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튀 외투기업 한국산연의
정리해고와 일방적 폐업 철회, 생산 정상화를 촉구하는
국회의원 기자회견
- 일시/장소: 2022.6.29(수) 11:00 / 국회 소통관
- 국회의원 류호정, 용혜인, 윤미향, 민주노총
<진행 순서> ○ 국회의원 인사말 및 참석자 소개 - 국회의원 류호정 - 국회의원 용혜인 - 국회의원 윤미향 ○ 현장 발언 - 민주노총 금속노조 홍지욱 부위원장 - 민주노총 김은형 부위원장 ○ 기자회견문 낭독 |
별첨 1. 기자회견문
2. 한국산연 문제 현황과 진행 경과.
[기자회견문]
먹튀 외투기업 한국산연의 정리해고와
일방적 폐업 철회, 생산 정상화를 촉구한다.
한국산연은 1973년 마산수출자유지역에 설립된 일본 초국적기업 ‘산켄전기주식회사’의 100% 투자 자회사였습니다. 당시의 사회경제적 상황 속에 외투기업인 한국산연에게는 엄청난 특혜와 지원이 주어졌고, 이는 47년을 이어졌습니다. 한국산연은 일본 산켄에게 그야말로 복덩어리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1996년 한국산연에 노동조합이 생기고 일본 산켄은 곧바로 주총에서 철수와 이전을 결정합니다. 노조는 투쟁에 돌입했고, 결국 승리해서 정상화되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일본 산켄의 노조 탄압은 계속되었고, 2012년에 이르기까지 계속된 사업부 철수와 구조조정으로 수백명의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렸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남은 조합원 전원을 정리해고한 것이 2016년이었습니다. 다시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투쟁은 이어졌고, 결국 투쟁했던 조합원 모두 복귀하게 됩니다. 역시 이번에도 끝이 아니었습니다. 2020년 일본 산켄은 한국산연 폐업을 결정합니다. 그리고 일본 본사 홈페이지에만 공지합니다. 코로나19 사태에 편승한 위장폐업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일본을 왔다갔다 못하니 이때 정리해야 한다’는 사측의 발언이 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노조에서 확인했던 것은 폐업 공고만은 아니었습니다. 일본 산켄은 한국 사업으로 막대한 이익을 보고 있었습니다. 한국산연의 폐업은 사실상 노조를 정리하기 위한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한국측의 주요 파트너로 부상한 LG 재벌 측의 협력으로 충청남도 천안에 새로운 생산라인을 확보하기로 한 것이 밝혀졌습니다. 여기서 또다시 해당 지자체들로부터 막대한 지원을 받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엄청난 이익에도 불구하고 노조 활동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면서 정리해고를 자행하고, 일방적으로 폐업을 신고하고, 투자 유치에 눈먼 지자체들로 새로운 특혜와 지원을 찾아가는 이전, 그 과정 속의 국내 자본의 협력과 정부의 방관, 조장 등, 먹튀와 정리해고, 폐업, 노동자 무시와 노조 탄압 등으로 그야말로 전형적인 외국인투자기업(외투기업)의 행태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바로 한국 산연의 사례였던 것입니다.
2020년의 일방적 폐업에 맞서 지금껏 투쟁해왔던 한국산연 노동자들이 지난 6월 20일부터 모회사인 산켄전기의 국내 합작법인 APTC 사무실(서울 마곡동)에서 단식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한국산연은 지난 47년 동안 한국정부로부터 각종 지원과 혜택을 제공받아온 외투기업이었습니다. 하지만 막대한 이익 속에 자행된 정리해고와 일방적 폐업, 은밀한 생산라인 이전과 별도 법인 준비, 그 과정 속의 노조 무시와 노사합의 불이행 등으로 점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제재나 불이익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한국의 지자체들은 투자 유치라는 명목으로 또다시 새로운 특혜와 지원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정부의 방관과 조장 속에 한국의 재벌 기업은 주요 협력 파트너로 역할합니다.
폐업 철회, 원직 복직 및 생산공장 정상화 등을 요구하며 투쟁을 계속해온 한국산연 노동자들은 급기야 단식 농성 등 끝장투쟁에 이르렀습니다. 한국산연 노동자들의 절규를 외면한 채 일본 산켄은 지난 금요일인 6월 24일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모든 결정을 밀어붙이려 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산연 노동자들이 직접 참여는 하지 않지만 교섭이 시작되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주의깊게 지켜볼 것입니다.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일본 산켄 본사가 실질적으로 수용하는 교섭이어야 하겠습니다. 지난 시기의, 합의를 하였으되 헌신짝처럼 내팽개쳤던 경험들이 반복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모회사인 일본의 산켄전기는 물론 한일 양국 정부, 일본 산켄전기의 주요 한국 파트너로 나서고 있는 LG 등 모두가 이 사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책임있게 나서야 하겠습니다.
한국산연 문제는 외투기업의 행태와 문제점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바로미터입니다.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 것인가가 외국인 투자 기업과 거기서 일하게 되는 노동자, 그리고 투자국과 유치국 정부의 역할 등을 제대로 조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지난 6월 초 몇몇 국회의원들이 외국인투자촉진법(외투법) 개정에 나선 이유이기도 합니다. 매번 반복되는 외투기업의 문제점들, 일방적 전횡, 노조 탄압과 노동자 무시, 기술 탈취와 먹튀 등의 사태들은 특혜와 지원은 있으되 규제와 제한은 미흡한 허술한 법체계 때문이기도 한 것입니다.
한국산연 문제의 제대로 된 해결을 촉구합니다. 한국산연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일본 산켄전기를 수용할 것을 촉구합니다. 이를 위한 한일 양국 정부는 물론 일본 산켄전기의 한국측 주요 협력사로 부상한 LG 재벌의 책임있는 역할을 촉구합니다.
한국산연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고, 노동자의 피눈물이 멈출 때까지, 한국산연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우리들의 관심과 연대는 계속될 것임을 다시한번 밝히는 바입니다.
2022년 6월 29일
먹튀 외투기업 한국산연의 정리해고와 일방적 폐업 철회, 생산 정상화를 촉구하는
국회의원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