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김문수 씨의 생존 방식은 결국 색깔론인가? 김문수 씨의 극단의 이분법적 사고에 대해 지지는 고사하고 동의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많은 이들이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거짓과 색깔론을 앞세워 좌충우돌하다 기어이 퇴장을 당한 김문수 씨가 오늘은 청취율이 높은 라디오 토론 프로그램에 나와 어제와 같은 말을 반복했다. 실시간으로 달리는 댓글을 확인시켜 주고 싶은 마음 굴뚝같았다.
심지어 오늘 경총을 방문한 자리에서 노조법 2, 3조 개정에 대해 맥락(오늘 라디오 방송에서 그렇게 맥락을 언급하던 김문수씨였다) 없이 ‘공산주의’를 언급하고 ‘소유권’을 언급하며 그가 얘기하는 거리의 약자인 비정규하청노동자들의 기본권 보장을 다시 색깔론으로 덧씌웠다. 심지어 재계도 그간 노조법 2,3조 개정의 반대 근거로 ‘재산권 침해’를 주장했는데 한술 더 떠 나온 오늘 김문수 씨의 발언은 아주 고약한 의도가 있다.
김문수 씨 세상 참 편하게 산다. 그가 극단적 이분법 논리로 세상을 구분하고 본인의 언행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본인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과시하고 싶었을 것이다. 과거의 이력을 내세우며 민주노총을 들먹이는 것으로 사회적 대화 기구의 수장으로 본인 만한 사람이 없다고 강변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누굴 만났는지 밝히지도 못하면서 민주노총 산별 위원장과의 만찬을 했다는 거짓 증언까지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늘 방송에선 만남의 당사자가 본인을 밝히라고 했지만 김문수 씨 본인이 그렇게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문수 씨야 본인과 민주노총이 함께 연관되어 노출이 되면 될수록 본인의 성과요 업적이 되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김문수 씨만의 생각이다.
민주노총과 전직 대통령, 야당 국회의원들에 대한 색깔론 공세를 통해 사회 전반의 갈등을 이념 대결의 장으로 확산시키고 싶었을 것이다. 공개된 장소와 시간을 활용한 계산된 언행을 통해 소위 아스팔트 우파의 결집을 노리고 본인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확인시키고 싶었을 것이다. 얼마나 좋은가? 김문수 TV는 폐쇄했어도 본인들이나 돌려보고 카타르시스를 느낄 유튜브 채널에서나 할 수 있는 얘기를 공식적이고 공개된 자리와 매체를 통해 가감 없이 뱉어내고 있으니 이만큼 자기 정치를 하기 좋은 여건이 또 있을까? 이는 김문수 씨를 임명한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과도 맞아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김문수 씨의 이런 신념과 실천은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합리적인 사고와 판단력을 가진 절대다수의 노동자, 민중, 시민을 광범위하게 결집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세상의 많은 색깔을 인정하지 못하고 오로지 빨간색과 그렇지 않은 색으로 나누고 네 편 아니면 내 편이라는 식의 김문수 씨가 가진 사고는 낡고 고루하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세상은 김문수 씨가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김문수 씨의 입에서 민주노총이 거명되는 것 자체가 수치스럽다. 오늘 김문수 씨와 경총의 만남에서도 확인됐듯 사용자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관철하기 위한 허울뿐인 사회적 대화가 아니라 현장과 거리, 생활과 광장에서의 운동과 정치를 통해 일하는 사람 모두의 노동권 쟁취와 보장. 일하는 사람이 중심이 되고 주인이 되는 정치와 세상의 건설을 위해 나갈 것이다.
2022년 10월 1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