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더 이상 죽이지 마라! 죽을 각오로 싸우자 노동형제들이여!!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3일만에 청년 노동자 3명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리해고와 노조탄압에 고통받던 한진중공업 노동자 최강서, 비정규직의 차별에 시달리던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이운남, 그리고 청년활동가 최경남 이 세분의 죽음이 의미하는 것은 '5년을 더 버틸 자신이 없다'는 것이다.
이명박 시대 내내 자행된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양산, 그리고 민주노조에 대한 악랄한 탄압의 결과이다. 노동자들이 정권교체를 통해 바랬던 것은 일확천금의 요행이나 신분상승의 기대가 아니었다. 죽지않고 일할 권리, 일한만큼 대접받을 권리, 두들겨 맞지않고 노조활동을 할 수 있는 상식을 기대했을 뿐이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 결과 이런 소박한 기대는 물거품이 되었고 시퍼런 청춘을 죽음으로 내몬 것이다.
청년이 희망을 가지지 못하는 사회에서 미래를 논할 수 없고 죽음으로 항거하는 사람들을 외면하면서 통합을 얘기할 수 없다.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절망이 이들을 죽음으로 내 몰았고 그 책임은 이명박 정권과 우리 사회 전체에게 있다. 이명박 정권은 두달 넘게 철탑과 다리 위에서 혹한을 이기며 농성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우리 사회 역시 대선의 블랙홀에 빠져 쫒기고 쫒겨 고공으로 올라간 그들에게 큰 관심을 가지지 못했다. 그 결과 지난 5년보다 더 한 5년이 눈앞에 펼쳐질 것이라는 암담함이 젊은 청춘들을 절망의 나락으로 내 몬 것이다.
민주노총 역시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고인과 유족에게 심심한 애도를 보낸다. 투쟁해야 할 때 제대로 투쟁하지 못한 결과가 오늘의 참담한 상황을 초래했다. 노동자의 목숨을 지키는 일보다 중요한 일이 없음에도 소소한 문제 혹은 추상적인 담론으로 내부조차 추스리지 못하고 몇달을 허비하였다.
이명박 정권은 결자해지의 자세로 이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 철탑에 있는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내려올 수 있게 해야한다. 또다른 죽음이 생기지 않게 손배가압류와 노조탄압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박근혜 당선자는 대통합을 말하려면 노동현안 해결부터 나서야 한다. 선거기간에 보여준 행보는 실망 그 자체였다. 앞으로 5년을 어떻게 더 견디겠냐는 고인들의 절규를 깊이 새기고 가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민주노총은 금속노조 1월 총파업을 시작으로 2013년 투쟁의 포문을 열어나갈 것이다.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할 것이다.
더 이상 죽이지마라! 그리고 노동형제들이여, 죽지말고 싸우자.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자!!
2012. 1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