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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자회견문]청년의 삶을 파괴하는 블랙기업과의 싸움을 시작하며

작성일 2014.11.10 작성자 대변인 조회수 4360

[공동기자회견문]

청년의 삶을 파괴하는 블랙기업과의 싸움을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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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물질화하는 세대, 인간의 개성과 참인간적 본능의 충족을 무시당하고 희망의 가지를 잘린 채 존재하기 위한 대가로 물질적 가치로 전락한 인간상을 증오한다.” (전태일, 내가 보는 세상은 中)

 

굴지의 경제단체에서 살인적인 장시간 노동과 직장 내 성추행, 정규직 희망고문을 견뎌왔던 한 청년이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후 한 달 만에 스스로의 삶을 져버렸다. “아주 24개월을 꽉 채워 쓰고 버려졌다.” 그가 남긴 마지막 편지였다.

 

이 죽음으로부터 한 달 뒤, 또 다른 청년이 자신의 승용차에서 번개탄을 피웠다. 그는 대기업 통신사에서 악성민원을 전담하는 직원이었다. 회사는 악성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그에게 자사의 IPTV를 판매할 것을 종용했다. 판매량을 채우지 못하면 퇴근을 못하기 일쑤였고, 급여도 정상적으로 지급되지 않았다. 우울증에 시달리던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이 다니던 회사를 노동청에 신고해 달라”는 편지를 남겼다.

 

‘존재하기 위한 대가’로 희망의 가지가 잘려나간 이들의 죽음 앞에서, 우리는 40여 년 전 청년 전태일이 신음했던 이 사회의 야만을 다시 본다.

 

슬퍼하기를, 그리고 분노하기를 멈출 수 없다. 이러한 비극은 이 땅에서 노동하는 청년들이 겪는 보편적 삶의 경험이다. 저 죽음들이 상징하는 이 사회의 절망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그리하여 청년의 삶이 하나, 둘 바스러져 가는 것을 용인한다면, 우리가 마주하게 될 미래는 너무도 어둡다.

 

기업집단의 탐욕에 이 사회의 미래가 잠식당하는 이 무시무시한 시대 앞에서, 우리는 어떠한 불의와도 타협하지 않겠다는 절박한 심경으로 싸워나갈 것이다. 우리는 청년 전태일의 삶을 기억하기 위해 모인 바로 이 자리에서 블랙기업 운동의 시작을 선언한다.

 

우리는 정규직 희망고문으로 청년의 삶을 유린하는 블랙기업에 맞서 싸울 것이다. 시켜만 주시면 모든지 열심히 하겠다는 신입사원의 애틋한 열정을 착취하는 블랙기업에 맞서 싸울 것이다. 회사에 내 자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끼는 착하디착한 이들에게 굴욕적인 노동을 강요하고 무자비한 폭력을 일삼는 블랙기업에 맞서 싸울 것이다. 그리하여 하루하루 최선을 다한 이들에게는 더 나은 내일이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상식과 정의를 바로 세울 것이다.

 

일주일 중 단 하루라도 편하게 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꿈을 가지며 치열하게 살아내는 이 땅의 모든 청년 노동에게 전한다. 당신은 자신이 잘못했기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이제 그만 견뎌도 된다. 우리의 손으로, 우리의 행복을 지켜내자.

 

 

2014년 11월 9일

기자회견 참석자 일동

 

※ 첨부 : 기자회견 전체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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