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E Login

가맹산하조직별로 발급한 아이디로만 접속 가능하며, 개인 아이디는 사용 불가합니다.

search

성명·보도

[김영훈 위원장 조사]더 이상 이렇게 죽을 순 없습니다

작성일 2012.02.07 작성자 대변인 조회수 2511

[김영훈 위원장 조사]

더 이상 이렇게 죽을 순 없습니다

- 현대차 고 신승훈 조합원 장례식, 2월 7일 열려 -

 

 

오늘 신승훈 동지를 떠나보냅니다. 또 한분의 열사를 보냅니다.

도대체 이 애달픈 작별을 언제까지 해야 합니까.

참혹한 작별을 요구하는 자들은 과연 누구입니까.

 

우리는 호소합니다. “함께 살자”

여기 모인 모두가 99%인 우리는, 정규직으로 비정규직으로 갈리길 원치 않았던

우리 노동자는… 함께 살아야 합니다.

이윤을 위한 전쟁은 사람을 위한 전쟁이 아닙니다.

자본에게는 무한 자유가 주어질지언정 노동자에게는 속박과 종속만이 주어지는 세계.

신자유주의, 이 살인적인 경쟁이 생명을 몰살하고 있습니다.

왜 우리가 정리해고 되고 영혼 없는 기계로 전락해야 합니까.

더 이상 이렇게는 살 수 없습니다. 더 이상 이렇게 죽을 순 없습니다.

 

여기, 생때같은 제 몸을 파괴한 사내가 있습니다.

글로벌기업 현대자동차그룹의 노동자 신승훈,

시키면 시키는 대로 회사의 지시 따라, 라인 따라 주야장창 일하고,

참고 참았으면 그럭저럭 먹고살았을 사람입니다.

그러나 신승훈, 당신은 민주노총 조합원으로 살고자했습니다.

부당한 것을 부당하다 했으며 모욕적인 통제에 불처럼 분노했습니다.

그 분노는 무엇을 위한 것일까요? 우리는 그걸 알기에 여기 모였습니다.

그 희생이 우리 노동자들을 위한 것임을 믿기에 여기 모였습니다.

 

유족들에게 죄송합니다.

우리가 좀 더 잘했더라면 노동조합이 좀 더 잘했더라면

민주노총이, 민주노총 위원장이 좀 더 잘했더라면

그의 잘생긴 얼굴을 한 장 영정으로 만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사죄하고 반성합니다. 그러나 우리, 서로를 탓하지 맙시다.

그 누구보다 자신을 채근하고 그 누구보다 앞장서왔던 열사 앞에 스스로 다짐합시다.

감격스러웠던 87년, 당당했던 96~97년 총파업, 노동자가 주인이 되고자 했던 혁명의 꿈.
그 꿈은 멀리 있지만, 틀리지 않았습니다.
세상은 우리가 원했던 그 길을 따라 조금씩 진보하고 있습니다. 우리 다시 일어섭시다.
기고만장한 자본의 지배와 통제는 2012년 권력의 날개를 잃고 좌고우면할 것입니다.

 

산자여 따르라. 신승훈 동지가 우리를 깨웁니다.

더 분노하고 더 행동합시다. 이 모진 살인에 종지부를 찍읍시다.

노동은 통제와 명령의 대상이 아닙니다.

노동은 위대하고 노동자는 존중받아야 합니다.

귀족이라 매도당하는 우리는 매일 생산하고 또 생산하지만,

회장님이라 칭송 받는 자들의 천문학적인 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합니까.

태초에 노동이 있었으며, 역사 이래 노동은 문명을 건설하고 생산을 떠받쳐 왔습니다.

그 태초의 영광으로 자주적인 삶과 자치의 연대가 있는 노동해방의 꿈속으로

신승훈 열사여, 훨~훨 고이 떠나소서.

 

 

2012. 2. 7.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김영훈

CLOSE
<