뀐 같은 공장이었다. 게다가 경복궁 화재 사고 공사의 시공업체인 GS건설은 시민사회단체에 의해 2번이나 최악의 살인기업(산재사망 빈발 사업장)으로 선정되었던 회사다. 2006년에는 9명 사망, 2010년에는 14명이 사망했고, 올해에는 7명이 사망해 10명이 사망한 현대건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산재사망이 끊이지 않는 것은 반복적인 산재사망에도 별다른 책임도 지지 않고 기업을 계속 운영할 수 있는 현행 처벌제도도 큰 문제다. 2008년 40명 사망사고에 기업이 낸 벌금은 2,000만원에 불과했고, 대부분의 산재사망 사고에서 원청은 무죄 판결이나 수백만 원 수준의 벌금만 내면 되는 것이 현실이다. 산재사망을 기업의 살인행위로 규정하고, 1명의 산재사망사고에 6억 9천만 원의 벌금을 부과한 영국에 비해, 한국이 14배의 산재사망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너무도 필연적인 결과인 것이다.

 

또한, 자율안전을 내세우는 정부의 산재예방 대책도 반복적인 산재사망의 원인이다. 이번 사고는 도급순위 4위를 자랑하는 재벌 건설회사가 서울 한복판에서 진행한 공사 중에 발생했다. 하물며 중소영세 규모로 지방에 있는 공사 현장이나 공장의 실태는 어떠할 것인지 가늠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고자 민주노총은 현장 중심의 산재예방과 노동자 참여 중심의 산재예방을 위해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을 지역별로 신청하고 있으나, 노동부에서는 발급을 지연하거나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노총은 지난 6월 MB정부의 산재예방 대책 발표 시에 “산재예방의 핵심은 법 위반 사업주 처벌강화와 현장 중심적 예방대책이다” 라고 지적한 바 있다. 산재사망을 기업의 살인죄로 규정하고 강력한 처벌을 도입하지 않는 한, 제도나 설계위주가 아니라 현장의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노동자 참여구조를 확대하는 현장중심적인 산재예방 대책을 수립하지 않는 한, 지속적인 산재사고와 노동자의 죽음을 막을 순 없다. 민주노총은 이에 올해 첫발을 내딛은 산재사망 처벌 및 원청 책임성 강화를 위해 입법투쟁 및 현장 투쟁을 더욱 가속화 할 것이며, 현장중심의 산재예방 활동을 더욱 더 강화할 것이다. 그 길만이 어제 사망한 4명의 참혹한 노동자 죽음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정의이며 도리일 것이다.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빈다.

 

2012년 8월 14일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위원회

 

※ 최근 발생한 화재 폭발사고 목록 (소방 방재청 자료 인용)

- 2008년 이천 냉동창고 화재 사고 40명 사망

- 2008년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고 8명 사망

** 2009년에서 2011년 자료는 기재하지 않음 **

- 2011년 현대 EP 울산 공장 폭발사고 (3명 사망)

- 2011년 울산 세진중공업 화재 폭발사고 (4명 사망)

- 2012년 3월 울산 KCC 울산공장 폐기물 창고 화재사고

- 2012년 4월 경북영주 질소생산공장 폭발사고 (4명 중경상)

- 2012년 5월 울산 태광산업 탄소섬유공장 화재사고 (10명 중경상)

- 2012년 5월 보령 화력발전소 화재 사고

- 2012년 6월 제주도 플라스틱 공장 화재사고 (20억여원 피해)

- 2012년 경기도 화성 접착제 공장 폭발사고 4명 사망 (2008년 화재사고 3명 사망 현장)

- 2012년 7월 경기도 광주 물류센터 화재폭발사고(2명사망)

- 2012년 7월 인천 서부산업단지 페인트 공장 화재사고

- 2012년 7월 인천 제강회사 전기로 폭발화재사고 (5명 중경상)

- 2012년8월 부산 신발공장 화재 사고 (2명 사망 9명 중경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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