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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태선 전 조직실장의 감옥에서 온 서신] 박근혜를 위해 제 방 깨끗이 치워 놓았습니다.

작성일 2016.11.09 작성자 교육선전실 조회수 3551

[감옥에서 온 편지] 배태선 전 조직실장의 서신


박근혜 퇴진! 감옥 안 민심도 똑같습니다.

최순실이 몇 걸음 옆방에 있고 박근혜를 위해 제 방 깨끗이 치워 놓았습니다

 

오랜만에 소식 전합니다. 배태선입니다.

지난 1025일부터 지금까지 저는 구속 후 가장 흥분되고 드라마틱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감옥조차도 이렇게 역동적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준 박근혜와 그의 잔당들이 고마울 지경입니다.

매일매일 신문과 TV뉴스를 통해 바깥 사정을 듣고 있습니다. 막혔던 둑이 터지듯 박근혜 물러나라외치는 민중의 성난 함성이 이곳까지 들리는 듯합니다. 지지율이 한자리 수라는 소식도 들었습니다만 이 정권에 완전히 등 돌린 민심은 여기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바깥과는 다른 또 하나의 생생한 현장인 이곳 분위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10.25. 저녁 7시 뉴스가 시발이었습니다(욕 아님). 박근혜의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뭘 어쨌다는데 제가 알아들은 건 대통령이 박근혜가 아니라 최순실이라는 거였습니다. 박근혜는 거의 정신줄을 놓은 듯이 보였습니다. 작년 민중총궐기에서 박근혜는 물러나라외치다 구속된 입장에서 저는 무지막지하게 뒤통수를 맞는 느낌이었습니다. 분노랄 것도 없이 한동안 멍했습니다. 그러다 나온 저의 첫마디는 뭐 저래 미친년이 다 있노였습니다. 알고 보니 저만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서울구치소 여사에서 저와 마주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를 볼 때마다 최순실은 나쁜년, 박근혜는 미친년이라고 합니다.

그런 최순실이 며칠 전에 제가 있는 사동으로 들어왔습니다. 제가 있는 독방에서 몇 걸음 안 떨어진 방입니다. 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군요. 저는 지금 거리 상으로 비선실세의 최측근인 셈입니다. ㅎㅎ

 

박근혜는 지금도 지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모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알 가능성은 영 없어 보입니다. 인적 쇄신이니 내각개편이니 하지만 다 정신나간 짓입니다. 바깥에서도 그렇겠지만 여기서도 국정중단, 그런 걱정하지 말고 니 걱정이나 해라. 물러가는 게 답이라고 합니다. 민심은 참으로 매섭고 명쾌합니다.

 

11.12. 민중총궐기가 코앞입니다. 작년 총궐기에서 우리들은 박근혜퇴진을 목이 타도록 외쳤습니다. 그리고 딱 1년이 지났습니다. 이제 수천만 국민이 함께 박근혜퇴진을 외치고 있습니다. 거리와 광장을 가득 메운 저항의 촛불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찹니다.

 

그러나 더 힘을 내야겠지요. 최순실은 구속됐습니다만 박근혜는 남았습니다. 이참에 마저 보내주십시오. 언제든지 제 방을 비워줄 용의가 있습니다. 그에 대비해 제 방을 아주 깔끔하게 정리정돈해 두고 있습니다.

 

오늘 경향신문 16,17,18,19면에 실린 <박근혜정권 퇴진 공무원, 교사 시국선언>을 봤습니다.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처럼 반가웠습니다. 41,992명의 이름 모를 이름들이 뜨거운 활자로 살아 심장을 펄떡이게 했습니다. 동지들 정말 고맙습니다. 그렇게 힘을 모아 끈질기게 싸웁시다. 그것이 이 칠흙같이 캄캄한 세상에 우리가 희망의 빛을 쏘아올리는 방식이라고 믿습니다.

 

제가 이 편지를 쓰는 사이 박근혜가 2차 대국민담화 기자회견을 했네요. , 뭐랄까. 낯 부끄럽습니다. 1차에 비해 좀더 구체적일뿐 실제는 동정여론에 기대 권력을 구걸하겠다는 노골적인 앵벌이로 보입니다. 보고 있는 제가 다 부끄럽습니다.

 

권력은 참으로 무상합니다. <전경련>이 손바닥 뒤집듯 태도를 바꾸는 걸 보면 권력과 자본의 관계는 양아치들의 거래를 연상케 합니다. 한달 전만 하더라도 전경련은 미르와 K스포츠 재단을 자신들이 만들었다고 국감에서까지 강변했습니다. 청와대의 힘을 믿은거지요. 그런데 상황이 역전되자 이제 와서 정권이 내라는데 안줄 수 있나며 말을 바꿉니다. 이것들은 건달만큼의 의리도 없습니다. 쉬운해고와 낮은임금, 평생 비정규직을 골자로 하는 노동개악이 정권과 전경련의 뒷거래 목록이었음을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습니까. 국민을 바보로 압니다. 한국 사회를 쑥대밭으로 만든 박근혜와 검은 거래의 공범 재벌은 단죄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이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풀어가는 첫 순서입니다.

 

11.12. 민중총궐기 날 저도 운동화 끈 바짝 당겨매고 거리에 서고 싶습니다. 한상균위원장을 비롯해 구속된 우리 모두의 마음입니다. 아쉽지만 여러분들이 우리 몫까지 보태 외쳐주실거라 믿습니다. 쩌렁쩌렁하게 울릴 민중의 함성을 듣고 싶습니다.

끝내자! 박근혜” “뒤집자! 재벌천국” “열어라! 평등세상

 

2016.11.4. 배태선

 

*40여일 넘게 성과퇴출제에 맞서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는 철도노조 동지들을 열렬히 응원합니다. 동지들의 파업이 정세를 뒤엎을 노동자 투쟁의 기폭제입니다. 고맙습니다. 힘내라! 철도노조!

*박근혜정권 퇴진을 위한 민주노총 총파업을 기대합니다. 엣지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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