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임금은 노동자의 기본생존권
지역사랑상품권 임금 지급 허용, 근기법 개정안 철회하라
성과급 등 임금의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일부개정안이 지난 8일 국회에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법안은 “근로계약서 등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가 있는 경우 임금 일부를 공제하거나 지역사랑상품권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통화 이외의 것”으로 임금을 지급하자는 것이다. 법안은 대기업 성과급의 지역 소비 선순환, 외국인 노동자 해외 송금에 따른 지역경제 효과 제한이 발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 법안은 임금 통화 지급 원칙을 훼손하고 실질임금을 잠식헌다는 점에서 철회해야 한다.
‘동의’는 고용관계의 힘의 불균형 속에서 실질적 자유의사이기 어려우며, 인사상 불이익을 우려해 거부하지 못하는 근로자가 나올 수 있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사용처와 지역이 제한되고 유효기한이 있어 사실상 실질임금 삭감 효과를 낳을 수 있다. 더욱이 개정안은 지역사랑상품권 외에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통화 이외의 것”이라는 포괄적 위임 조항을 두어, 지급 비율의 상한이나 대상 수단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도 없이 시행령으로 지급수단을 얼마든지 확대할 수 있게 열어두었다.
이 법안이 실제로 작동한다면 그 대상은 협상력이 약해 선택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중소사업장·비정규직 노동자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외국인 노동자의 해외 송금을 문제 삼은 발의 배경은 국적에 따라 임금 취급을 달리하려는 발상으로 비칠 수 있다.
지역경제 침체의 근본 원인은 청년 인구 유출, 양질의 일자리 부족, 수도권 일극 집중에 있다. 지역사랑상품권이 소상공인·전통시장 소비를 일부 진작하는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이러한 구조적 문제 자체를 해소하지는 못한다. 성과급을 지역화폐로 돌리는 것을 근본 해법으로 삼기보다는, 기업 투자 유인책과 지역균형발전 재정 확대, 지역 산업 육성 같은 구조 개혁이 병행되어야 한다.
우리는 국회가 이 개정안을 철회하고, 임금 통화 지급 원칙을 지키는 가운데 실효성 있는 지역경제 대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한다.
2026. 7. 9.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