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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보도

<성명서>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반대한다!

작성일 2013.09.27 작성자 대변인 조회수 4814

<성명서>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반대한다!

 

지금 밀양의 어르신들은 다시 전쟁 같은 나날을 기다리고 있다. 밀양 송전탑 공사는 지난 8월 22일 정홍원 국무총리가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내년 여름철 전력수급을 위해서 밀양 송전탑 공사가 불가피하다, 밀양 주민들의 대승적인 이해를 부탁한다’는 발언을 한 이후 급류를 타고 있다.

 

26명의 반대 대책위 핵심 일꾼들에게 공사방해금지가처분 소송이 제기되었고, 동화전마을 대책위원장 김정회 씨가 긴급 체포되었다.

 

그러나 밀양 송전선로 건설의 시급성으로 거론되는 신고리 핵발전소 3호기는 부품성적서 위조로 인하여 완공 시기가 언제가 될지 한수원조차도 제대로 된 계획을 내지 못하는 상태다. 더군다나 밀양 송전선로 공사 기간이 최소 9개월, 신고리 3호기 시운전 시한이 최소 6개월가량 걸린다고 할 때 신고리 3호기가 전력계통에 병합되는 시점은 부품성적서 위조로 인한 공사 지연이 없다고 가정하더라도 내년 겨울이나 되어야 가능하다. 그런데, 다시 내년 여름철 전력 수급 문제로 공사가 시급하다는 엉터리없는 논리로 주민들을 압박하고 있다. 국가가 이래도 되는 것인가?

 

밀양 주민들의 8년 싸움을 통해, 우리가 생각 없이 펑펑 쓰는 전기가 마구잡이로 건설된 핵발전소로부터 힘없고 약한 노인들이 사는 곳을 지나 도시와 공장으로 보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힘없고 약한 자들의 눈물을 타고 흐르는 전기의 실체를, 우리와 아이들의 미래를 한없는 공포로 점철되게 만드는 핵발전의 실체를 알게 된 것이다. 밀양 어르신들의 싸움은 당신들의 생존권 싸움을 넘어 우리가 살고 있는 우리의 삶의 모습을 드러내주었다. 우리는 이 부조리한 현실을 고발하고, 모순된 전력산업과 핵발전의 실체를 알려낸 어르신들의 싸움에 눈물겨운 지지를 보낸다.

 

그리고 밀양의 싸움은 수십 년 간 그래왔듯 마음대로 발전소를 짓고 마음대로 송전선로를 깔아서 송전하는 방식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정책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그러나 밀양의 어르신들은 여전히 공사 재개의 공포 속에서 힘든 나날을 지내고 있다. 다시 공사 재개로 인해 겪게 될 밀양 어르신들의 고통을 생각하면 우리는 너무나 괴롭다. 밀양 송전탑 공사, 이것은 온당한 것인가? 힘없는 노인들의 희생을 통해서 우리가 이렇게 전기를 써야 한다는 것인가?

 

3년이 가깝도록 수습은커녕 일본 열도와 세계를 전대미문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후쿠시마 사태를 통해서 보듯, 핵발전의 시대는 끝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장차 고리 핵발전 단지에 무려 12기의 핵발전소를 가동하겠다는 계획을 밀어붙일 태세고, 그 일환으로 밀양 송전탑을 기어이 건설하려는 것이다. 이것은 과연 온당한 것인가?

 

정부와 한전은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그리고 밀양 송전탑 전문가협의체에서 제기된 주민들의 대안-우회송전과 지중화-를 포함하여 밀양 송전탑 문제를 다룰 사회적 공론화기구를 구성하라! 그리고 신고리 핵발전소 증설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라!

 

우리는 만약 밀양 송전탑 공사가 강행될 시, 즉각 밀양 주민들의 투쟁에 연대할 것이다. 어르신들이 울부짖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어떻게 편하게 밤잠을 이룰 수 있겠는가? 어르신들이 싸움이 승리할 때까지, 더 이상 새로운 희생이 나오지 않도록 온 힘을 다해 이 공사를 저지할 것이다. 밀양 송전탑 공사 재개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2013년 9월 27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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