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그래서 정부는 무슨 역할을 하겠단 것인가?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갈 때 마음 다르다고 현재의 상황을 바라보는 정부 시각과 대응이 바로 그것과 같다. 조선업이 어려워지던 시기 고통을 분담하자고 요설을 떨더니 결과적으로 7만 5천여 명에 달하는 하청 노동자들을 해고해 거리로 내몰고, 5년간 실질임금의 30%를 삭감해 생계에 위협을 가했다. 이제 수주 호황이 도래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회복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절규에 대한 답은 그냥 시키는 대로 일하고 주는 대로 받으라는 것이다. 무엇을 더 달라는 것도 아니고 삭감된 임금을 보상하라는 것도 아닌 원상회복 요구에 대한 답은 오로지 법과 원칙이라는 말뿐이다.
파업 이후 지난 주말까지 세 차례의 교섭이 진행됐고 오늘도 11시부터 교섭이 이어졌다. 하청 노동자들의 요구는 크게 두 가지 노동조합 인정과 임금인상. 이 가운데 노동조합 인정과 활동보장은 대략적인 합의에 이르렀고 남은 부분 임금에 대한 부분에 대한 교섭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오늘의 관계부처 대응 회의와 그 결과인 담화문은 어이가 없다.
현재의 상황을 해결할 주체는 원청인 대우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실질적 주인인 산업은행이다. 지분의 55%를 소유하며 대우조선해양이 일정 금액 이상을 지출할 때 이를 승인하는 위치에 있는 산업은행이 문제 해결의 주체이고 적극적으로 교섭에 나서야 함에도 불구하고 뒤로 물러나 본인들은 책임이 없다며 회피한 결과가 오늘의 상황에 이르게 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오늘 관계 장관 회의는 정부의 책임은 뒤로 한 채 오로지 하청 노동자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며 투쟁을 종료하라 겁박하고 굴종을 강요하고 나섰다. 교섭이 길어지면 다음 담화에는 공권력 투입을 천명할 생각인가? 정부의 태도가 시종일관 이렇다면 상황의 해결은 요원하다.
다시 한번 요구한다. 오늘 담화문 발표에 함께 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이 적극 역할에 나서라.
산업은행을 교섭의 자리에 앉히고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이 적극 나서도록 역할을 하라. 다시 돌아오는 조선소. 다시 활력을 찾는 지역 경제. 다시 뛰는 조선 강국을 위해 가장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하라. 이것이 국가의 책임이고 정부의 역할이다.
조선소 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이 시작된 후 하청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환경이 소개되며 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노동자, 시민이 늘어나고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정부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조선소 하청 노동자들의 생존을 향한 절규에 함께 할 것이다. 지금까지 진행한 연대의 폭과 깊이를 늘리고 투쟁 전선을 공고히 할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의 주인인 산업은행을 교섭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해 다양한 방식의 사업과 투쟁을 조직하고 일굴 것이다.
복잡하게 보이지만 해결의 고리는 단순하다. 모든 문제해결에는 때가 있다. 지금이 바로 골든타임이다. 상황이 파국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더 늦어지지 않도록 다시금 정부의 결단을 촉구한다. 또한 파국으로 이어진다면 그 책임은 오로지 윤석열 정부의 몫이며 이는 윤석열 정부를 향한 노동자, 민중의 거대한 투쟁으로 이어질 것임을 명심하라.
산업은행이 책임지고 대우조선이 해결하라! 이를 위해 정부의 역할을 다하라!
2022년 7월 18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