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중동에서 벌어지는 비극을 보면서도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주장하는 얼빠진 인사는 국방부 장관 자격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극우보수집회에 참석해 극단적 주장을 펼치고 12.12 군사쿠데타를 옹호하며 남과 북의 무력충돌을 제어하는 안전판인 9.19 남북군사합의에 대한 파기를 주장하던 신원식에 대해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됐음에도 끝내 장관임명을 강행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래 벌써 18번째 막가파식 인사다.
새 국방부 장관이 가진 극단적 대결의식과 구시대적 안보의식에 대한 노동자, 시민의 우려는 매우 크다. 아니나 다를까. 국방부 장관은 최근 중동에서 벌어지는 무력충돌과 이로 인한 비인도적 범죄행위를 보면서도 아무런 깨달음을 얻지 못하고 다시 예의 9.19 남북군사합의 파기를 주장함으로써 노동자, 시민의 우려를 현실로 만들고 있다.
9.19 남북군사합의는 남과 북이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를 보장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공통된 인식에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군사적으로 철저히 이행하기 위하여 합의한 귀한 결실이다.
9.19 남북군사합의는 남과 북이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합의하고 이의 이행을 위해 다양한 신뢰구축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이 합의의 이행은 휴전 이후 적대적이며 파괴적으로 진행된 남북의 긴장 완화와 관계개선, 평화 정착에 큰 디딤돌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현실은 우리의 바람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합의 당시보다 대결은 첨예화되었고 패권의 정점에 서 있는 나라들은 자신들의 동맹을 동원해 힘의 우위를 차지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 내에서 유일 패권을 유지하기에 혈안이 되어있다. 패권이 봉쇄와 전쟁연습을 불러오고 그 봉쇄를 뚫기 위한 양측의 군사적 시도들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물론 특히 한반도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남과 북에 존재하는 노동자, 민중의 고통으로 점철될 것이다.
중동에서의 비극 역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과 봉쇄와 다르지 않다. 언제 터져도 이상할 것 없는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군사적 합의는 그 의의와 존재가치가 상상을 초월한다.
국방부 장관과 윤석열 정부는 현재 중동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며, 이를 바라보며 대한민국과 한반도에 미칠 영향을 걱정하는 노동자, 시민의 불안한 마음에 답을 제시해야 한다. 그것은 9.19 남북군사합의의 파기가 아니라 9.19 남북군사합의의 복원이고 실질적 이행이다.
2023년 10월 1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