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일해도 가난한 불평등 시대의 요구, ‘최저임금 1만원!’
노동조합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1천만 장그래의 염원
재벌에겐 세금을! 노동자-서민에겐 최저임금 1만원을!
장그래들의 행진이 시작되는 첫날인 오늘(16일), 장그래 행진단과 민주노총은 따뜻한 밥상을 꿈꾸며 최저임금 1만원 요구를 천명합니다. 일해도 가난을 벗어나지 못하는 시대, 노동조합의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1천만 장그래들은 임금교섭조차 할 수 없는 현실에서, 최저임금 시간당 1만원, 월 209만원 요구는 절박한 생존권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 평균근속 1.7년, 평생 20번 넘게 일자리를 옮기며 일해야 합니다. 해고되고 일자리 구하고, 또 해고되고 취업하고, 어렵게 구한 직장에서 죽어라 일 해봐야 월급은 최저임금, 시간당 5,580원으로 1시간 일해선 겨우 햄버거로 끼니를 때워야 합니다. 주 40시간 풀타임으로 일해도 월 116만원, 4대 보험료와 세금·공과금 떼고 나면 100만 원이 채 안 됩니다. 주거비용과 통신비용 빼면 도대체 무슨 돈으로 먹고 살라는 겁니까. 죽어라 일해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삶, 이것이 우리 사회의 현주소입니다.
최저임금은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7%대 정도 오르는데 그쳤습니다. 그런데 최경환 부총리는 또 다시 7% 정도 인상을 검토한다고 합니다. 그나마도 사용자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지금은 최저임금 거론조차 하지 않습니다. 지난해 시급 370원인상액과 비슷한 수준에서 또다시 찔끔 올리겠다는 의도로 읽힐 수밖에 없습니다.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비정규직 장그래들은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매년 7%씩 최저임금이 올랐는데 왜 삶은 단 1%도 나아지지 않았는지, 아니 오히려 마이너스 통장을 끼고 살아야 하는지 말입니다. 최저임금이 7%가 올랐으면 실질임금도 그만큼 올라야 하는데, 왜 뒷걸음치고 있는지 말입니다!
현실은 이렇습니다. 최저임금액이 오르면 사용자들은 상여금을 기본급으로 돌려 채워버립니다. 휴게시간을 늘리고 근로시간을 줄여서 임금을 깎아버립니다. 그런데 담뱃값에 각종 세금은 올라갑니다. 이러니 최저임금이 7%씩 올라도 실질임금은 삭감됩니다. 7%씩 올려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대폭 인상해서 1만원은 돼야 실제로 임금사정이 나아집니다. 비정규직 고용이 일반적 고용형태가 되면서 최저임금이 비정규노동자의 기준임금이 된지 오래입니다.
실질임금이 하락하는 동안 누가 이득을 봤습니까. 10대 재벌 사내유보금은 507조, 가계부채는 무려 1089조에 달합니다. 재벌들은 돈벼락을 맞았고, 가난한 노동자 서민은 빚잔치를 벌입니다. 저출산율도 1위, 산재사망률과 장시간노동도 1위, 자살률도 1위… OECD 순위만 발표되면 가장 부끄러운 나라가 한국입니다. 최저임금부터 오명을 씻어봅시다. 이미 많은 국가가 최저임금 1만 원 이상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선진국 반열에 올랐으며, 국민행복 지수도 높습니다. 대한민국 최저임금 시간당 1만원, 월 209만원이라면 지금보다는 덜 부끄럽고 더 나은 삶을 더불어 살 것입니다.
오늘부터 행진을 시작한 장그래 행진단과 민주노총은 시대의 요구로서 최저임금 1만원을 제시합니다. 장그래들에게 최저임금 1만원이 되면 무엇이 달라질까를 물었더니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난다”고들 말씀하십니다. 이제 내년 최저임금 결정 시점이 임박했습니다. 최저임금심의위원회에서 사용자단체는 또다시 최저임금을 동결하자고 나올 게 뻔합니다. 자신들은 수억~수십억 연봉을 받으면서 저임금 노동자들은 평생 가난하게 살라는 겁니다. 재벌들에게 세금만 제대로 매겨도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장그래 행진단은 저임금과 비정규직,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이 시대 모든 장그래들과 함께 행진하며 “최저임금 1만원”과 “장그래에게 노동조합을” 보장하라고 외칠 것입니다.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대폭 인상하는 것이야말로 1,900만 노동자 전체의 이해가 달린 문제입니다. 재벌에겐 세금을! 노동자-서민에겐 최저임금 1만원을!
2015. 6. 16.
장그래대행진 중앙행진단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 첨부자료
- 10대 재벌 사내유보금 현황
- 6월 16~17일 장그래대행진 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