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암흑 세상, 퇴진광장으로 파열구를 내자
전태일 열사 54주기 추모 성명
“노동자들은 지금 캄캄한 암흑 세상에서 살고 있어요. 내가 죽으면서 그 깜깜한 하늘에 작은 구멍을 하나 뚫는 거예요. 어머니가 다른 노동자들, 학생들과 함께 그 구멍을 조금만 더 넓혀주세요. 빨리 대답해 주세요”
전태일 열사가 죽음 앞두고 남긴 유언이다. 2024년 11월 13일 오늘 열사가 우리에게 묻고 있다.
22살 평화시장 재단사 청년 전태일은 평화시장의 어린 여공들. 그들의 열악한 노동 환경과 박봉, 질병에 시달리는 현장을 온몸으로 안으며, 스스로를 불살랐다. 전태일 열사는 자신의 목숨을 바쳐 암흑 세상에 작은 구멍을 냈다.
54년이 흐른 지금, ‘깜깜한 하늘’은 그대로다. 독재정권도 경찰의 폭력도, 노동자를 외면하는 노동부도, 나이 어린 노동자도, 장시간 노동도, 산업재해도 달라지지 않았다. 열사가 가슴에 품었던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지 못하는 노동자는 더 늘어만 간다.
열사는 한자투성이 근로기준법을 밤새 읽으며“나에게 대학생 친구가 하나라도 있었다면”이라고 되뇌였다. 그 외롭고 처절했던 열사의 투쟁과 삶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열사의 동지로 염원을 실현하자.
민주노총은 지난 9일 노동자의 강력한 투쟁으로 퇴진광장을 열었다. 윤석열 정권은 노동자 대오를 폭력으로 짓밟았지만, 우리는 투쟁을 주저하지 않는다. 더 많은 노동자, 농민, 청년, 시민들과 함께 2차 3차 총궐기로 더 넓은 퇴진 광장을 열 것이다. 이 암흑을 찢고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것이다.
2024년 11월 1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