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의 콜센터노동자 노동안전 권고 시행 촉구 기자회견
2022 콜센터 실태조사결과발표 토론회, 2023 인권상황보고서 이후, 권고는 아직도..
감정노동자보호법 시행 5년, 여전히 숨막히는 콜센터 노동현장
■ 일시: 2023.10.18(수) 11:00
■ 장소: 국가인권위원회 앞
■ 주최: 민주노총, 콜센터노동자 공동사업단
< 프로그램 >
* 사회: 민주노총 김석 미조직전략조직국장
○ 여는 발언: 민주노총 이태의 부위원장
○ 현장 발언
· 콜센터 노동현장의 열악한 현실과 국가인권위 역할 해태 규탄 및 정부 차원 대책 마련 촉구
: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 고용노동부본부 조미선 부본부장
· 감정노동자보호법 시행 5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 개선은 답보 상태인 콜센터 노동현장
: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콜센터지부 채윤희 SH콜센터지회장
· 현장 투쟁 사례․계획
: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 김현주 수석부지부장
: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이연화 사무국장
○ 기자회견문 낭독
* 기자회견 후 서한 전달
[별첨] 1. 기자회견문
2. 현장 발언 요지
3. 민주노총의 콜센터 노동자 노동권 개선 정책 요구
[기자회견문]
감정노동자보호법 시행 5년, 여전히 숨막히는 콜센터 노동현장,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 국가인권위 콜센터 권고를 촉구한다!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은 우리 사회에 여러 충격과 변화를 가져왔다. 그 중에서도 전화 상담 노동은 필수 노동이라 일컬어지며 그 중요성을 확인받았고, 상담사들이 처한 힘겨운 처지는 나름 커다란 사회적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팬데믹 상황에서 비대면 방식을 통한 정보 소통의 비중이 크게 늘었고, 전화 상담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조건 속에 집단감염의 위험에 시달리면서 쇄도하는 상담을 처리해야 했다. 또한 최근 수년에 걸쳐 확대되어온 온라인 판매 역시 전화 상담 노동자들의 업무 비중을 현격히 강화시켜 왔다. 고객, 민원인들과 직접 대화하지만, 비대면 방식의 소통이 갖는 어려움 속에 감정노동의 강도는 잦아들지 않았다.
5년 전 오늘 감정노동자보호법이 시행되었고, 팬데믹으로 인해 전화 상담 노동자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사회적 경보는 국가인권위원회로 하여금 실태조사와 대책 마련에 나서게 하였다. 2021년 콜센터 노동에 대한 광범위한 실태조사를 거쳐 2022년 4월 공개 정책토론회를 통해 콜센터 노동자들의 엄혹한 노동조건과 심각한 노동실태를 확인하기도 하였다.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콜센터 노동자들의 노동안전 보장이 필요함을 다시 한번 알리는 계기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감정노동자보호법이 시행된 지 오늘로 5년이 되었지만, 국가인권위가 실태조사를 한 지 2년 여가 다 되어가지만 콜센터 노동자들의 노동 현실은 참혹하기만 하다. 2021년 국가인권위가 수행한 콜센터 노동자 인권 상황 실태조사를 비롯한 여러 조사 결과는 콜센터 노동자들이 만성적인 저임금과 왜곡된 고용 구조, 휴가·휴게가 쉽지 않은 강압적인 업무 상황 등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2021년 국가인권위 실태조사와 2022년 공개 정책토론회 이후에도 상황은 진전되지 않고 있다. 2023년 민주노총이 수행한 콜센터 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는 2021년 지표보다 거의 나아지지 않고 있는 콜센터 노동자들의 노동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국가인권위의 2021년 조사는 콜센터 노동자들이 회사측으로부터 매월 5~6종의 부당한 처우를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었다. 부당처우 중에서도, “상담사가 대답할 수 없는 상담으로 인한 어려움, 지나치게 많은 콜수 등 실적 압박, 업무에 대한 과도한 모니터링”의 순으로 평균치 이상을 나타냈다. 2023년 민주노총의 실태조사에서는 주 1회 이상 지속적으로 경험한 직장내 괴롭힘 경험 중에 “고객 컴플레인에 대한 무리한 반응(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평가하거나 고객에게 직접 사과하라는 등), 무리한 업무지시” 등이 가장 높은 수치(각 16.4%, 12.5%)를 보였다.
휴게 공간에 대한 지표 역시 마찬가지였다. 2021년 국가인권위 조사는 콜센터 상담사를 위한 휴게 공간이 없는 경우가 15.5%에 달하는 반면, 휴게공간이 있어도 만족도는 15,1%에 불과했다. 2023년 민주노총 조사는 상담사의 32.5%가 휴게공간이 불충분하다고 응답하고 있다. 화장실 이용의 열악함으로 인한 질병에 시달리는 것도 나아진 것이 없었다. 2021년 국가인권위 조사는 상담사의 25.3%가 화장실 이용이 자유롭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로 인해 질병을 경험한 상담사의 20.9%가 방광염·신우염을 진단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민주노총 조사는 질병을 경험한 상담사 중 319%가 방광염 진단을 받았다. 이는 우리나라 노동자 평균보다 10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일부만 소개해도, 콜센터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이 여전히 답보 상태에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국가인권위 실태조사는 거의 모든 조사 결과 지표에서 간접고용 상담사들의 힘든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화장실 이용도, 휴가·휴게 이용도, 목표콜수 압박도, 고객 컴플레인으로 인한 직장내 괴롭힘이나 부당한 처우도 간접고용 상담사들이 더욱 심각한 상태임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전화 상담의 특성상 해당 업무를 잘 숙지하고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전화 상담 노동이 그저 소모품처럼 취급되어서는 안되는 필수 노동임을 보여준다. 국가인권위 조사는 전화 상담 노동자들을 힘들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직무 전망이며, 이는 간접고용이라는 고용형태와도 긴밀한 관련이 있을뿐더러, 직접고용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존재하는 여러 차별적인 처우들 때문이라는 점을 함의하고 있다.
감정노동자보호법 시행이 오늘로 5년이 된 지금, 지속적인 점검과 개선을 위해 정부는 무엇을 했는가? 정부 기관인 국가인권위가 전화 상담 노동자들의 참혹한 현실을 생생히 드러낸 실태조사를 수행한 지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정부의 대책은 어디에 있는가? 정부의 방치와 사용자들의 압박 속에 콜센터 노동자들은 여전히 엄혹하기만 한 노동 현실을 감내해야만 하고 있다. 정부는 정부의 역할을 하여야 한다. 콜센터 노동자들의 열악한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한 국가인권위의 권고는 지금 당장이라도 나와야 한다. 국가인권위 스스로 확인한 바 콜센터 노동자들의 열악한 인권 실태에 대해 제대로 역할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일 수밖에 없다.
이제 콜센터 노동자들은 스스로 일어섰고, 자신을 지키기 위한 싸움에 나서고 있다. 올해만 해도 국세청 콜센터, 서울신용재단 고객센터, 저축은행중앙회 통합콜센터, SH공사 콜센터, 국민은행·하나은행·현대해상 콜센터 상담사,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 등 콜센터 노동자들의 투쟁은 계속되고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않는 한, 콜센터 노동자들을 소모품 취급하는 사용자들의 압박과 전횡이 계속되는 한, 숨막히는 노동 현장, 만연된 저임금 구조, 불안 속의 비정규직 일자리 등 콜센터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싸움은 계속될 수밖에 없음을 밝힌다.
감정노동자보호법 5년, 콜센터 노동자 건강권 보장하라!
콜센터 노동자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쟁취하자!
국가인권위는 콜센터 노동안전 권고 지금 당장 발표하라!
실적압박 성과급제 폐지! 콜센터 노동자 저임금구조 해결하라!
2023년 10월 18일
국가인권위원회의 콜센터 노동자 노동안전 권고 촉구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