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투자출연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발표와 경총의 철회입장에 대한 논평
서울시의 형식적 노동이사제 도입 계획, 아직 갈 길이 멀다!
노동이사제란 말에 경끼를 일으키는 경총의 반대, 명분과 근거 없다!
서울시는 10일 15개 투자출연기관에 노동이사제(근로자이사제)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가 발표한 노동이사제는 비상임이사로 직원 규모에 따라 최소 1명, 최대 2명이 참여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이렇게 해서는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미칠 수 없고, 실질적 책임성을 담보할 수도 없다. 또 노동자대표는 노동조합을 탈퇴해야 하는 등 노동조합의 대표성이 보장되지 않는 등 노동자의 실질적 경영참여와도 거리가 있다.
유사한 사례로 들고 있는 독일의 노사공동결정제도나 유럽의 사례와도 질적, 양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서울시가 추진하는 노동이사제도가 이사회의 일방적 의사결정의 들러리, 노동자 경영참여의 형식적 명분만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수 밖에 없다.
흉내만 내는 노동자 경영참가, 이름만 노동이사제가 아니게 하려면 이해 당사자이자 경영의 일주체인 노동조합과 더 많은 토론을 통해 발전적인 방안을 마련할 과제가 있다.
문제는 턱없이 부족한 서울시의 노동이사제 도입발표에 호들갑을 떠는 경총의 반응이다. 경총은 노동자의 경영참가를 마치 자본주의와 기업을 무너뜨리는 위험천만한 제도로 규정하고, 공기업을 망가뜨릴 수도 있다고 매도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스스로 밝히고 있듯 주주자본주의 운운하며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해야 할 기업에서 노동자의 입장을 반영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비상임 노동이사 1-2명 도입에 대한 입장치고는 과한 호들갑이다. 노동이사제 도입으로 제 밥 그릇 빼앗길까 걱정하는 경총의 호들갑은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말이 제격이다.
더 가관인 것은 경총이 오랜 산별교섭의 전통이 있는 독일과 달리 노사정 협상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노동이사제 도입이 대립적 노사관계로 더 큰 갈등을 발생시킬 것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민주노총이 그토록 요구한 산별교섭 제도화에 대해서 일관되게 반대해온 사용자단체로서 산별교섭 전통이 없는 것을 핑계로 되고 있으니 헛웃음밖에 나오질 않는다.
경총은 노동이사제란 말에 경끼를 보일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노동자의 경영참가 보장이야 말로 노사관계 안정은 물론 공기업 개혁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2016년 5월 1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