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비정규직 대책 한국교회연대’ 출범을 기대하며
- 교회는 권력자들 사교의 장이 아닌 약자들의 연대의 장 돼야 -
기독교교회협의회가 내달 3일 ‘비정규직 대책 한국교회연대’를 출범시킨다고 한다. 협의회는 비정규직 문제를 한국교회의 문제로 받아들이며 사회적 실천에 나서겠다고 했다. 반가운 일이다. 종교의 긍정적 가치란 바로 이런 것이다. ‘비정규직 대책 한국교회연대’ 공동대표인 최형묵 목사는 “한국사회는 자본의 이윤보장에는 철저하지만, 노동에 대한 보호는 이와 상반되며, 그 일상의 예가 비정규직 문제”라며 올바른 성찰을 보여줬다. 우리는 ‘비정규직 대책 한국교회연대’의 성찰과 실천이 지속되길 바라며, 이를 계기로 재물에 오염된 한국 기독교가 이웃들과 더불어 거듭나는 길을 찾길 바란다.
최근 우리사회는 돈으로 바벨탑을 쌓은 대형교회와 사회적 소수자나 약자에 대한 극단적 혐오를 드러내는 극우신앙에 대한 비판이 날로 늘고 있다. 더 높이 걸린 십자가와 더 큰 교회를 욕망하는 한국교회는 사랑과 나눔의 거처이기 보다는 돈과 권력, 미움과 배제의 거처였다. 반면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계는 물론 한국사회의 신뢰를 받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그는 “존엄이란 돈, 권력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존엄은 노동에 의해 이뤄집니다. 개인의 존엄에 있어 노동은 근본적”이라고 말했다. “배제와 불평등의 경제체제야말로 사회병폐의 뿌리이며, 규제받지 않는 자본주의는 새로운 독재”라는 교황의 지적은 양산되는 비정규직으로 현실화된 지 오래다.
십자가의 왼편엔 자본을 앉히고 오른쪽엔 권력을 앉힌 한국교회에 거듭 자성을 촉구한다. 재물을 신앙의 척도로 여기며, 권력을 따라 노동자 민중의 투쟁을 악으로 매도하는 신앙은 종교가 아니다. 때문에 종교단체인지 반공단체인지 분간할 수 없는 기독교단체와 달리 사회적 약자의 곁으로 다가가려는 ‘비정규직 대책 한국교회연대’의 출범은 종교성의 회복이기도 하다. ‘비정규직 대책 한국교회연대’가 전체 기독교계의 자성의 빛이 되길 바란다. 교회는 권력자들의 사교의 장이 아니라, 짐 지고 약한 이들의 쉼터이자 연대의 장이돼야 한다.
2015. 10. 16.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