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박근혜 정권은 ‘좋은 일자리(Decent Work)’의 적
‘좋은 일자리를 위한 세계행동의 날(World Day for Decent Work)’을 맞아, 노동자‧청년 공동 요구안 발표
10월 7일 오늘은 국제노총이 선포한 ‘좋은 일자리를 위한 세계행동의 날(World Day for Decent Work)’이다. 이날 세계 곳곳의 노동자들은 좋은 일자리로 인간다움을 구현하고 사회공동체 발전의 초석을 놓고자 거리와 인터넷을 포함한 모든 공간에서 행동에 나선다. 민주노총 또한 세계 노동자들의 행렬에 함께하고자 한다.
우리는 오늘 세계 노동자의 이름으로 하나의 요구를 밝힌다. 자본과 시장지배의 시대를 끝내고, 사람과 노동, 연대와 나눔의 시대로 전환할 것을 호소한다. 지난 수십 년 세계화는 시장의 자유와 인간의 속박, 자본의 탐욕과 노동권 후퇴로 점철된 착취의 시대였다. 그리고 세계적 경기침체에 직면한 지금, 권력과 자본은 또 다시 노동자의 희생을 요구하며 좋은 일자리를 파괴하고 있다. 이런 세계는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
노동자는 좋은 일자리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 그 권리는 시민 절대 다수의 요구이자 공동체를 위한 시대적 요청이다. 국제노총이 선포한 좋은 일자리란 △인권이 존중받는 노동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 △만족스러운 임금을 제공하고 가족을 보호할 수 있는 노동 △노동문제와 대립이 강제적이지도 억압적이지도 않는 협약을 통해 해결되는 노동 위에서만 가능하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어떤가?
한국은 저임금노동자 비중이 가장 많고, 전체노동자 1800만 중 비정규직은 900만에 달한다. 불량 일자리의 대명사인 시간제와 파견고용은 날로 증가세이며, 비정규직의 평균임금 또한 정규직의 46.2%에 불과해 차별은 극심하다. 최저임금은 또 어떤가? 그 수준은 여전히 OECD 중하위권에 머물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에는 턱 없이 부족해, 겨우 1인 생존임금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한국의 노동시간은 세계 최장이며 평균 근속연수는 고작 8년여에 불과해 고용은 매우 불안하다.
나쁜 일자리의 양산이 바로 청년실업의 최대 원인이다. 또한 나쁜 일자리는 사회양극화와 소득 불평등, 갈등의 핵심 원인이기도 하다. 나쁜 일자리가 확산된 결과 노동소득은 전체 경제에 기여하는 비중이 가장 크지만, 전체 국민총소득 중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반면 기업소득 비중은 급격하게 늘어 OECD 국가 중 가장 높다.
헬조선으로 몰아가는 주범은 최악의 노동조건, 그것이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는 노동재앙과 다름없는 ‘쉬운 해고 평생 비정규직, 노동개악’을 ‘개혁’이라며 밀어붙인다. 그 명분으로 청년고용을 앞세우는 짓은 너무도 파렴치하다. 노동자들은 거짓된 약속에 넌더리가 난다. 지금도 노동자들은 끊임없는 노동권 약화에 직면해 있으며, 자기를 파괴하는 무한경쟁 혹은 더 나은 삶을 위한 투쟁의 양자택일만 남겨져있다. ‘좋은 일자리를 위한 세계행동의 날’을 맞아 민주노총은 오늘도 투쟁을 선택한다.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기고 노동자의 단결을 파괴하는 정권의 시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 민주노총은 청년들과 함께 공동요구안을 발표한다. △노동개악 폐기! △재벌에게 세금을, 청년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노동시간 단축과 좋은 일자리 창출! △공공부문부터 좋은 일자리를! △상시지속업무 비정규직 정규직화! △최저임금 1만원으로 인상! △실업급여 확충과 최초 구직급여 지급! 등 7대 요구는 좋은 일자리를 위한 당면 과제다. 고용의 양적 성장에만 초점을 맞춘 정책은 삶의 질 향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좋은 일자리가 삶의 질이며 공동체의 조건이다. 이에 역행하는 박근혜 정권은 ‘좋은 일자리(Decent Work)’의 적이다.
2015. 10. 7.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