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무지와 무능, 불통 드러낸 박 대통령 신년기자회견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청와대에서 ‘신년정국구상’을 밝히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취임 1년여 만에 첫 기자회견을 열어 ‘불통’ 이미지를 불식해보려 한 것이겠지만 무지와 무능을 드러낸 불통쇼에 불과했다.
정국구상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해서 성장률 4%, 1인당 국민소득 4만불, 고용률 70% 등을 제시했지만 알맹이는 보이지 않는다. 유신독재 시절 몇 개년 계획을 내세워서 국민들을 내몰던 때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747 공약을 연상케 할 뿐이다. 무능한 권력은 항상 실현방법도 묘연한 수치들을 제시하며 나를 따르라는 식의 독선과 강압으로 일관해 왔다. 이미 지난 한 해 고용률 70%라는 허황된 수치를 달성한답시고 시간제 일자리 같은 나쁜 일자리 양산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던 바, 더 이상 수치와 말장난으로 국민을 현혹하지 말아야 한다.
경악할 것은 대통령과 그 참모들의 무지이다. 박대통령은 회견문에서 코레일의 ‘고용세습’을 언급했는데 이것은 사실이 아니며 이미 현오석 부총리가 이같은 발언을 했다가 철도노조로부터 고발당한 상태이다. 이처럼 사실 자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편견을 가지고서는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 수가 없다. 노사관계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변 역시 '법과 원칙', '국민 전체의 이익 우선', '노사정위원회 중심' 운운했지만 공무원노조와 전교조, 철도노조와 민주노총에 대한 극악한 탄압과 국제사회의 비난에 대해서는 애써 무시하거나 아예 알지 못하는 듯하여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
결국 박대통령은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있다. 누구나 궁금해하는 국정원 등 국가기관의 선거개입 문제, 철도파업으로 사회문제화 된 민영화 문제, 기초연금 개악 등 공약파기 문제, 수천명의 경찰병력이 민주노총 사무실에 난입한 초유의 사태 등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국정원 선거개입에 대한 기자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국론분열은 안된다’는 식의 전체주의적 용어로 특검요구 등을 일축하였다.
장관과 비서진 수십명을 배석시키고 기자들은 30여명만 참석한 기자회견은 그 모양 자체도 소통과는 거리가 먼 권위주의적 연출일 뿐만 아니라 기자들의 질문 역시 순서와 내용이 미리 정해진 것으로 보여 ‘소통’을 연출하고 싶었겠지만 결국 불통쇼에 불과했다. 안타까운 것은 질문하는 기자들 역시 국민들이 궁금해 할 내용보다는 뻔한 질문만을 던져 언론 본연의 사명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다. 귀기울여 들을 만 했던 역사교과서 문제나 대국민 소통, 노사관계에 대해서도 박대통령은 자기 하고 싶은 대로만 하겠다는 독선을 드러냈을 뿐이다.
결국 박대통령의 오늘 기자회견은 무지와 무능한 실체를 드러냈을 뿐이며 소통을 내세웠지만 불통으로 일관했다. '혹시나가 역시나'였을 뿐이다.
민주노총은 박 대통령에 대하여 더이상 기대할 것도 미련도 없다. 우리는 이미 밝힌 바와 같이 '박근혜 퇴진, 민영화 저지, 노동탄압 중단'을 위한 국민총파업을 힘있게 추진할 것이다.
2013. 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