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한진중공업 최강서 조합원을 살려내라!
- 대량해고와 158억에 달하는 손배 탄압이 부른 죽음 -
- 절망으로 다가온 대통령 박근혜, 노동의 절규 새겨들으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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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이틀 후인 21일 자본에 맞섰던 한 노동자가 또 목숨을 끊었다.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 최강서. 그는 유서에서 가진자들의 횡포와 돈이 지배하는 냉혹한 사회에 대한 절망적인 한을 남겼다. 죽으면서도 끝까지 민주노조를 지키고 싶어 했고, 158억에 달하는 손해배상 탄압에 대한 공포도 드러냈다. 민주노총은 깊은 애도를 표하며, 미안함과 분노 또한 감출 수 없다. 힘이 되지 못한 미안함이고, 사람을 막다른 생의 절벽으로 몰고 간 자본과 정권에 대한 분노이다. 우리는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 및 금속노조와 더불어 한스런 죽음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다. 나아가 사회적 재해와 다름없는 정리해고, 생존권을 무참히 짓밟은 자본의 손배청구 등 노동탄압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책을 촉구한다. 그럼에도 권력과 자본 등 책임자들의 반성과 대책이 따르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떤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투쟁에 나설 것이다.
2010년 한진중공업이 경영실패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며 대량해고를 자행한 이후,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하루하루는 불안과 절망의 나날이었다. 그 절망은 크레인 고공농성에 나선 노동자 김진숙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고, 희망버스를 통해 사회적 공감을 받았다. 그 결과 다행히 회사는 해고자 복직을 합의했지만, 이를 성의 있게 이행하지도 않았고 2년여 만에 마지못해 복직시키는가 하더니 이내 무기한 휴업발령을 내버렸다. 고인의 유서에 적힌 대로 한진중공업은 노동자들을 “죽어라고 밀어내는 악질자본”이었다. 그 횡포에 맞서 고인은 죽을힘을 다해 맞섰지만, 돌아 온 것은 “태어나 듣도 보도 못한 158억”이라는 돈의 철퇴였다.
지난 수년은 그에게 억압과 저항의 연속이었다. 정권을 등에 업은 회사가 어용노조를 만들어 노동자들을 분열시켰지만, 민주노조를 지키며 몸부림쳤다. 그리고 12월 19일 대선에서 지긋지긋한 자본가정권이 교체되면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보이려나 기대했을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 후보의 당선은 그에게 거대한 절망이었다. 그 결과 그는 죽을힘을 다해 싸울 의지조차 소진한 채, 죽음이라는 마침표를 선택하고 말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알아야 한다. 당선에 기뻐하는 국민들도 있지만, 죽을 만큼 사무치는 절망을 느끼는 노동자들이 있다는 것을. 그들도 당신이 존중하고 품어야 할 국민이라는 것을 말이다. 아무리 보수와 가진자들의 대통령이라도 최소한 인간에 대한 예의는 보여주리라 기대한다. 사회대통합을 이루겠다는 대통령이라면 일말의 책임을 느끼길 바란다. 조속히 사회적 재해와 다름없는 정리해고와 생존권을 무참히 짓밟은 자본의 손배탄압에 대한 대책과 규제가 필요하다.
정권과 자본은 최강서 조합원을 살려내라! 살릴 수 없다면 최소한 인간에 대한 예의로서 대하고, 더 이상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지 않길 바란다. 박근혜 당선 이틀 만에 한 노동자가 절망 끝에 자결했다. 이 상징적 비극이 보여주는 시대의 불행은 시대전환의 방향성을 말해준다. 한진중공업 자본은 물론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 또한 이 불행을 노동자 민중의 절절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고 최강서 동지의 영면을 기원한다.
2012. 1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