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노동빈곤 소득불평등 시대의 요구, ‘최저임금 1만원!’
민주노총 4월 총파업 핵심 요구, 6월까지 강력한 투쟁 전개
재벌에겐 세금을! 노동자-서민에겐 최저임금 1만원을!
민주노총은 오늘 최저임금 시간당 1만원, 월 209만원 요구를 천명합니다. 이미 우리는 4월 총파업의 핵심 요구로 최저임금 1만원을 공표한 바 있습니다. 오늘 그 요구를 다시 한 번 공식 발표하는 이유는, 이것이 소득불평등과 워킹푸어 시대의 화두이며 요구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저임금 1만원은 최저임금 직군이 거대 고용시장으로 팽창된 상황에 대처하고 노동소득 주도의 경제선순환 과제를 풀 열쇠이기도 합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평균근속 1.7년, 평생 20번 넘게 일자리를 옮기며 일해야 합니다. 해고되고 일자리 구하고, 또 해고되고 취업하고, 어렵게 구한 직장에서 죽어라 일 해봐야 월급은 최저임금, 시간당 5,580원으로 1시간 일해선 겨우 햄버거로 끼니를 때워야 합니다. 주 40시간 풀타임으로 일해도 월 116만원, 4대 보험료와 세금·공과금 떼고 나면 100만 원이 채 안 됩니다. 주거비용과 통신비용 빼면 도대체 무슨 돈으로 먹고 살라는 겁니까. 지난해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노동자 수가 무려 227만 명으로 전체 임금노동자의 12.1%에 달하고, 최저임금 언저리에서 생활하는 노동자를 포함하면 600~700만에 육박합니다. 죽어라 일해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삶, 이것이 우리 사회의 현주소입니다.
최저임금은 지난 8년 동안 인상 평균은 겨우 5.8%에 불과합니다.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7%대 정도 오르는데 그쳤습니다. 그런데 최경환 부총리는 또 다시 7%정도 인상을 검토한다고 합니다. 이 새삼스러울 것 없는 얘기를 모든 언론이 대서특필합니다. 매년 올린만큼 인상한다는 게 왜 뉴스거리가 돼야 합니까. 진짜 뉴스거리는 이런 것 아닐까요? 매년 7%씩 최저임금이 올랐는데 왜 삶은 단 1%도 나아지지 않았는지, 아니 오히려 마이너스 통장을 끼고 살아야 하는지 말입니다. 최저임금이 7%가 올랐으면 실질임금도 그만큼 올라야 하는데, 왜 뒷걸음치고 있는지 말입니다!
현실은 이렇습니다. 최저임금액이 오르면 사용자들은 상여금을 기본급으로 돌려 채워버립니다. 다양한 수당도 없애 기본급으로 돌리거나 기본급 인상만큼 삭감합니다. 기본급만 보면 매년 인상률만큼 최저임금이 오를 것 같지만, 총액 임금은 제자리걸음입니다. 그런데 담뱃값에 각종 세금은 올라갑니다. 이러니 최저임금이 7%씩 올라도 실질임금은 삭감됩니다. 7%씩 올려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대폭 인상해서 1만원은 돼야 실제로 임금사정이 나아집니다. 또한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은 제도의 취지처럼 노동자의 생활안정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영세하거나 악덕 사용자가 범죄가 아닌 선에서 최대한 노동력을 착취할 수 있는 기준임금 혹은 최고임금 지급선으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경쟁이 격화될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욱 광범위해지고 최저임금이 찔끔찔끔 올라갈수록 더욱 확산돼왔습니다. 이런 이유로 알바천국이 번창하고 저임금 직업군에 묶여 노동자 전체 실질임금이 상승하지 못하고 있기도 합니다.
실질임금이 하락하는 동안 누가 이득을 봤습니까. 2008년 대비 2013년 기업소득은 80.4% 급증한 반면, 가계소득은 고작 26.5% 증가에 그쳤습니다. 10대 재벌 사내유보금은 520조, 가계부채는 무려 1089조에 달합니다. 재벌들은 돈벼락을 맞았고, 가난한 노동자 서민은 빚잔치를 벌입니다. 저출산율도 1위, 산재사망률과 장시간노동도 1위, 자살률도 1위… OECD 순위만 발표되면 가장 부끄러운 나라가 한국입니다. 최저임금부터 오명을 씻어봅시다. 이미 많은 국가가 최저임금 1만 원 이상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선진국 반열에 올랐으며, 국민행복 지수도 높습니다. 대한민국 최저임금 시간당 1만원, 월 209만원이라면 지금보다는 덜 부끄럽고 더 나은 삶을 더불어 살 것입니다.
민주노총은 시대의 요구로서 최저임금 1만원을 4월 총파업 요구로 걸었습니다. 이 투쟁은 최저임금 결정이 본격화되는 5~6월까지 핵심 사업이 될 것입니다. 우선 조합원과 그 가족들부터 시작해서 최저임금 1만원 500만 서명 대중운동을 펼쳐나갈 것입니다. 4월 초에는 청소·경비 노동자대회를 열고 6월말에는 사내하청 공동파업도 시도할 것입니다. 또한 최저임금심의위원회 교섭에 나서는 민주노총 교섭위원 역시 현장에서 저임금으로 고통 받는 당사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6월에는 저임금과 비정규직,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이 시대 모든 장그래들과 함께 전국을 누비며 장그래 대행진을 전개할 것입니다.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대폭 인상하는 것이야말로 1,900만 노동자 전체의 이해가 달린 문제입니다. 민주노총은 책임 있게 이 투쟁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재벌에겐 세금을! 노동자-서민에겐 최저임금 1만원을!
※ 첨부 : 기자회견 전체자료(1만원 요구의 필요성 및 근거 해설 등)
※ 취재문의
- 민주노총 정책실장 이창근 010-9443-9234
-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전략실장 오민규 010-3644-1977
- 민주노총 박성식 대변인 010-4806-3142
2015. 3. 12.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