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다시 주목해야 할 노동시간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 서울시 토론회, 정부의 노동개악 소란에 묻혀버린 공존의 길 모색 -
서울시가 오늘 <서울 일자리 대장정, 노동조건 개선 토론회>를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노동시간 단축을 일자리 창출의 주요 방안으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물론 노동시간단축과 일자리 창출 방안의 구체성과 실효성을 높이는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지만, 노동시간 단축을 고용증대의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상정했다는 점은 평가절하 돼서는 안 된다.
노동시간 단축의 일자리 창출 효과는 이미 전문가 그룹을 비롯해 폭넓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있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는 노동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단출했을 때, 연간 약 62만개까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으며, 한국노동연구원과 노동부 또한 각각 19만개와 15만개 일자리 창출효과를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민주노총 역시 일자리 창출의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노동시간단축을 꼽고 있다.
반면 박근혜 정부의 노동정책은 역주행을 계속하고 있다. 소위 노동개혁, 즉 노동개악은 임금을 깎고 해고를 쉽게 하며 비정규직을 늘려, 나쁜 일자리의 양정 팽창을 추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때문에 좋은 일자리가 오히려 파괴되었고, 청년들은 일자리다운 일자리가 부족해 실업의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새누리당은 오히려 60시간까지 연장노동을 허용하는 법안을 제시하고 있다. 결국 박근혜의 노동개혁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을 뿐이다.
때문에 서울시 토론회에서는 나쁜 일자리의 양적 팽창을 지양하고,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청년실업 해법이라는 지적이 당연히 나온다. 정부는 물론 우리 사회 전체가 노동시간단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길 바란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진정한 노동개혁의 출발이다. 특히나 서울시 사례는 그 선도성과 전국적 파급력을 고려했을 때, 의미가 크다.
게다가 노동시간 단축의 효과는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공적 업무와 사생활의 균형으로 삶을 풍성하게 하고, 능률을 높이며, 각종 산재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사회적 가치를 가진다. 이러한 가치를 일회성 토론회로 소비하지 않길 서울시에 기대한다. 무엇보다 언론의 관심을 거듭 당부 드린다. 노동시간 단축, 거기에 길이 있다.
2015. 10. 8.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