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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권리연구소 이슈페이퍼] 크라우드 워커의 근로자성에 관한 독일연방노동법원 판결문

작성일 2022.07.11 작성자 민주법률원 조회수 514

미세작업을 하는 크라우드 워커도 근로자이다

독일 연방노동법원 판결문과 의미

- 노동자권리연구소 이슈페이퍼 2022-3호 발행

 

 

민주노총법률원 부설 노동자권리연구소는 2020년 플랫폼(Roamler)과 크라우드 워커(Crowd worker)의 관계를 근로계약관계로 인정한 독일 연방노동법원 판결문(번역)과 그 평석을 담은 이슈페이퍼 2022-3호를 발행하였다.

 

 

[사건 개요]

플랫폼기업(Roamler)은 고객(상품 제조사)을 위하여 소매점주유소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진열상태를 점검하는 업무를 위탁받은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기업이다. 점검 엄무를 실제 수행하는 노동자는 플랫폼노동자(크라우드 워커, Crowd Worker)였다. 그들의 업무는 진열된 상품의 사진을 찍고 상품의 광고에 관한 질문에 답하는 것이었다. “기본 합의등에 근거하여, 플랫폼회사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크라우드 워커에게 점검 업무를 단계별로 쪼갠 미세 작업(Micro Job)”을 제안하였다. 플랫폼에 등록한 어느 노동자도 특정 시점에 제안된 업무 제안을 수락할 수 있지만 반드시 업무 제안을 수락해야 할 계약상 의무는 없었다. 만약 크라우드 워커가 업무를 맡으면, 그는 통상 2시간 이내에 크라우드 소서의 구체적 작업설명에 따라 업무를 완료해야 했다. 완료된 과업에 대하여 경험 점수가 크라우드 워커의 계정에 부여되었다. 플랫폼의 시스템은 크라우드 워커가 완료한 과업의 수에 따라 레벨이 올라가고 이에 따라 하나의 경로상에 여러 미세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여 높은 소득을 올릴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원고인 크라우드 워커는 20182, 플랫폼회사로부터 더 이상 업무를 제안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 이전 11개월 동안 원고는 2,978개의 과업을 수행하였다. 원고는 소송에서, 양 당사자간 기간을 정하지 않은 고용계약이 존재한다는 확인을 청구하면서 부당해고로부터의 보호 해고 기간 동안 임금 지급을 청구하였다. 1(뮌헨 지방노동법원)과 항소심(뮌헨 주노동법원)은 양당사자간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반면 상고심인 연방노동법원은, 양당사자간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했다고 인정하였다.

 

 

[판결요지]

독일 연방노동법원은 다음과 같은 근거에서 플랫폼기업과 크라우드 워커 간 근로계약관계를 인정함.

 

 

- 독일민법 제611a조에 따르면,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가 인적 종속성 하에서 타인의 지시에 구속되며, 타인에 의해 결정된 업무를 수행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된다. 계약 이행의 실질적 양상이 근로계약관계로 보인다면, 당사자간 계약에 부여한 명칭은 중요하지 않다.

- 위탁인(플랫폼기업)이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수탁인(노동자)이 업무수행의 장소, 시간 및 내용의 측면에서 자신의 업무를 자유롭게 스스로 조직할 수 없을 정도로 업무수행을 통제하였다면 이는 근로계약관계에 해당할 수 있다. 본 사건이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 원고(크라우드 워커)는 근로자가 전형적으로 일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였고, 인적 종속성 하에서 타인의 지시에 구속되며 타인에 의해 결정된 업무를 수행하였다. 플랫폼 노동자는 계약 상으로는 플랫폼기업이 제안한 업무를 수락할 의무가 없었다. 그러나 플랫폼기업이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의 조직 구조는, 노동자가 계정을 통해 등록하여, 업무 교육을 받고, 단계별로 세부절차가 계약상 정해진 단순한 과업들(미세작업)의 묶음을 계속적으로 수락하고 이를 몸소 수행하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수행한 업무의 수가 늘어나서 평가 시스템 하에서의 레벨이 높아져야만, 플랫폼 노동자는 동시에 여러 업무 제안을 수락하여 하나의 경로를 통해 그것을 수행함으로써 높은 시간당 보수를 얻을 수 있었다. 이러한 동기유발 시스템을 통해, 플랫폼노동자는 자신의 구역에서 점검 업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하도록 자극 받았다.

 

 

[판결의 의의]

이 판결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하나의 일감을 여러 과업으로 잘게 쪼갠 미세작업(Micro task)을 수행하는 크라우드 워커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판결로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해외에서 근로자로 인정된 플랫폼 노동자는 주로 운송배달 업무를 하는 노동자였다면, 온라인을 통해 미세작업을 하는 크라우드 워커의 근로자성을 최고법원이 인정한 최초의 사례라 할 수 있다.

특히 이 판결에서 주목할 점은, 플랫폼기업과 노동자 간 계약(“기본합의”)상 노동자가 플랫폼기업의 업무 제안을 수락할 의무가 없다고 명시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미세작업을 수행해야만 레벨이 올라가고 이를 통해 더 많은 보수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도록 설계된 플랫폼의 시스템 자체가 노동자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도록 만들었으며, 이러한 시스템(작업조직)을 근거로 플랫폼 노동자가 종속적 관계에서 일을 한 근로자라고 인정한 점이다.

또한 연방노동법원은, 지시에 구속되어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가를 판단할 때 해당 업무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플랫폼기업이 제안하는 미세과업은 하나의 업무를 여러개의 단순업무로 잘게 쪼개고 이를 고객이 원하는 방식대로 수행하도록 구체적 사항이 계약상 상세히 정해져 있었다. 이러한 단순업무 수행에 관해서는 아주 적은 지시만으로도 근로자가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도록 만들 수 있으며, 따라서 구체적직접적 지시가 적었다고 하더라도 지시 구속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설시하였다.

 

 

노동자권리연구소는 플랫폼 노동자를 노동법의 근로자로 인정한 해외 최고법원의 최근 판례들의 판결문 전문 번역과 전문가의 평석을 담은 이슈페이퍼를 연속 발행하고 있다.

노동자권리연구소 이슈페이퍼는 민주노총 홈페이지(http://www.nodong.org)에서 볼 수 있다.

 

 

노동자권리연구소 이슈페이퍼: 해외 최고법원 플랫폼노동 판례 소개 시리즈

 

 

프랑스 대법원 2020. 3. 4. 판결: 우버 사건 (’21. 11. 12. 발간)

[번역평석: 박제성/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영국 대법원 2021. 2. 19. 판결: 우버 사건 (‘22. 2. 28. 발간)

[번역: 서희원(민주노총법률원 변호사)/ 감수평석: 심재진(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스페인 대법원 2020. 9. 25. 판결: 글로보(Glovo) 사건 (‘22. 3. 31. 발간)

[번역평석: 노호창/호서대 법경찰행정학과 교수]

독일 연방노동법원 2020. 12. 1. 판결: 크라우드워커(Roamler) 사건 (‘22. 7. 10. 발간)

[번역: 박귀천(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윤애림(서울대 법학연구소 책임연구원)]

[평석: 박귀천(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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