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서 죽었다.
여성노동자가 일터에서 겪는
젠더폭력을 직시하고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라
- 일시 : 2022.9.26.(월) 10:30 ~
- 장소 : 경향신문사 12층 민주노총 대회의실
- 주최 : 민주노총
- 주관 :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1) 취지
- 신당역 여성노동자 스토킹 피해에 따른 사망으로 인해 여성이 겪는 스토킹과 함께 일터에서 안전하게 일할 조건이 마련되지 못한 종합적인 문제가 제기되고 있음.
- 본 사안은 여성을 성적대상화하고 사유화하려는 스토킹, 불법촬영이 만연한 가부장적인 여성혐오문화에서 비롯함.
- 본 사안은 가피해자 당사자간의 스토킹 피해를 넘어 직장동료 사이에서 발생한 젠더폭력이며, 일하는 과정 중에 생긴 사망이기에 ‘일터에서의 젠더폭력에 따른 산업재해’임을 확인함.
- 여성들이 많이 일하고 있는 직종인 가정방문노동자, 돌봄노동자, 기관의 민원창구와 여객 객실업무는 물론이고 언론노동자들은 대면업무의 각 영역에서 젠더폭력의 위험에 놓여있음.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여성의 안전을 위해 여성은 야간당직에서 빼겠다는, 여성을 일자리에서 배제하겠다고 하는 시대착오적 발언을 한 것은 우리사회가 여성안전에 대한 대책이 없음을 나타냄.
- 젠더폭력의 원인은 일터에서의 여성의 지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여기는 사회적 인식에서 비롯되기도 하고, 안전조치가 미비한 것도 있음.
- 각 직종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겪는 일자리에서의 젠더폭력을 직면하고 이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을 요구할 것임.
2) 기자회견 순서
○ 사회 : 민주노총 김수경 여성국장
○ 여는 말 :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
○ 현장 증언
1. 김정원 금속노조 서울지부 LG케어 솔루션지회장
2. 김수진 언론노조 성평등위원장
3. 박현숙 공무원노조 부위원장
4. 정명재 공공운수노조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장
○ 발언 : 민주노총 박희은 여성위원장
○ 기자회견문 낭독 : 전교조 손지은 부위원장, 민주노총 서울본부 이경옥 여성위원장
○ 퍼포먼스
3) 내용
- 소형 가전제품 렌탈이 확대되면서 가정 방문으로 가전제품 점검과 수리를 담당하는 노
동자들의 숫자가 늘고 있고, 특히나 여성의 참여가 확대되고 있음.
가정방문여성노동자의 안전에 대해서는 도시가스안전점검, 수도검침, 요양보호, 학습지
노동자들을 통해 드러난 바가 있으나, 여전히 가정방문노동의 안전대책은 미흡함.
같은 가전서비스를 담당해도 남성은 학교와 사무실 등 공적인 공간에 배치하고, 여성은
고립된 가정으로 배치하는 고질적인 젠더차별이 여성을 위험으로 내모는 요인중 하나임.
여성기자에 대한 온라인 폭력은 젠더화 되어 있음. 남성에게는 없는 여성언론인에게 쏟아지는 젠더폭력의 실태를 확인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촉구함
민원창구에서 여성을 주로 발견하는 건 흔한 일임. 여성들은 왜 이렇게 많이 민원창구에 내몰리는가? 그 속에서 여성들이 겪는 폭력은 악성민원인 대응만으로 가능한가?
여성밀집 직종인 열차객실업무. 여성들이 겪는 성희롱에 대한 안전장치는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민주노총은 여성노동자들이 일터에서 겪는 젠더폭력과 차별의 피해를 전시하는데 그치지 않을 것임. 이에 대한 근복적인 대책이 필요함. 악성민원, 블랙컨슈머, 악플러에 대한 대응을 넘어 여성이 우리 사회 전 영역에서 안전하게 일 할 수 있는 대책을 요구하고자 함.
※ 붙임자료 1. 기자회견문
※ 붙임자료 2. 발언자 발언문
※ 첨부자료 1. 여성기자를 향한 온라인 괴롭힘. 이대로 괜찮은가?
※ 붙임자료 1. 기자회견문
기자회견문
우리는 신당역에서 발생한 여성노동자에 대한 참혹한 스토킹 범죄를 목도하며, 우리가 일하는 공간 어디도 안전하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하였다.
여성노동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성적괴롭힘은 고평법에서 규율하는 직장 상사와 직장 동료에 의해 발생하는 직장 내 성희롱이 다가 아니다. 우리가 처한 현실은 직장 내 성희롱이라는 법률적 용어를 넘어 다양한 유형의 가해행위가 나타난다.
가정방문노동을 주로 하는 여성들은 타인의 집에서 혼자 고립되어 여성이기에 겪는 무시와 성적괴롭힘을 겪는다.
언론사에서 일하는 여성기자들은 남성기자들에 비할 수 없이 많은 괴롭힘성 메일을 받고, 그 메일의 많은 부분은 기사 내용이 아닌 외모지적,성폭력위협,성적괴롭힘이다. 간혹 폭력은 온라인 공간을 넘어 현실공간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여행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철도의 여성승무노동자에 대한 불특정 다수의 성희롱은, 마치 여성에게는 그렇게 해도 된다는 듯 익숙하게 자행된다.
왜 관공서의 민원업무 대부분은 여성이 담당하고 있으며, 여성노동자들이 숱하게 겪는 차별과 폭력의 원인을 악성민원인 개인에게만 한정하고 개인적 차단으로만 해결하고자 하는가.
우리는 일자리가 안전하지 못하기에 겪는 공포에 더해 최소한의 대책조차 전무한 현실에 참담하기까지 하다.
신당역에서 사망한 여성노동자의 죽음은 사내 젠더폭력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가 촘촘히 마련되었다면 막을 수 있었다. 사법부가 가해자에게 2차 스토킹을 용인하는 불구속조치를 취하지만 않았어도 막을 수 있었다.
적어도 혼자 고립되어 일하지 않고, 2인 1조로 일하기만 했어도 불시에 닥치는 위험에 맞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여성에 대한 폭력은 여성에 대한 차별과 배제에서 비롯된다. 서울교통공사에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듯 여성안전 대책이라고 기껏 내세운 것이 여성을 업무에서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발상은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이 여성혐오 범죄가 아니라고 우기는 여가부장관의 발언과 소름끼치도록 닮아있다. 여성을 사회에서 배제하는 일터 내 구조적 차별은 한 나라의 장관이 현존하는 여성폭력을 은폐하고 삭제하여 본질적인 대책조차 세울 수 없게 만드는 지경으로 이어진다. 서울교통공사는 보호라는 미명 하에 이루어지는 업무 배제야말로 여성혐오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여성가족부 장관은 여성혐오를 여성혐오라고 인정하지 않는 행태야말로 여성혐오라는 것을 똑똑히 새겨듣길 바란다.
우리는 다시 한 번 말한다. 일터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은 촘촘하고 구조적으로 존재하고, 그로인해 여성에 대한 폭력이 용인 되고 있는 것이다. 사업주와 정부가 만들어 낸 차별적 태도는 조직문화를 성차별적으로 만들고, 고객과 이용자, 구독자에게 전달된 것이다.
더이상 차별에 기인한 폭력으로 여성들이 죽어나가지 않도록, 사업장 내 성차별적 고용관행을 바꾸고 폭력의 기제들을 없애야 한다.
여성가족부는 들어라. 여성가족부의 역사적 소임은 다하지 않았다. 바로 지금, 여성이 평등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일터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없애기 위한 당사자로 나서야한다.
여성들도 일터에서 보다 나은 미래를 계획할 수 있어야 한다.
안전하게 일하고 무사히 퇴근하는 것이 절실한 소망이 되어버린 오늘날 한국사회 여성노동자의 현실. 이제는 바꿔야 할 때다.
2022년 9월 26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