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재벌독식 사회, 노동자 서민은 설이 설답지 않습니다!
- ‘노동자 서민 살리기 총파업’, 지지와 연대를 호소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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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여러분, 민족의 명절 설이 어김없이 다가왔습니다. 그러나 노동자와 서민에게 설은 어쩌면 더 서럽기만 합니다. 세계 최장시간 노동국가 한국의 노동자들은 명절에도 일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심지어 명절 배송이 몰리는 요즘은 밤 11시까지 택배가 배달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열심히 일했건만 과연 생활은 나아지고 있습니까? 택배기사 등 특수고용노동자라는 굴레를 쓴 노동자들은 노동자라면 누구나 보장받아야 할 노동법의 적용조차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개혁(?)”엔 그에 대한 대책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으며, 오히려 자본을 위한 계획들로 가득합니다.
“구조개혁!”, 말은 좋습니다. 그러나 정부의 본심은 무엇일까요? 노동시장을 “더 쉬운 해고, 더 낮은 임금, 더 많은 비정규직”의 판으로 만드는 것이 저들의 본심입니다. 기업들의 돈 벌이 활성화 계획인 것입니다. 앞으론 정리해고를 피했다고 안도할 수 없게 됐습니다. 정부는 노동자에게 무리한 성과를 요구한 후, 달성하지 못하면 ‘저성과자’라는 딱지를 붙여 몰아붙이고 수시로 해고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한다고 합니다. 정부는 잠자코 더 많이 일하지 않으면 누구든, 언제든 해고당하는 세상을 만들려고 합니다.
직무성과급제를 도입해 임금도 더 낮아집니다. 기업들 마음대로 직무의 성격을 정해 임금을 차별하고, 회사 멋대로 성과기준을 매겨 이에 모자라면 임금을 깎는 것입니다. 노동자는 그저 ‘시키는 대로 일하고 주는 대로 받으며, 나가라면 나가야하는 것’이 정부가 의도하는 노동유연화이며, 사실상 모든 노동자를 비정규직이나 다름없이 만드는 것입니다. 정부가 비정규직 사용기간 제한을 4년으로 2년 더 연장시키는 것도, 정규직 전환 없이 4년 동안 여유롭게 부려먹고 버리겠다는 뜻입니다. 게다가 고령노동자들에 대해선 금지해왔던 파견고용을 전면 허용한다고도 합니다. 50세가 넘으면 비정규직으로 살라는 뜻인데, 나이를 먹으면 ‘임금피크제’로 임금도 또 깎아야 합니다.
박근혜 정권은 설이 지나면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본격적으로 밀어붙일 것입니다. 허울뿐인 노사정위원회를 앞세워 사회적 타협인 양 포장하지만, 사실은 정부 뜻대로 합의할 것을 종용하고 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정부는 이미 공공부문을 대상으로 ‘노동시장 구조개악’을 우선 관철시키고 민간으로까지 확산시킬 속셈입니다. ‘공공부문 2단계 정상화대책’이 그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공공성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철도, 의료 등 민영화는 계속되고, 새누리당은 증세논란을 핑계로 알량했던 복지마저 축소하려 합니다. 정부는 국민연금을 개악하더니 이를 빌미로 공무원연금을 깎고, 공무원연금을 깎은 후엔 다시 공적연금 전반을 끌어내리려 합니다.
박근혜 정부는 유례없는 종북몰이로 시민들의 시선을 돌리고 입을 막은 후, 경제 활성화란 미명으로 재벌편향 정책을 더욱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비정규직의 규모는 노동인구 절반을 넘었고, 노동소득분배율은 OECD 최하위이며 가계부채는 1천2백조를 넘어 언제 폭발할지 모릅니다. 반면 20대 기업의 사내유보금은 589조원에 달하고 기업소득 증가율은 가계소득 증가율에 비해 10배 이상 높습니다. 세금에서도 재벌과 서민의 격차는 어마어마합니다. 꼼수증세로 서민들을 털어간 반면, 지난 5년간 기업 감세는 무려 38조7천억에 달해 정부 예산안의 10%에 이릅니다.
시민 여러분, 이제 우리 사회는 재벌중심 양극화사회가 아닌 노동소득 중심의 평등사회로 시대적 전환을 시작해야 합니다. 사회정의도 경제정의도 노동소득 증대라는 기초체력을 통해 달성할 수 있습니다. 그 길은 더 넓은 민주주의의 길이기도 합니다. 민주노총은 정권과 자본에 맞서 ‘노동자 서민 살리기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15년은 박근혜의 재벌 배불리기 공세와 민주노총의 노동자 서민 살리기 총파업, 모두에게 골든타임입니다. 오늘 민주노총은 전국에서 일제히 14만부의 유인물을 배포하여, 정권의 ‘본심’을 알리고 귀향길 시민들과 소통하고자 합니다. 25일에는 전체 시민사회진영을 결집해 총파업과 함께하는 사회연대투쟁을 선포할 것입니다. 세월호에 갇힌 억울한 진실을 인양하는 것이 시민의 힘으로 가능하듯, ‘노동자 서민 살리기 총파업’ 또한 시민들의 지지로 힘을 얻고, 박근혜 정권의 독단과 재벌편향을 멈춰 세울 것입니다. 시민 여러분, 많은 관심과 지지를 호소 드립니다.
2015. 2. 17.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