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건전재정 말하면서 건강보험 재정 악화시키는 정부 예산안 규탄한다!
정부는 미지급 건강보험 국고지원금 즉각 집행하라!
- 2024년 국고지원금 현재까지 33%만 교부, 미지급 국고지원금 8조원 넘어
- 정책 실패로 촉발된 의료대란에 건보재정은 쌈짓돈마냥 사용
“건강보험 보장성은 충분하다.”, “건강보험의 재정건전성이 중요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건강보험에 대해 취임 이후 지금까지 반복적으로 해온 발언의 요지다. 윤 대통령은 지난 정부가 무분별하게 보장성을 강화해 건강보험 재정이 부족하다면서 이같은 발언을 입에 달고 살았다. 하지만 우리나라 건강보험 보장성은 65% 수준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이다. 그럼에도 저런 발언을 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가 건강보험을 축소해 민간보험을 활성화하고, 의료 민영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초석으로 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건강보험 약화를 노골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정부는 건강보험은 매해 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14%를 국고에서 지원하고, 6%를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 지원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법적 의무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올해 정부가 일반예산에서 건강보험 재정에 교부해야 할 지원금은 12조 1,658억 원이다. 그러나 11월 현재까지 교부된 금액은 4조 500억 원으로 33%에 불과한 수준이다. 부자감세로 지난해 50조원에 이어 올해 30조원 규모의 세수 결손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과연 정부가 남은 한 달여의 시간 안에 8조원이 넘는 지원금을 교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다.
이렇게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는 국고 지원금을 2025년도 예산에서는 부자 감세로 펑크난 세수를 메우기 위해 법정 비율조차 지키지 않겠다고 하고 있다. 25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일반회계 국고지원금이 10조 6,211억 원, 기금이 1조 9,881억 원으로 책정되었다. 그러나 25년도 예상 보험료 수입은 87조 5,645억 원으로, 법정 비율에 따르면 일반회계 12조 2,590억 원, 기금 5조 2,538억 원이 지원되어야 한다. 그나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과소편성된 국고지원금을 법률에 따라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14%로 바로 잡았으나 이는 예결위 심사 과정에서 최종 어떻게 반영될 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정부는 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인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다고 호도하면서 보장성은 축소하고, 재정 고갈을 운운하면서 오히려 법으로 정해진 정부의 재정적 책임은 이행하지 않고 국민들에게 그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 심지어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을 쌈짓돈처럼 사용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 실패로 촉발된 의료대란에 매월 수천억 원의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지난 2월, 474억 원을 시작으로 3월부터 1,882억 원을 지금까지 매월 사용하고 있다. 거기에 추석, 코로나19 재유행 등을 이유로 사용액을 증액해 왔다. 심지어 지난 10월 25일 있었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는 건강보험 재정 2,085억 원+@를 투입하기로 결정하면서 그동안 의결 안건으로 처리한 것을 ‘심각단계 해제시까지 보고로 처리한다’고 결정하였다. 이제는 별도의 의결 과정조차 거치지 않고 막무가내식으로 건강보험 재정을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렇듯 정부는 책임은 없이 권한만을 행사하고 있다. 심지어 건강보험 제도의 목적과는 상관없이 자신들의 정책 실패에 따른 비용을 건강보험 재정에 부과하고 있다.
정부는 즉각 2024년도 건강보험 미지급 교부금을 지급하고, 쌈짓돈처럼 사용하고 있는 건강보험 재정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국회 역시 건강보험 국고지원금을 법률에 따라 예산안에 정확히 반영해 의결해야 한다. 또한, 국고 지원을 한시법으로 규정한 부칙 규정을 삭제하고, 이를 항구화 해 건강보험에 대한 안정적인 재정지원이 가능하도록 해야한다.
건강보험은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차별 없이 의료 혜택을 받기 위해 만들어진 사회보험제도이다. 따라서 구성원의 실질 의료비 부담을 경감시켜 진료비, 간병비 걱정 없이 누구나 평등한 보건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건강보험 재정이 사용되어야 한다. 민주노총, 한국노총, 참여연대는 의료 공공성을 지키고, 무상의료 실현을 위해 투쟁해 나갈 것이다.
2024. 11.18.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참여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