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한미합동군사훈련 즉각 중단하라.
오늘(22일)부터 한미합동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시작되었다.
이미 미국은 UFG를 앞두고 앤더슨 공군기지에 B-1B 폭격기와 B-2스텔스 전략폭격기를 추가 배치하는 한편 주변 해역에 핵잠수함을 전진배치한 채, 비상대기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소위 ‘4D’ 작전(탐지→교란→파괴→방어)에 의거한 이번 훈련은, 현재 국제사회가 가장 우려하고 있는 생물훈련인 AR(생물방어연습)까지 포함되었다.
현재 한미 양국은 UFG가 ‘연례적인 방어훈련’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오늘 조성된 남북 및 동북아정세를 놓고 볼 때, 오직 ‘연례적’이라는 이유만으로 UFG를 진행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우선 현재 남북관계는 2000년 이후 발생했던 몇 번의 ‘일시적 단절 상태’ 수준을 훨씬 넘어, 완전한 경색과 위기 국면에 들어선 지 오래이다. 남북협력의 최후의 보루였던 개성공단 폐쇄를 비롯하여, 위기 국면을 통제할 수 있는 모든 소통관계마저 차단된 지 오래다. 상황만을 놓고 본다면, 언제 어디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심각한 상태다. 이러한 위기 국면에서 오로지 ‘연례적’이라는 이유로, 북에 대한 ‘탐지, 교란, 파괴, 방어’ 작전에 생물방어연습까지 한미 양국이 공동으로 진행한다는 것을 도대체 누가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더구나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사드(THAAD) 배치 문제로, 안 그래도 복잡한 동북아지형은 더욱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미 양국에 의해 사드(THAAD)의 타격 대상으로 지목된 북은 물론이요, 중국과 러시아의 비난과 반발 역시 대단히 심각한 양상이다. 의도를 했던 하지 않았던 관계없이, 이미 사드(THAAD) 배치는 중국과 러시아로 하여금 한미(일) 군사동맹에 대한 위기 및 적대 의식을 더욱 확대시켜 놓은 결과를 초래했다.
결국 이 모든 남북 및 동북아정세를 감안할 때 UFG는 결코 ‘연례적’일 수도, ‘방어적’일 수도 없다. 결과적으로 UFG는 남북간 군사적 충돌을 야기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은 위험천만한 훈련이며, 설사 훈련기간을 무사히 넘긴다고 하더라도 ‘득’보다는 ‘실’이 매우 큰 결과만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똑바로 알아야 할 것이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바로 남과 북이 하나의 땅이라는 사실이다. 이성적으로 사고할 때, 사드(THAAD)로 북의 공격을 막아내는 정책이 필요한가, 아니면 북의 공격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한가. 반도 전체의 면적이 고작 22만㎢에 불과한 이 좁은 땅에서, 핵과 미사일의 공방전을 한다 한들 남아나는 것이 대체 무엇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더구나 북의 핵 및 미사일 시험이 남쪽이 아닌 미국을 대상으로 하는 상황에서, 온갖 최첨단 무기와 훈련으로 이를 방어해야 한다는 것은 정말 제대로 된 선택인가.
결국 하나로 이어져 있는 22만㎢의 이 땅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최대한 충돌을 피하는 것, 그리고 대화와 소통으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 외에는 없다. 2000년 6.15공동선언 발표를 통해 남과 북의 대화와 협력은 눈부시게 발전했고, 위기는 호전되었다. 6자회담이 개최되는 과정에서 북은 핵동결을 이루었다. 물론 남북관계는 다시금 위기 국면에 봉착했고, 북은 핵개발을 재개했다. 그러나 과거의 경험은 다시금 우리에게 어떠한 선택이 최선인지를 묻고 있다. 해봤는데 안됐다는 식의 감정적 논리로, 남북관계의 성과를 폄하하는 것은 나라의 안녕을 책임져야 할 정권이 할 얘기는 아니다.
수십번을 되풀이하건대,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곧 공멸이다.
누구의 승리도, 누구의 패배도 없는, 그야말로 순식간에 통째로 초토화되는 공멸이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노동본부>는 다시 한 번 촉구한다.
위기를 부르는 한미합동군사훈련(UFG)를 즉각 중단하라!
평화가 곧 안보다. 대북적대정책 폐기하고, 즉각 대화와 소통에 나서라!
2016년 8월 22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노동본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